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 詩] 외할머니
백학 시인 | 입력 : 2021/12/26 [22:54]
외할머니
백학
사과 괴짝 두어개 위
국민학교 일년생짜리
고등어 칼치가 오밀조밀
다투어 앞으로 나란히 한다
계엄군처럼 출동한 단속반원들
미쳐 피하지 못한 괴짝의 옆구리를
냅다 지른다
자식새끼같은 것들이 흙바닥에 뒹군다
신문지에 싸여 있던 국수 한 뭉터기 같이 뒹군다
올망졸망 손자들 저녁이 뒹군다
젊어
자식 두서넛과 남편까지 잡아 먹었다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난다
통곡한다
길건너 어께 봇짐 칼갈이 장수 지나간다
칼 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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