제자리 여행
밤
김기수 시인 | 입력 : 2017/12/14 [09:31]
제자리 여행 / 김기수
한 몸뚱이가 밤을 깨우고
어둠을 뒤척인다.
그 어둠 속에는
폭포의 강, 파도의 바다
그리고 물안개 낀 호수도 있다
칠칠한 꿈도 있고
미인들에 둘러싸인 허상도 있고
죽어간 사람들의 넋도 들추어 낸다
아무리 뒤척이며
한 칸 한 칸 옮겨 다녀도
결국 제자리의 길고 긴 여행
검은 거울이 나를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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