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백학 시인 | 입력 : 2018/05/31 [05:52]
야 경
백 학
걷는다. 나는, 회색빛 그림자 드리운 빌딩의 기둥사이를 꿈속을 가듯 휘청거리며 걷는다. 그러나 설음. 미친듯 반 짝이는 보라빛 네온싸인 밑으로 은빛가루 휘날리며 광란 하는 나방들의 검은 환희. 오! 그녀는 가끔 그녀의 陰毛( 음모)를 밀어 버린다고 한다. 그러나 밀어 버리고 싶은 것 이 어디 음모 뿐이랴? 산란한다. 뿌옇게 다가오는 비명소 리 뚫고 밤은 온갖 나방의 고치를 산란한다. 환등가의 불 빛을 뒤로 받으며 서있는 사내의 찔러 넣은 손등마냥 모 든 상처는 숨겨져 있다. 그러나 나는 본다. 오늘도 가로등 밑 하얗게 하얗게 분신하는 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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