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분단선인 휴전선과 DMZ는 세계사적으로 마지막 남은 냉전의 화약고다. 그런데 이 곳에서 분단의 당사자인 남,북,미 3국의 정상은 이 화약고를 허물 계기를 만들어 내는 그야말로 각본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날 오후 3시44분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문을 열고 혼자 나왔다. 그리고는 군사분계선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신중하게 걸음을 내디딘 그는 1분 뒤 3시45분 군사분계선에 나달았다. 그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다가와 트럼프와 마주했다.
두 사람은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뜨거운 악수를 나눈 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넘어가길 바라나. 그렇게 되면 영광"이라고 말하자 “넘어 오시면 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된다. 넘어 오시라”고 답한 김 위원장이 악수한 손을 잡아끌자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향했다.
그리고 두 정상은 나란히 발걸음을 떼어 북측 판문각 앞까지 약 10m를 걸었다, 걸음 수로는 18보쯤이었다. 이어 두 정상은 기념사진을 찍은 뒤 1분 만에 함께 남측으로 넘어왔다.
남측으로 넘어 와 두 정상이 5분가량 대화를 나누는 사이, 오후 3시51분 문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 김 위원장과 악수하므로 '남북미 3자 회동'이 성사됐다. 그런 다음 남북미 정상은 다시 서로 악수를 주고 받으며, 둥그렇게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둘러서서 3분 정도 환담을 한 세 정상이 자유의집으로 들어섰으며, 취재진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아주 특별한 순간"이라고 표현한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를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해석을 다는 등 이채로운 모습도 보였다.
이후 오후 3시59분부터 트럼프-김정은의 단독회담이 시작되었다. 그리고는 애초 2∼4분가량 짧은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르게 무려 53분이란 긴 시간동안 실질적인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 모두의 예상을 깨버렸다.
오후 4시52분, 단독 회동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별도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은 함께 자유의집을 나섰다. 이후 세 정상은 모두 회동결과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밝고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특히 최초의 등장에서 다소 굳어 보였던 김정은 위원장이 밝게 웃으며 북으로 돌아가 이날 두 사람의 회동에 모종의 성과가 있었던 것인 아닌지 추측케 했다.
그리고 한미정상은 다시 자유의집으로 돌아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예정된 일정보다 상당히 늦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만남은 아주 긍정적인 일이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좋은 일이다. 김 위원장과 저는 상당히 거친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굉장히 좋은 관계"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5시10분,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의집 앞에서 대기 중이던 차량에 탑승하려다 다시 문 대통령에게 걸어와 1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웃는 얼굴로 대화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야 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며 판문점을 떠났고, 문 대통령도 3분 뒤 판문점에서 출발하면서 남북미 정상의 만남은 마무리됐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뒤 청와대는 청와대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습니다.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북미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진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담한 여정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모두 힘을 모을 것을 염원합니다."
이는 힌반도 평화를 위한 북핵문제 해결 정국에서 북미 양국 정상인 트럼프 김정은이 협상주역이며 자신은 조역으로도 만족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을 다시 확인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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