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빨갱이 입니다. 자식 이름도 통일'
'빨갱이'는 전쟁 전후 뿐 아니라 권력자들이 만든 ‘레드 콤플렉스’
김형근 | 입력 : 2008/12/18 [10:05]
이 시대의 야만과 횡포가 어서 사라지길 바라며 ‘빨갱이’라는 말처럼 우리시대의 비극을 전하는 말이 또 있을까요? 전쟁 전후 뿐 아니라 권력자들이 만든 ‘레드 콤플렉스’는 지금껏 살아 있습니다. 독재자들은 잘못에 저항하는 자가 있으면 '빨갱이새끼'라는 딱지를 붙여 격리를 시키고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는 묵시적 거짓합의를 만들어내 사회에 퍼트리고 이를 이용합니다. 저의 재판에서도 수 없이 등장하는 것이 빨간 색을 연상시키는 이 ‘빨갱이’란 말입니다. 오늘 한국에서, 이 올가미에 걸리면 뛰어 넘을 수 없는 집단적 폭력의 한가운데 서게 되며 가해자 피해자 둘 다 이성, 합리성이 마비되어 버리는, 빨간 색칠은 그야말로 천형입니다.
사실 빨간 색의 상징은 아주 오래된 것이며 그 의미도 나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역사에서 통일신라 때 농민반군들이 붉은 바지로 통일해 옷을 입은 적이 있습니다. 8세기 후반 이란에서 일어난 고르칸 폭동에서는 농민들이 붉은 깃발을 들고 싸웠습니다. 중국 홍건적의 난도 그렇고, 프랑스혁명에서 자코뱅당원들은 붉은 깃발 아래 뭉쳤습니다. 1834년 리옹에서 비단 직조공들 봉기했을 때 붉은 깃발이 노동운동의 상징으로 된 이후, 러시아와 중국으로 넘어가, 볼세비키 사회주의와 인민 홍군의 깃발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에게 ‘빨갱이’라는 말의 등장은 독립투사들 대부분 사회주의를 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록 그들의 지향이 사회주의적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독립운동의 한 방편이었으며, 어떤 면에서는 붉은 깃발 아래 평등사상을 주창해 민중이 역사에 자기 이름을 드러내고 일제와 미군정 압제를 거부하며 그 역행에 진실로 온몸을 던져 맞선 용기들일 수 있습니다. 해방이후 사대 매국자들은 자신의 죄를 감추고 권력유지를 위해 반대파에 색칠을 하고, 당하는 자들은 본능 같은 생존술로 그 낙인만 막아보자 몸부림치는 와중에, 우리 사회는...
지금은, 누가 거꾸로 간다 해도 되돌릴 수 없는 6.15통일시대입니다. 서로 사상과 이념이 다를지라도 민족으로 같이 만나 통일을 이루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지금껏 굳어진 ‘빨갱이’란 불량한 거짓개념은 와장창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우리에겐 2002년 한일 월드컵, 온 나라를 하나로 만든 빨간색 경험이 있었습니다. 빨강은 태양을 상징하는 으뜸 색으로 단결과 승리의 채색으로 삼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효량통신 제목은 ‘Be The Reds’ 라는 제목으로 젊은이들 외침을 담았습니다. 또 오늘 통신에는 ‘나는 빨갱이다’라는 가슴으로 쓴 시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아울러 아래에 ‘자식이름도 통일’ 이라는 애국자의 시 한편도 소개합니다. 두 편 다, 한 글자씩 새겨 읽으면서 뜨거운 눈물이 울컥했던 아름답고 생동한 시였습니다. 아마 제 처지가 올바른 통일교육을 고민하다가 빨갱이 교사로 몰린 탓이기도 할 것입니다. 2008년 12월 17일 새벽 김형근
<나는 빨갱이 입니다>
-김태정-
나는 빨갱이 입니다 오매불망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빨갱이 입니다 나는 빨갱이 입니다 친일 친미 사대주의를 치떨리게 증오하는 빨갱이 입니다 나는 빨갱이 입니다 외세와 손을 잡고 동족을 주적으로 삼는 현실이 슬퍼서 우는 빨갱이 입니다 나는 빨갱이 입니다 민족의 기강이 무너지고 퇴폐풍조가 범란하는 썩어진 현실을 통탄하는 빨갱이 입니다 나는 빨갱이 입니다 경제봉쇄로 고난받는 북녘동포가 애처로워 눈물짓는 나는 빨갱이 입니다 나는 빨갱이 입니다 민족의 존엄과 정기를 생명으로 지키려는 빨갱이 입니다 나는 빨갱이 입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결코 후회치 않는 빨갱이입니다
2008년 12월 14일 김태정(金泰廷)씀
♡ 두 분 선생님들께서는 외국에 사시면서 우리민족 통일을 목마르게 그리시는 분들입니다. 특히 아래 민족의 맥박이 고동치는 시(詩)안의 통일인 벌써 24세로 청년이 되었답니다. <자식 이름도 통일>
뒤늦게
튼튼히 어려운 고비 잘도 참아서
한 많은 세상에 통일이 가 나왔다
장하고 기뻣다
오래 전부터 늦동이 자식 하나 낳아
이름도 통일로
여자아이든 남자아이든
더러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통일이란 단어가 큰 공포다
우리 조국과 민족을 통일하자는 것 때문에
이 공포의 단어를
어느 누구나 습관적으로 부르고
누굴 막론하고 눈치 안보고 입에서 오르내릴 때
이 통일이 가 걸음마를 시작할 때
이 통일이 가 펄펄 뛸 때
모든 무기 꺼꾸로 땅에 꼭 고
우리의 조국은 통일이 되겠고
우리의 배달민족이 하나가 되겠고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 되어
대 축제의 날이 될 꺼야
4317년(1984년)03월14일 림통일 아버지 림원섭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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