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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후임 법무장관 배후' 다룬 기사, 왜 사라졌을까?

“법무장관에 김현웅 유력···김수남 총장 예비체제” 기사, 갑자기 사라져

오주르디 칼럼 | 기사입력 2015/06/24 [19:31]

'황교안 후임 법무장관 배후' 다룬 기사, 왜 사라졌을까?

“법무장관에 김현웅 유력···김수남 총장 예비체제” 기사, 갑자기 사라져

오주르디 칼럼 | 입력 : 2015/06/24 [19:31]

 

 

[플러스코리아타임즈=오주르디] 기사가 될 수 있나? 이에 대한 판단은 일차적으로 기자와 데스크의 몫이다. 최종 판단은 독자가 한다. 그런데 기사를 통제하고 싶어 하는 권력의 야성이 문제다. 때로는 기사에 개입할 ‘여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언론은 권력의 ‘빨간 펜’을 따라 움직이는 마리오네트였다.

“그게 기사가 되냐?”


권력의 야성은 강하다. 때문에 넘치는 욕망을 적절하게 감금할 수 있는 장치와 함께 ‘민주적 이성’을 유지하도록 강제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법과 규범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제든 초법적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의 감시기능이 꼭 필요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어떨까? 최근 그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국민일보가 “‘살려야한다’ 박근혜 대통령 뒤편에 A4용지”라는 기사를 올렸다. 박 대통령이 서울대 병원을 방문했을 때 그 장면을 촬영한 카메라에 ‘살려야한다’라고 적어 벽에 붙여놓은 종이 한 장이 잡혔는데, 이것을 두고 설정 논란이 일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러자 청와대 홍보수석이 국민일보에 전화를 해 “그게 기사가 되냐”고 따졌다. 해당 기자는 “기사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반박했고, 편집국장은 “기자와 언론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때 청와대의 ‘야성’이 강하게 발동했던 모양이다. 정부예산으로 모든 일간지에 “메르스, 최고의 백신은 믿음”이라는 광고를 게재하면서 국민일보만 쏙 뺐다. ‘광고로 언론 길들이기’, 이는 권력이 애용해 온 수법 중 하나다. 



갑자기 기사가 사라졌다


더 황당한 일도 있다. 기사가 송두리째 사라졌다. 권력이 ‘빨간 펜’을 휘두르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 건가?

지난 18일 ‘노컷뉴스’는 “법무장관에 김현웅 유력···김수남 총장 예비체제”라는 기사를 올렸다. 황교안 장관 후임으로 김현웅 고검장이 유력한데 그 이유는 이러하다, 또 검찰총장 교체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런 내용의 ‘평범한 기사’가 몇 시간도 안 돼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구글, 네이버 등에서 “법무부장관에 김현웅 유력…”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동일 제목의 기사가 몇 개 나온다. 제목을 클릭하면 “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창이 뜬다. 하지만 기사가 존재했었다는 ‘흔적’만 확인할 수 있을 뿐 기사는 볼 수 없다. ‘노컷뉴스’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기사는 검색되지 않았다.



‘다음’에서 검색해보니 아예 ‘흔적’조차 나타나지 않는다. 그 기사가 구글과 네이버에만 올라가고 다음에는 게재되지 않았단 말인가? 그럴 리 없다. 주요 언론사의 기사는 모든 포털에 거의 실시간 올라간다. ‘다음’의 삭제술이 다른 포털에 비해 더 완벽한 모양이다.


언제 삭제됐을까? 추정해 볼 수 있는 단서가 있다. 트위터 등 SNS에서 19일에도 이 기사가 인용된 정황이 수두룩하다. 19일 어느 시점에 삭제됐다는 얘기다.

왜 황교안 후임에 김현웅… 그 배후 얘기한 기사


필자도 이 기사를 읽었다. 시점은 18일 오후. 이 기사를 쓴 노컷뉴스 김진오 기자의 예측은 딱 들어맞았다. 21일 청와대는 김현웅 서울고검장을 황교안 장관 후임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한다. 그래서 다시 읽어보려고 검색하다가 이 기사가 삭제된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기사의 전문을 다른 검색과정을 통해 입수할 수 있었다. 다수의 블로그와 커뮤니티에서 이 기사를 인용한 덕분이다.

삭제까지 갔다면 심각하다는 건데. 대체 무얼까. 그저 신임 장관 하마평을 다룬 기사다. 팩트에서 벗어나지도 않았고, 문제가 될 만한 ‘거리’도 없다.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자신이 쓴 기사를 내리지 않는다. 다소 문제가 있어 논란이 된다 해도 기자는 자신이 쓴 기사를 고집한다. 이게 기자정신이기도 하다. 


같은 날 모든 포털에서 사라진 기사. 뭔가 있다는 얘기다. 다시 읽어보니 청와대와 전임 장관, 신임 내정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몇 줄이 눈에 들어온다. 김 내정자와 막판까지 내부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소병철 전 고검장을 비교한 대목이다.

“소병철 전 고검장이 밀려난 또 다른 이유는 당대 검사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검찰 내부의 평가 때문이다. 너무 똑똑해 청와대와 현 검찰 주류 쪽이 소 전 고검장에 큰 부담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인사기준 첫번째, ‘다루기 쉬워야 한다’?


똑똑하고 능력있는 인물 대신 ‘다루기 쉬운 사람’을 택했다는 얘기다. 기자는 두 사람을 비교하면서 소병철 전 고검장은 “소신이 뚜렷하고 검찰권 행사에 대한 방향이 정립”돼있지만, 김현웅 전 고검장은 “자기 의견과 결단력이 부족”한 편이라는 주위의 평가를 곁들였다. 그러면서 소 전 지검장이 김 내정자에게 밀린 이유를 이렇게 요약했다.

“너무 똑똑한 사람을 법무장관에 앉혀놓으면 청와대 등 여권에서 쥐락펴팍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서 김 내정자가 발탁된 또 다른 배경으로 ‘김수남 검찰총장 체제 출범’을 꼽았다. 소신이 강한 김수남 대검차장을 총장에 임명해 ‘우병우(민정수석)-김수남(총장)’ 체제를 가동해 검찰권을 장악하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라고 진단했다. 김 내정자의 역할은 그저 자리나 지키는 게 고작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김 내정자보다 선배인 김진태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날 거라고 내다봤다. 이런 내용이 청와대의 심기를 자극해 결국 ‘기사 삭제’로 이어진 걸까?


청와대가 이 기사를 크게 의식했다고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이 있다. 김 내정자 발탁 소식을 발표하며 “현 김진태 검찰총장의 임기(올 12월까지)는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메시지가 (김진태 총장에게) 전달됐다”는 세세한 사족까지 달았다. 의외다.

민주적 이성을 견지하지 못하고 야성의 발톱을 드러낸 권력에게 가장 껄끄러운 게 있다면 그건 ‘사실을 말하는 언론’일 것이다. 권력의 ‘빨간 펜’에 의해 ‘황교안 후임 선정’의 ‘배후’를 밝힌 기사가 삭제된 건 아닐는지. “기사가 되냐”고 호통치는 정권이니 삭제인들 못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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