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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간 비난으로 거대한 교육의 배는 침몰할지 모른다

서울시교육감,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골머리 아픈 유권자들을 위해

임서인 소설가 | 기사입력 2014/06/03 [13:48]

후보간 비난으로 거대한 교육의 배는 침몰할지 모른다

서울시교육감,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골머리 아픈 유권자들을 위해

임서인 소설가 | 입력 : 2014/06/03 [13:48]

[플러스코리아타임즈= 임서인]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거대한 세월호를 침몰시킨 대한민국이 한 달이 넘도록 우울과 씨름하면서 치러야 하는 이번 지방선거는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다. 후보들은 후보들대로 서로를 비방하느라 정작 펼쳐야 할 정책에 대해선 유권자들을 무지하게 만들어 놓고, 유권자는 후보들간의 싸움에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 싸움 구경을 즐기다보니 정작 후보들의 정책에는 관심이나 있는지?

농사는 일년지대계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에는 교육이란 한 사회 또는 국가의 먼 장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므로 쉽게 다루어서는 안 된다라는 의미까지도 포함이 되어 있다.

부모들의 공통적인 소망은 내 아이가 공부 잘해서 일류 대학 나와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것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부모들의 마음은 동료야 어찌 되든 눌러서 이기라는 주문뿐이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어른들의 잘못된 사고 때문에 이 땅의 아이들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자로 변해 가는지 모른다.

 

모두 1등만 하면 2, 3등과 꼴찌는 누가 하겠는가? 많이 배운 사람, 많이 가진 사람들이 못 배운 사람,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 생각하고 서로 돕고 살면 이 사회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학교가 무너졌다고 난리이다. 교육위기니 학교폭력이라는 말은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학교가 싫다고 학교를 떠난 아이들이 지난해만해도 74,365명이나 된다. 학령기 학생 713만명 중 4%인 28만명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물론 그 중에는 해외 유학을 갔거나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최근 3년간 초·중·고 20만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떠났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생들에게 학교를 왜 다니는지 물어보면 한결같이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라고 대답한다. ‘공부를 왜 하느냐’고 물어봐도 마찬가지 대답을 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한다면서 목적은 좋은 대학이다. 좋은 대학에 가면 학문을 탐구하고 인격적인 수련을 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준비를 할 수 있을까?

 배움의 즐거움이 없는 학교.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체육이나 미술이 아니라 국어, 영어, 수학만 중요한 공부라고 하는 학교. 100점을 받아야 최고요. 2등이 아닌 1등만 대접받는 학교. 한 줄로 세우는 학교, 경쟁만능주의의 학교,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학교를 싫어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법 제1조를 보면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과정이란 ‘인격도야와 자주적 생활능력, 그리고 민주시민의 자질을 향상’ 시키는 교육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일류학교 입학이 교육의 목표가 된 나라에서 법이니 교육과정보다 성적 몇 점을 더 받기 위해 문제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학교는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기 위해 어떻게 사는 게 바르게 사는지, 옳고 그른 게 무엇인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지식이 필요하고 기술이 필요하고 정서적인 교육도 체력단련도 필요한 것이다.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지난 46년간 38번이나 입시제도가 바뀌었다. 평균 4년에 한번 꼴로 대학입시전형 방법이 무려 3,298가지나 된다. 이번에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입시전형에는 3,298가지나 되는 전형방법을 1,200개로 줄이고 수시전형은 11개에서 4개로, 정시전형은 7개에서 2개로 줄여 수험생들의 고통을 덜어 주겠다고 한다. 이대로 수치만 줄이면 학교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을까?

 내가 교육의 위기니 학교폭력의 위기를 여기 기술하지 않아도 누구나 실감하고 있고 염려하고 있다. 홍익인간의 이념하나만이라도 교육의 모든 밑바탕에 두고 교육하는 학교와 교사들이었다면 오늘날 이런 문제로 골머리 정도는 썩지 않을 것이다.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첩 중에서 서당이라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키득거려진다. 아이 하나가 훈장 앞에 뒤돌아 앉은 채로 회초리 맞기를 각오한 듯 대님을 풀고 있다. 훌쩍거리는 아이와 킥킥거리고 있는 학동들.


 

 

그 아인 아마도 훈장의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못 한 듯하다. 훈장한테 대들었다거나 떠들었다고 매를 맞는 게 아니라 공부가 시원찮아 매를 맞는 것이다. 공부 못 하는 아이에게도 체벌이 가해졌고 인자한 훈장의 표정으로 보면 도를 넘는 매질은 분명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교사가 학생에게 체벌을 하면 고소를 당하는 현실이다. 또 하나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홍무제 주원장은 황궁 안에 황자들의 교육을 전담할 학교를 세우고 유학자를 초빙하여 교관으로 삼았는데 이희안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이희안은 황자라고 해서 특별히 생각하지도 않았고 오직 스승과 제자로만 대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정없이 매를 들이댔다. 한번은 황자들의 이마에 시퍼렇게 멍이 든 것을 본 주원장이 깜짝 놀라 자초지종을 들은 결과 이희안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는 대노했다.

“감히 짐의 아이들을 때리다니 이는 필시 천자를 깔보는 짓이다.”

주원장의 얼굴에 노기와 살기가 번득였다. 이를 본 마황후가 말했다.

"스승이 성인의 도를 들어 제자를 가르치는데 뭘 그리 화를 내십니까?"

주원장은 이내 노기를 풀고 오히려 이희안을 승진시켰다. 아들들이 이마에 시퍼렇게 멍이 들 정도로 맞았는데도 황제가 아닌 학부형의 자세로 돌아간 주원장도 주원장이지만 주원장을 깨우치게 한 마황후의 품성은 훌륭했다. 마황후는 중공 역사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황후로 칭송받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여 매우 중시해서 오늘날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이루는 데에는 부모들의 헌신적인 교육열이 한몫을 했다고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이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은 스승은 없고 선생만 있으며 제자는 없고 학생만 있다는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들은 체벌이 금지된 학교에서 그야말로 살판났고,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자기 자식 챙기기에만 혈안이다. 선생은 스스로 권위를 포기했고 다스릴 매도 없으니 선생들이 고달프다.

이런 교육현실을 교육감 후보들은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교육감 후보들이 교육감이 되어 이 나라의 교육을 더 승화시키려고 한다. 이런 문제점을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소리친다.

이번 교육감 선거전을 보면서 염려스럽기 그지없다. 기면 기고 아니면 그만이다라는 식으로 마구잡이로 하는 음해성 발언이나 행동을 하기도 하며 서로의 폭로와 비방전으로 인해 서로가 상처를 입었고 유권자 또한 상처를 받았다. 남의 위신을 깎아내리는 방법으로 자신을 높이겠다는 매우 이기적인 발상을 하고, 이런 것들이 필요악이긴 하지만 도를 넘는 것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더욱 교육감 선거전은 남달라야 한다.


神策究天文 (신책구천문)   : 그대의 신통한 계책은 하늘의 이치를 깨달았고
妙算窮地理 (묘산궁지리)   : 그대의 기묘한 계략은 땅의 이치를 통했구려. 
戰勝功旣高 (전승공지고)   : 전쟁에서 승리하여 공 이미 높으시니
知足願云止 (지족원운지)   : 만족함을 알고 이젠 전쟁을 끝냄이 어떠한가.

 을지문덕이 우중문에게 보낸 시다. 표면적으로는 적장 우중문에게 신묘한 계책이니 땅의 이치를 통달하였다고 칭찬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은근히 비꼬면서 멸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너의 신묘한 계책이나 땅의 이치를 통달한 것을 다 알고 있으니 이제 전쟁을 끝내고 돌아가라고 했다. 을지문덕 장군의 자신감과 기개가 높이 배어있는 시다. 을지문덕 못지않게 글 잘하고 책도 많이 쓴 우중문으로서는 족함을 알고 이제 그만 하시지라는 마지막 글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교육감 후보는 각자 가지고 있는 당당한 교육정책을 가지고 상대의 정책을 비꼬고 나무라며 상대의 정책보다 내 정책, 교육행정, 나아가 교육수장으로서 인격을 갖추었다는 상대 후보보다 한수 위라는 것을 보여주는 수준 높은 유세를 보고 싶은 갈망은 나뿐일까?

‘족함을 알면 욕을 보지 않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노자의 말을 빌리면 선거전에서 드러낸 온갖 추함과 비리, 약점들이 드러나면 부끄러움을 알면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후보들은 그칠 줄을 모르고 물러서지 않아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어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골머리 아프게 생겼다.

설사 운 좋게 교육감이 되더라도 이런 교육감은 위기가 오면 자신만 살겠다고 세월호 선장처럼 배를 버릴 지도 모른다. 이리되면 거대한 교육의 배는 곧 침몰할지 모른다.

한 나라에 행복한 아이들이 많음은 그 나라의 삶의 기쁨을 가늠하는 잣대이다. 저 푸른 창공에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널리 퍼지면 교육현장에 근심걱정 없음을 의미한다. 나아가서 나라가 번창하고 민족이 번영함을 가능케 한다.

아이들은 아직 '성장하지 않은 가능성의 저수지'라는 말이 있다. 그들의 미숙함을 잘 이해하고 인도해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다. 특히, 비상한 머리와 능력을 지니고 태어나는 우리 민족의 어린이들에게 사회의 공익성과 예절바름의 의미, 그리고 자유의 조화가 왜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일은 교육감의 자질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사회의 보물인 이 어린이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제일의 정책이다. 이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관리체계와 위기의식을 더 절실히 깨달은 참다운 후보가 교육감이 되도록 자신의 허물을 부끄럽게 여기고 물러나는 것이 미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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