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만리포 해수욕장
권선민 기자 | 입력 : 2007/12/17 [14:05]
▲ 12월 9일 은빛 모래사장을 삼킨 검은 상처 ©플러스코리아 | |
▲ 12월 14일 제 얼굴을 되찾은 만리포 해수욕장. <항공촬영 사진제공=태안군 공보팀 가우현> ©플러스코리아 | |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여 흉물스럽던 모래사장이 마침내 은빛 속살을 되찾았다. 검은 오일막이 휘감았던 바다도 쪽빛 물결로 돌아왔고, 끈끈한 기름덩어리 파도도 하얀 물보라를 되찾았다. 기름띠의 밀물에 맞선 인간띠의 승리다. 유조선 충돌 사고로 태안반도에 검은 재난이 덮친지 8일째.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를 입은 충남 태안 앞바다가 빠르게 제모습을 되찾고 있다. 14일 아침 방제용 항공기에서 촬영한 만리포 앞바다와 해변의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만리포 해수욕장 모래사장은 상처 부위에 새 살이 돋아나듯 예전의 깨끗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드러냈다. 길게 펼쳐진 해변 백사장이 화창한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아직 검은 기름띠와 찌꺼기들이 남아있는 해안이 많지만 만리포만큼은 사고 당시의 흉물스럽던 모습 대신 대는 파도도 푸르름을 되찾았고 코를 찔렀던 기름 냄새도 거의 사라졌다. 초기 백사장과 갯벌을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었던 기름띠들은 민관군의 총력 방제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땀방울과 정성어린 손놀림으로 하나둘 치워졌다.
인근 모항해수욕장 등 대다수 오염지역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되찾고 있다. 일일이 자갈과 바위를 닦고 끝도 없이 밀려드는 기름을 묵묵히 한 삽 두 삽 퍼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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