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과 예정돼 있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취소 방침을 밝힌 공개서한을 백악관 트위터에 공개했다. 

▲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 [사진출처-통일뉴스]

[친애하는 위원장

우리는 양쪽 모두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회담에 관련하여 당신이 시간과 인내, 노력을 보여준 데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 회담이 북한에 의해 요청됐다는 것을 전해 들었지만, 그것은 우리에게는 전적으로 별개의 일이다. 

나는 당신과 함께 그곳에 있기를 매우 고대했다. 애석하게도,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하여,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돼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이 서한은 세계에는 손실이지만 우리 양측을 위해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리기 위한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핵 능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것이 매우 엄청나고 막강하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이 절대 사용되지 않기를 신에게 기도를 드린다.

나는 아주 멋진 대화가 당신과 나 사이에서 준비돼가고 있다고 느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오직 그 대화이다. 

언젠가는 나는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한다. 그러는 사이, 지금은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있는 인질들의 석방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그것은 아름다운 제스처였으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부디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 

이 세계, 그리고 특히 북한은 영속적인 평화와 큰 번영, 부유함을 위한 위대한 기회를 잃었다. 이 잃어버린 기회는 진실로 역사상 슬픈 순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

▲ 이 사진은 김정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5월 17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1차 확대회의를 지도하는 장면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확대회의에서는 "혁명발전의 요구와 현시기 인민군대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데 기초하여 혁명적 당군을 군사정치적으로 더욱 강화하고 국가방위사업전반에서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일련의 조직적 대책들이 토의결정되었다"고 한다. 북미정상회담을 논의하고 있는 중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언제든 회담이 깨지고 전쟁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보고 군에 대한 지도를 의연히 강화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미정상회담은 폼페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두 번이나 전용기를 타고 방북하는 등 누가 봐도 미국이 원해서 추진해온 일이다. 

물론 북도 대화를 통해 북미적대관계를 풀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53년 7.27 정전협정 때부터 일관되게 주장해오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인 주한미군을 한반도 남측에 주둔시켜오면서까지 대화를 극구 거부하며 북을 군사적으로 제압하려는 것이 미국의 기본 대북정책이었다. 북이 정전협정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후 얼마 안 돼 중국인민군을 전면 철수시킨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그래서 북미대화는 곧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군사적 압박정책의 파산이며 굴복이라고 세인들이 평가해온 것이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의 국무장관이 평양을 두 번이나 방북했기에 어느 쪽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간절히 원했는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그렇게 자신들이 애걸복걸해서 하기로 한 북미정상회담을 뜬금없이 안 하겠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발표를 했으니 정상외교가 무슨 애들 소꼽놀이도 아니고 이런 황당한 일이 세상천지 또 있을까 싶다.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발표가 나왔을까?

♦ 실제로는 북이 통보했을 것

일단, 북과 실무접촉 과정에 북으로부터 먼저 "이런 식이라면 북미정상회담 못한다."는 최후통첩을 받았는데 북의 요구를 놓고 미국 수뇌부들과 아무리 협상을 해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자 북이 북미정상회담 불가 선언을 하기 전에 먼저 선수를 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북미정상회담 무산을 북이 먼저 통보를 해오자 선언은 미국이 먼저 한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부디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라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던 것이다. 북이 먼저 통보하지 않았다면 마음이 바뀌면...과 같은 언급은 도저히 나올 수가 없다.

북은 김계관 제1부상에 이어 24일, 최선희 부상을 통해서 이미 공개적으로 지금처럼 미국이 행동하면 북미정상회담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공개 통보에서는 이보다 훨씬 강력한 주문을 넣었을 것이다.

그 주문이 얼마나 강력한 것이었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기대감을 표시했던 북미정상회담 무산 발표를 했겠는가. 트럼프의 편지 곳곳에도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있다.

결국 미국은 대북적대시정책을 근본적으로 폐기할 결심을 세우지 못한 것이다. 이는 존 볼튼과 펜스 부통령의 리비아식 핵폐기 주장에도 들어있었고, 김계관 부상 경고 이후 폼페오 국무장관도 북을 자극하는 발언을 입에 올린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24일 jtbc뉴스룸에 따르면 폼페오 장관은 최근 의회청문회에서 진짜 비핵화가 포괄하는 범위에는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뿐 아니라 우주 발사대나 핵 물질 연구 개발 등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북은 위성개발은 자주권을 가진 나라의 당연한 권리라는 입장을 어디 한 두번만 표명하지 않았다. 폼페오의 이런 발언이 엄중한 것은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접견을 통해 북의 요구를 경청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고 존엄을 직접 대면하고 약속한 폼페오마저 다른 말을 한다는 것은 북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폼페오 국무장관은 의회청문회에서 "북은 비핵화의 대가로 민간 기업이나 다른 부문의 지식과 비법, 대외 원조의 형태로 미국에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싶어 했다."고 말했는데 이것도 북을 심각하게 자극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김계관 제1부상이 16일 발표한 글에서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한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이후 폼페오가 원조라는 심히 북을 자극하는 단어를 사용했으니 북이 북미정상회담을 심각하게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본지에서는 이미 북은 미국이 강경파들의 반발을 이유로 들어 양보를 요구하는 미국의 외교작전을 훤히 내다보고 있으며 결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진심외교로 북과 호혜평등한 우호관계를 수립할 의지를 가지지 않으면 북미대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여러번 분석전망해왔다. 

결국 우려했던 사태가 기어이 터지고야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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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작심하고 판을 깬 것이라면 남은 것은 전쟁

다음으로는 북의 최선희 부상의 강력한 대미경고를 받고 화가 난 미국 수뇌부에서 판을 깨자고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여 이번 서한을 발표했을 가능성이다. 물론 이 경우의 가능성은 그리 높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사실상 북미관계는 심각한 대결국면으로 급반전 될 것이다. 

북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며 대대적인 대북 압박에 들어갈 것이다. 특히 군사적 압박이 심각할 전망이다.

경제제재는 지난해 중국까지 끌여들여 할 수 있는 제재는 다 했다. 하기에 군사적 압박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군사적 압박도 진난해 전쟁만 안 했을 뿐 항공모함을 5척이나 한반도 인근에 배치하는 등 사상 유례없는 대북압박을 이미 가했다. 따라서 북을 굴복시키려는 대북압박을 가하려면 그보다 더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그것을 북이 보고만 있을 리가 없다. 

아마 캘리포니아반도 앞바다나 수도 워싱턴 앞바다에서 북의 핵추진 잠수함이 불쑥 떠올라 해변을 촬영한 사진을 북 노동신문에 도배하는 일도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북은 이미 1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미국 위성이 촬영할 수 있게 얼마 전 공개한 바 있다.

이런 극한 북미전쟁위기는 미국의 언론들도 북미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는 초기부터 제기했었다.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다가 깨지면 남은 것은 군사적 대결밖에 없기에 오히려 전쟁위기는 더욱 더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미국 내에서도 북과의 전쟁은 파멸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과 군부실세들이 많이 있다. 하기에 미국이 파멸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함부로 북과 전쟁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먼저 북에 정상회담 취소 서한을 보냈을 가능성은 높지는 않다고 본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극존칭 사용, 미국인 석방에 대한 감사의 마음 표현과 더불어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애닯을 정도의 아쉬움이 곳곳에 묻어 있는 편지만 봐도 미국의 결심으로 판을 깬 것이 아닐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된다.

♦ 전망

따라서 북이 이런 상태로는 북미정상회담을 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고 그 사실을 먼저 미국에 통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최선희 부상의 경고 발표가 나온지 하루만에 이런 결정을 내리고 미국에 통보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이번에 북의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자고 결심한 것 같다. 

북은 미국이 어떻게 나오는가 두고 볼 것이다. 

태도를 바꾸어 진정으로 북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자세로 나온다면 다시 대화를 재검토할 것이지만 이번 파국 수습책을 제안하면서 미국이 또 다시 제재를 견디지 못해서 북이 대화에 나섰다는 둥, 북이 완전한 핵폐기에 응하면 잘 살게 해주겠다는 둥, 북이 원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등등 북의 존엄을 훼손하는 발언들을 계속 내놓는다면 북미대화는 재개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특히 리비아식 핵폐기, 인공위성발사도 영영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으로 미국이 주장하면 더욱 더 북미대화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대화가 중단되면 오바마정부의 전략적 인내 단계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2017년의 그 파국적 대결국면으로 돌아가게 될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던 지난 2일 sbs 8시뉴스에서 전격 공개한 북의 10여발 탄도미사일 장착 신형잠수함 공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9413)

이는 미국이 북미대화를 깨게 되면 북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미리 암시한 것이 확실하다. 북의 전략잠수함은 일부러 공개하지 않으면 미국의 위성이 절대로 포착하지 못한다. 북의 잠수함 기지는 수중으로 드나드는 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보내는 경고의 의미로 미국 위성이 지나가는 시간대에 의도적으로 공개를 한 것이다. 

24일 북이 전격적으로 핵폐기장을 폭파 폐기했지만 올해 신년사 발표대로라면 지금도 북의 수소탄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며 화성-14형,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계속 자기 진지로 실전배치되고 있을 것이다. 수소탄 개발에 완전히 성공했기 때문에 북은 이제 더 핵시험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핵시험장을 폐기한 것이다. 물론 3번과 4번 핵시험장은 사용할 수 있는 핵시험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굳이 거기서 새로운 핵시험을 하지 않더라도 될 정도로 이미 높은 핵기술을 발전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런 날을 이미 예상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북은 폼페오 국무장관과 2차 접견 후 발표한 보도문에서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다가온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이 조선반도의 긍정적인 정세발전을 추동하고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훌륭한 첫걸음을 떼는 력사적인 만남으로 될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라고 딱 한번 언급했을 뿐 실제 만나기로 확정했다는 사실과 장소, 일정을 공개발표한 적이 없다.

즉, 조미수뇌상봉이 진행되면 역사적인 만남이 될 것이라고만 했지 조미수뇌상봉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공식 발표한 적이 없으며 일자와 장소는 아예 언급조차 없었다. 즉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해보자며 구체적 실무협상을 진행하는데까지 폼페오 국무장관과 합의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미국만 스스로 신이 나서 몽골갔다. 판문점갔다가 싱가포르로 날아가고 북치고 장구치고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미국이 북을 주권국으로 인정하고 진정성있는 자세를 갖춘다면 북미정상회담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공은 여전히 미국에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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