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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뒷모습

김기수 시인 | 기사입력 2015/09/01 [09:31]

뒷모습

뒷모습

김기수 시인 | 입력 : 2015/09/01 [09:31]

뒷모습   /김기수


 


너를 보내야만 하는 일,


엔도르핀이 제거되는 일이고 언어 자체로 쓸쓸한 모습이다


 


그러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돌아서지 않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멋진 총잡이는 뒤에서 총을 겨누지 않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맹수에게 또 사랑하는 이에게도 뒷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돌아서야 돌아올 수 있는 일이기에


우리는 매일 서로의 뒷모습을 꺼내 놓아야 하고


짧게 하루든 길게 평생이든 서로의 뒷모습을 보고야 만다


뒷모습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내가 보여준 뒷모습과 내가 보내 준 뒷모습에는


덜 삭힌 감 맛이 있고 희뿌연 바람의 훼방도 있다


이빨 빠진 제기그릇 같기도 하고


향기도 못 내고 잘린 판매용 장미꽃 같기도 하다


삐쭉 빼쭉 하이힐 구두 소리가 들리고 나폴 나폴 치맛살의


부드러움이 있고 풀어도 풀어도 연신 풀어내고픈 허리띠가 있다


하루의 녹내를 절반씩 나누어 가고 서로는 달의 저편을 걸어가는 거다


어쩌면 이러한 불가사의한 일들이 내일의 약속이라


티끌만한 씨앗이 숨어서 햇살을 기다리는 고독에도


내 생애의 기쁨이 움트도록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짜릿함으로 누비는 것이다


하루가 그랬으리라 또 그러하리라 믿는 거다


일상의 뒷모습이 내가 바라는 멋진 모습인지 모를 일이다


나는 평생 뉘의 뒷모습에 구속처럼 매료되고


내 뒷모습도 헛헛한 바람이 아닌 당당하리라 자위한다


우리는 멋진 뒷모습을 위해 삶을 사랑하는 것이라


 


한 생애가 네온 빛에 출렁이는


네 뒷모습을 껴안고 눕는다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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