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코리아타임즈 = 윤진성 기자]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린「새싹」과 4·19혁명 기념식 행사곡 「그날」의 작사자이자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영웅의 노래」를 작시한 시인이기도 한 김명숙의 두 번째 시집『내 마음의 실루엣』이 문학의전당 시인선 358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한국예술복지재단의 2022년 <창작준비금 지원사업 창작디딤돌>의 지원금 수혜와, 2022년 부천시문화예술발전기금을 수혜 받아 출간했다.
김명숙 시인의 시의 특징은 거대담론으로 승화시킨 꽃의 자아이며 시인의 시는 자연친화적이지만 그의 상상력은 결코 자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집 해설을 쓴 공광규 시인의 추천사를 보면「 김명숙 시인의 시는 자아의 절정을 꽃으로 표징하지만 그의 상상력은 일상의 자연과 인사에 머물지 않는다. 김명숙 시인의 시는 광주민중항쟁과 통일문제, 세월호 참사와 현재 거주하는 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고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그래서 김명숙 시인의 시는 시사적이고 사회·정치적인 거대담론으로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문장의 압축과 아름다운 상상, 자아를 확장하는 방식이 독자를 시원하고 유쾌하게 할 것이다.」라고 시집을 소개한다.
김명숙이 표적으로 삼는 주요 제재 범주를 유형화하여 요약하면 꽃과 바다와 사회·정치적 상상력이라 할 수 있다. 고향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시인은 고향의 서경과 어머니와 바다를 제재로 한 시들을 상당수 보여준다. <내 마음의 실루엣> 시집에 실려 있는 김명숙 시인의 시 세 편을 소개한다.
내 우주는 작은 연못이었다
물이랑이 심할수록 바깥을 향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땅속 깊이깊이 파고들었다
단 한 번도 곁눈질하지 않았다 그리운 마음만을 지키기 위해 비우고 또 비워냈다
비가 다녀간 오후 소란에 눈 뜨니 연못 곳곳에 내 사랑이 꽃피고 있었다 나의 노래가 연못 밖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 「연의 노래」 전문
정자네 엄마가 사냥을 나간다 맨손에 바구니, 호미 하나 달랑 들고서 돌 문어 사냥을 나간다 허리춤엔 단단히 동여맨 신발 한 컬레와 날이 선 각오가 앞장서서 걷는다 드디어 도착한 큰 바위 밑 돌문어집 힐끗, 바위의 눈치를 본다 손을 바위에 집어넣어 문어와 사투를 벌일 시간 모든 신경을 곤두세워 바위 속 동태를 살핀다 손가락 레이더망에 포착되는 순간, 잽싸게 낚아채야 한다 노련한 항해사가 조류를 해석하듯 바위 밑 동태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 해적처럼 변덕스런 문어에게 지게 된다 정자 엄마는 손을 좌로 30 우로 90도 꺾는다. 드디어 어른 팔뚝만 한 문어, 손아귀에서 바둥댄다 밀물, 급하게 수문을 닫자 고요해진 바다 위로 갈매기 난다 — 「정자 엄마의 사냥」전문
땅덩어리가 큰 것도 아니요 남북한 반 토막으로 나뉘어져 있는 나라에서 나는 그해 5월, 광주에 없었다 학업을 위해 어린 나이에 산업체 부설학교가 있는 마산에 있었다 광주에선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던 그 시각에 나는 기숙사 TV에서 나오는 가요 〈못 찾겠다 꾀꼬리〉를 흥겹게 따라 불렀고 언제나처럼 밀린 숙제를 했다 광주를 제외하곤 대체로 평화로웠고 민주화운동의 폭동 소식은 깜깜이었다 계엄군에 맞선 학생들과 시민들이 금남로에 나와 피투성이와 죽음으로 자유를 맞바꿀 때 나는 못 찾겠다 꾀꼬리 언제나 술래가 되어 기숙사 방에 기대앉아 얘들아, 만 자꾸 부르고 있었다 자유는 꽁꽁 숨어버려 보이지도 찾아지지도 않아 꿈 찾아 헤매는 술래가 되어 있었다 세상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 같기도 한 안개 속 아직도 술래인 나는 못 찾겠다 꾀꼬리만 연속 부르는 숨바꼭질만 하고 있다 — 「그해 5월, 나는 광주에 없었다」 전문
김명숙 시인은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08년 국립국악원 생활음악「화전놀이」가 공모 당선되었고, 2011년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천재교육)에 새싹」이 등재되었다. 가곡, 동요 작사가이기도 하며 작품으론 가곡「달에 잠들다」외 45곡, 동요「새싹」외 80곡이 있다. 시집으론『그 여자의 바다』가 있다. 제5회 오늘의 작가상, 한국동요음악대상, 도전한국인대상(문학 부분), 부천예술상, 방송대문학상, 문예마을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부천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고흥작가회, 사)어린이문화진흥회, 한국예술가곡연합회, 한국동요작사작곡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부천시원미노인복지관 작문강사와 방과 후 강사를 하고 있다. 시인의 이메일은 sunha388@hanmail.net이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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