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수의 시] 동박새, 봄을쪼다

김기수 시인 | 기사입력 2017/04/05 [09:22]

[김기수의 시] 동박새, 봄을쪼다

김기수 시인 | 입력 : 2017/04/05 [09:22]

 

 

 

 

동박새, 봄을 쪼다   / 김기수

 

꼬리별 떨어지는 새벽녘에

차가운 바람이

달력 한 장을 넘긴다

 

살갗 한 겹이 시끄럽다

 

숲길로 난 늙은 표피들

-바람이 핥아내는 비린- 틈으로

똑딱똑딱 씨눈들 허물 벗으라

산나비는 축사를 읽으며

혀 끝자락을 두드린다

발바닥이 간질간질하다

 

이슬비 같은 햇살

마저 거두어 황혼을 남기고

 

목탁소리 길어지는 산사로

동박새는 봄을 쪼아 댄다

곰실곰실 부화의 창 깨는 소리들로

 

이승이 분주하다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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