暻井. 밤새 독경하듯 암송하듯 머리 언저리에 올려놨던 실타래가 하룻밤 한 삶 이 저승 혼맥 끊어지듯 된서리 맞은 사과나무처럼 낙엽 됐네. 그뿐이랴? 수공예 돼야 할 글이 공장도기처럼 느껴지는 비애는 술 몇 독 퍼삼켜도 진정 안될 거노라 이정표의 끝 아닌 화살표라던가? 까치 아니고 들국화 아닌 희귀난처럼 천연기념물처럼 부스럭거리는 낙엽소리 하나마저 범종처럼 울리며 쉬 잦아들지 않는 그런 詩는 내길에 있을까나? 타들어가는 담배 씹어물고 긍정의 독(毒) 퍼질러 제껴도 고만고만이네. 써질러 제껴도 손마디 부서져라 두드려 제껴도 미인은 미인(美人) 추인은 추인(醜人)이더냐?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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