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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9.11 테러, 그리고 대한민국

과연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는가?

권종상 | 기사입력 2015/09/12 [22:19]

미국의 9.11 테러, 그리고 대한민국

과연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는가?

권종상 | 입력 : 2015/09/12 [22:19]

지호와 지원이가 다니는 학교의 이름은 토드 비머 Todd Beamer 고등학교입니다. 아마 오늘 얘들의 학교에서는 특별한 추모 행사가 있었을 법 합니다. 토드 비머는 이른바 9.11 영웅입니다. 그의 이름을 딴 학교들이 미국에 많이 생겼지요. 9.11 테러 당시, 피츠버그 남쪽 들판에 추락했던 유나이티드 비행기에 그가 타고 있었고, 이 비행기가 당시 의회를 향해 돌진하던 비행기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식이든, 9.11 테러는 그 전의 미국과 그 이후의 미국을 확연하게 구별지어 놓았습니다. 미국에서의 일상은 불편해졌습니다. 지금도 비행기에 타려면 신발까지 벗어야 하는 상황, 그 불편한 수색을 견뎌야 하는 상황은 이 사건 이후에 생긴 가장 큰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그러나 당장 눈에 띄지는 않아도 큰 변화가 그 이후로 생겼습니다. 개인의 자유가 국가 안보의 이유에서는 제약되어도 된다는 인식의 변화 같은 게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솔직히 이전에도 조금 그랬지만, 보다 전체주의적인 국가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전체주의는 애국주의의 모습으로 표출됩니다. 서구의 어떤 나라보다도 국기가 가장 많이 펄럭이는 이 나라에서, 아마 이렇게까지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은 이들이 내전까지 겪으면서 연방을 지켜낸 역사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도 보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 경제적 이해관계가 완전히 다른 두 집단이 그들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에 불과했다고는 하지만, 이 내전은 단시간 안에 가장 많은 목숨들이 사라진 전쟁 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이 때문에 연방의 결속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애국심이라는 틀이었고, 그것은 미국을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위대한"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그들 스스로의 위대함을 위해 수많은 다른 국가들의 희생을 강요했고, 그것은 우리의 분단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9.11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 사건이 미국의 자작극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이 사건을 조사하던 사람들이 운명을 달리한 경우도 많았다는 것 역시 9.11과 관련한 괴담들을 키우는 데 한 몫을 했습니다. 그 사건의 진상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 사건은 미국 사회의 보수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9.11 은 결국 테러의 악순환을 낳았습니다.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행했던 일들 역시 큰 틀에서 테러라고밖엔 할 수 없을 겁니다. 사담 후세인은 대량학살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알 카에다가 아니라 지금은 전혀 다른 IS라는 세력이 세계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무조건적인 애국심으로 무장했던 사람들의 마음에도 구멍이 생기고 있습니다.

 

왜냐면, 국가 안보라는 것을 이유로 해서 질문이 금지되고, 부가 편중되는 상황들, 그리고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들이 이것을 핑계로 해서 미뤄지는 것을 사람들이 더 이상 두고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버니 샌더스 열풍이나, 몇 년 전의 월스트릿 점령 운동 같은 것과도 관계가 없다곤 할 수 없을 겁니다. 

미국이 다시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을 봅니다.

 

그 트라우마가 강했던 한국동란이란 내전, 그것이 미국과 소련이라는 당시 강대국들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었기에 더욱 잔혹했고 이데올로기라는 맹목으로 무장한 두 집단의 충돌이었기에 "인간"을 보지 않았다는 면에서 그 잔혹성은 더욱 강했기에, 아직도 그 트라우마를 건드리며 분단된 남쪽과 북쪽에서 서로를 증오하며 정치적 상황마다 서로를 이용하는 이 기형적인 상황. 과연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는가, 그런 질문이 가끔씩 나올 때가 있습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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