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아름다움
백 학
희미한 새벽 머리맞
덩그렇게 놓여 있는 스테인레스 물그릇엔
기적소리
오랜 세월, 홀로 아침을 맞이 한다는 것은
황폐해져 가는 것
쓰다듬어야할 손길 하나 없는 사무침이다
위로 없는 생의 막다른 벌판위에서
멍하니
눈물마저 말라 버린 무표정의
가슴으로 걷는다는 것
적멸되 가는 것이다
멀리 검은 산으로 사라지는 네 뒷모습의
허허로움이다
나, 어느
슬픈 종족의 계보를 타고나
멈출 수 없는 그리움으로 흐느끼는 것
세월에 고개 숙이는 것이다
노을은 잡으려 다가가는 사랑이 아닌
바라만 봐야하는 사랑임을
알아가는 것, 안타깝게 죽어
가는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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