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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적에(3) - 땅 이야기

안재세 역사전문위원 | 기사입력 2020/05/15 [12:22]

옛날옛적에(3) - 땅 이야기

안재세 역사전문위원 | 입력 : 2020/05/15 [12:22]

  80여년 전, 즉 우리 증조부님들의 시절에 지구상의 땅이란 땅들은 문자그대로 착취(搾取)’당하고 있었다.

 

▲     ©플러스코리아

  

지구의 대기권에 산소가 풍부한 공기를 보급해주고 있던 울창한 산림들이 개발이라는 허울좋은 명분 하에 여기저기 보기 흉하게 깎여져 나가고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대자연의 자식이기도 한 인간이 어머니인 자연의 폐부를 마구 할퀴고 찔러대는 패륜스러운 짓이나 마찬가지였다. 산림은 지구의 허파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도 경제발전과 경제개발의 이름으로 엄청난 면적의 기름진 농토들이 딱지덩어리 같은 콘크리트로 덮여갔고, 건설이라는 이름 하에 지금 저기 저 볼꼴 사나운 폐허가 되어버린 고층아파트 같은 것들을 지으려고 온갖 쓰레기들을 그 옥토에 갖다 부어대기도 했던 것이다.

 

수백년 내지 수천년 이상이나 인류의 선조들이 잔 돌 하나까지도 뽑아내며 정성껏 가꾸어 왔던 그 소중한 문전옥답들을 그러한 쓰레기들로 채워 넣는 데는 불과 1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의 할아버지 시대의 사람들 대부분은 땅이 지니고 있는 모든 필수적인 자원들을 있는 힘껏 뽑아내려고 그 쓰레기로 꽉 찬 듯한 머리통들을 굴려대느라 애썼는데, 그것은 마치 어머니가 먹여주는 젖에 만족하지 못해서, 어머니의 젖을 꼬챙이로 찌르고 거기에 쇠파이프 같은 것을 박아서 젖뿐 아니라 피까지 다 뽑아버리겠다는 것과 똑같은 짓이었다.

 

어디 젖뿐이던가? 영양분이 풍부한 모든 혈관마다 보다 많은 피를 뽑아내기 위한 도관(導管)들이 줄줄이 박혀있었고, 쓸개즙을 뽑아내는 자들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어머니의 자궁을 날카로운 도구들로 긁어대며 희희낙낙하는 자들도 헤아릴 수 없었던 것이다.

 

소위 자본주의의 출현이래 거의 무한대로 확장되어 간 일부 인간의 욕심이 채워지기 위해서 지구는 이처럼 무참하게 학대당하는 채로 방치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누구도 자신이 최악의 야만인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우리들이야말로 인류사상 최고의 문명을 이룩한 위대한 인간들이다'라는 헛된 자존심을 만족시키려고 애쓰면서 잘난 체하고 살아가고들 있었던 것이다.

 

땅은 쓰레기들뿐만 아니라 숱한 독성물질들로 덮여있기도 했다. 그 대부분의 독성물질들은 당시 인간 중 최고의 두뇌를 가졌다고 자타가 공인하던 과학자들에 의하여 만들어졌고, 그 종류도 각종 살충제들로부터 카드뮴 등 중금속에 이르기까지 그 쓰레기 같은 과학자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했다. 마치 한 명의 과학자(특히 화학자나 물리학자)가 하나의 독특한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연구를 하기 위하여 일생을 낭비하고, 그 인생낭비의 댓가로 그 역시 하나의 종이쓰레기에 불과한 박사학위증 나부랑이를 받아내는 격이었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귀중한 시간을 모조리 낭비하면서 아무 쓸모도 없는 쓰레기쪽지 하나를 얻어내려고 밤낮없이 연구에 연구를 몰두했다는 말이다. 단지 그 종이쪽지가 그들에게 과학자로서의 명성과 생활을 안락하게 보장해주기는 했지만…

 

땅을 뒤덮은 콘크리트더미가 상처를 덮은 딱지와 같다면, 땅에 뿌려지고 스며드는 독성물질들은 그나마 멀쩡한 피부에 발라놓은 독약들과 다름없었다. 그것은 피부와 피하조직을 오염시켜 갔을 뿐만 아니라 혈관에까지 스며들게 마련이었고, 따라서 온 몸을 극도로 오염시켜갔던 것이며, 그것을 핥는 자들에게는 죽음과 불치병(암 따위)들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모든 인류는 그런 땅위에 심어진 농작물들과 그 농작물들을 사료로 하는 가축들을 식량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으므로, 결국 모두가 그것을 핥고 있었던 셈이었다. 단지 그러한 불치병이나 죽음이 빠르게 닥치는가 좀더 늦게 닥치는가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었다.

 

산림, 특히 광활한 열대우림과 툰드라지대의 전면적인 파괴는 인류에게 만성적인 산소결핍증을 일으켜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시켰다. 왜냐하면 산소를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부위인 대뇌조직에 급만성 변조(變調)를 초래함으로써 많은 정신질환자들을 양산해내었기 때문이다. 정신병자 수용소뿐만 아니라 온 거리마다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 또는 정신을 못 차리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득시글거렸고, 심지어는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에 있어서도 예외는 없었다. 즉 지구는 대기오염과 산소결핍증으로 인하여 거대한 정신병자수용소로 되어갔던 셈이지만, 그 수용소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책임자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 세계는 크고 작은 다툼과, 원인이 불명한 광폭한 발작들로 인하여 편할 날이 없었다. 간단히 말하면 정신병자들에 의한 광란의 도가니였던 셈이다.

 

 

배달민족 역사와 문화 창달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시골의사 입니다.
서울중고-연대 의대 졸
단기 4315년(서1982)부터 세계 역사,문화 관심
단기 4324년(서1991) 십년 자료수집 바탕으로 영광과 통한의 세계사 저술
이후 우리찾기모임, 배달문화연구원 등에서 동료들과 정기 강좌 및 추가연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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