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12월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5일차 회의에 참석해 ‘남조선것들’ ‘대한민국것들’ ‘식민지 속국’ 등 표현을 사용하며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해 ‘정권붕괴’와 ‘흡수통일’ 기회만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밝히면서 "대한민국과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는 게 노동당이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장의균 선생의 '대한민국 것들'이란 칼럼을 게재한다.]
원제: 대한민국 것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다. ‘대한민국 것들’하고는 통일을 안 하겠다니? 나뿐 아니라, 국민 모두 놀라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된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을 바라고 있었거나 그를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은 물론이고, 무슨 ‘통일 타령’이냐 그저 싸우지나 말고 살자던 사람들도 정작 통일을 안 하겠다는 말에는 조금놀랐을 것이다. 한편, 못 사는 북쪽과 잘사는 남쪽이 (평화적으로) 통일하면 남쪽이 손해니까, ‘북한’이 빨리 망해서 자유 통일, 무슨 통일 대박이 터지기만 바라던 사람들도 놀라기는 놀랐던 모양이다.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의 평화적 통일정책마저 저버렸다.’라고 남의 걱정까지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이다.’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남조선’이나 ‘북한’은 틀린 말이며, ‘북한과의 통일’이나 ‘남조선과의 통일’이라는 말도 틀린 말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은 서로 적국이라는 말이 오히려 맞는 말이다. 실제로는 적 취급을 하면서, 입으로만 ‘같은 민족이니 통일해야 한다.’라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거나 헛소리다. 서로를 바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무슨 통일운동을 한다면 그것도 거짓이다.
이제껏 같은 민족으로서 함께 일본과 맞서 싸웠던 항일 독립투쟁, 미군정에 맞서 일어난 대구 10월 항쟁, 제주 4.3 항쟁, 여순 민중 항쟁, 그리고 6.25 사변의 좌우에 완장만 찬 인간 아닌 무리와 미군의 폭격에 학살된 수백만 우리 민족과 민중들의 투쟁과 희생은 다 무엇 때문이었다는 말인가? 설마, 북이 인민대중의 투쟁, 특히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남쪽의 자주적 통일 노력과 민주화 투쟁을 무시하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다 ‘~ 것들’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윤석열 패거리들 덕분에 ‘대한민국 것들’이라는 말을 들으며, 오물 쓰레기까지 뒤집어쓰면서 생각한다. 먼저 주간조선에 실린 한 논평을 보자.
# ‘하나의 조선’ 노선 포기인가? 첫째, 김정은이 대한민국을 국가로 인정하는 표현을 공식 석상에서 사용했다는 점이다. 김정은이 “현재 조선반도에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가 병존하고 있는 데 대하여서는 그 누구도 부정할수 없다”라고 한 발언은 비록 적대적이라고 했지만, 대한민국을 엄연한 국가로 인정하는 북한 최초의 공식 표현이다. 둘째, 김정은은 이번에 남북한은 동족 관계나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전쟁 중에 있는 교전국 관계로 설정했다. 김정은이 직접 한국을 ‘미국의 식민지 졸개,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반신불수의 기형체인 식민지속국’이라고 매도하며, 이런 대한민국 것들과는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며 화해와 통일의 상대가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특히 이를 통해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까지 싸잡아 매도하고 있다. 셋째, 김정은이 결론 부분에서 남북 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방향전환 방침을 밝히며 ‘대적사업에서 단호한 정책전환을 할 데 대하여’와 ‘대남부문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할 데 대한 노선’을 제시하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며 근본적으로 투쟁원칙과 방향을 전환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이번 전원회의 대남 발언은‘하나의 조선’을 고수한 김일성·김정일과는 달리 현존하는 ‘두 개의 조선’을 받아들이고,대화와 협력이 아닌 핵 무력에 기반하여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는 대사변을 통해 적화통일을 이루어‘하나의 조선’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연 그러한가? 순서대로 검토해 보자.
# 1993년 4월 7일, 김일성이 제기한 대남 통일 강령. 전문: 북에 있건 남에 있건 해외에 있건 공산주의자건 민족주의자건 무산자이건 유산자이건 무신론자이건 유신론자이건 모든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 단결하여야 하며 조국통일의 길을 함께 열어 나가야 한다. 북과 남은 현존하는 두 제도, 두 정부를 그대로 두고 각당 · 각파 · 각계각층의 모든 민족성원들을 대표할 수 있는 범민족통일국가를 창립해야 한다. 범민족통일국가는 북과 남의 두 지역정부가 동등하게 참가하는 연방국가로 되어야 하며, 어느 대국에도 기울지 않는 자주적이고 평화적이고 블록불가담적인 중립국가로 되어야 한다, (여기에 무슨 거짓이 있는가? 필자)
10대 강령 - 전민족의 대단결로 자주적이고 평화적이며 중립적인 통일국가를 창립해야 한다. - 민족애와 민족 자주 정신에 기초하여 단결해야 한다. - 공존 · 공영 · 공리를 도모하고 조국 통일 위업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원칙에서 단결해야 한다. - 동족 사이의 분열과 대결을 조장시키는 일체의 정치적 논쟁을 중지하고 단결해야 한다. - 북침과 남침, 승공과 적화에 대한 우려를 다같이 없애고 서로 신뢰하고 단합해야 한다. - 민주주의를 귀중히 여기며 주의 · 주장이 다르다고 하여 배척하지 말고 조국 통일의 길에서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한다. - 개인과 단체가 소유한 물질적 · 정신적 재산을 보호해야 하며 그것을 민족대단결을 도모하는 데 이롭게 이용하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 접촉 · 왕래 · 대화를 통해 전 민족이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며 단합해야 한다. - 조국 통일을 위한 길에서 북과 남, 해외의 전민족이 서로 연대성을 강화해야 한다. - 민족대단결과 조국통일 위업에 공헌한 사람들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
위와 같은 강령의 배경 연설에서 ‘외세 의존 정책 포기, 주한미군 철수의지 표명, 팀스피리트훈련 등 외국군과의 합동군사연습 중지, 미국의 핵우산 탈피’ 등 4개 항의 요구사항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함께 제시하면서 남측에 분명한 태도를 밝힐 것을 요구하였다.
북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그동안 남북은 위와 같은 전제하에 김일성 박정희의 7.4 공공성명을 비롯한 여러 차례의 많은 합의를 해왔다. 그러나 남쪽은 실천하지 못했다. 국민은 환호했으나 국회는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위반(적 수괴와의 회합 통신)’을 이유로 비준하지 못하였으며, 윤석열 정부는 끝내 남북의 군사 대결 상태만이라도 완화하자는 ‘9.19 군사합의’마저 파기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윤석열의 탓만은 아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간첩으로까지 몰고 있는 이른바 자유 우파 세력과 사이비 좌파 지식 기레기 무리, 국가보안법(대통령은 어겨도 미국이 제재할 수 없는)을 무서워하는 비겁한 국회의원들에게 호도되어, 오물 쓰레기 같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은 ‘대한민국 것들’과 같은 국민이 있어서 그렇다. 참담한 현실이다.
북이 남을 평정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북은 거짓말을 안 하니까.
대한민국 것들이야 미군을 끼고 살던, 말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건드리지 마라. (핵 무력이 있다.)
부끄럽지만, 현실이고 맞는 말이다. 평화적 민족 통일---? 대한민국 것들같은 오물 쓰레기로는 안 될 일이다.
2024. 7. 4. 새벽, 탑골공원에서
[장의균 선생은 민예총 남북문화예술교류위원장, 홍범도기념사업회 상임이사, 경기도교육연구원 초빙연구원 등을 역임하고 헌법문제연구소, 갑골문 우리말 한자를 유튜브로 강의허고 있다.]
미군 없으면 전쟁도 없다 거짓 없애야 평화가 온다
자 주 통 일 만 세 국가보안법 철폐 거리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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