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 詩]문득 어느날
백학 시인 | 입력 : 2017/06/18 [03:17]
문득 어느날
백 학
군대에서 나는 모범 사병이었다. 나 보다 먼저 강집 되어온 고대 출신 고참은 나를 꺼렸다. 광주 출신 후배는 보안대에 끌려 갔다 온후 자지가 서지 않는다고 말했고 그의 얼굴은 두려움에 차 있었 다. 한번, 후배를 때린 적이 있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제대 몇일 전 연대 출신 행정병은 나에 대한 동향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보안 대에 제출하고 있다는 보안사항을 고백하였다. 그러나 알고 있는 사실 이었다. 제대 후, 학교에 갔지만 후배들은 알아 들을 수 없 는 말만 했다. 곧바로 현장으로 갔다.
나는 한 현장에 오래 머무른 적이 없다. 아니, 한 지역에 오래 있 지를 못했다. 울산은 내가 거쳤던 마지막 현장이었고 소련 붕괴 소 식은 거기서 접했다. 노동자들이 붕괴 이유를 물어 왔으나 나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루는 현대 정공앞 전봇대에 북한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는 플래카 드가 걸렸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출근하니라 바빴고 나는 신문을 배달하니라 바빴다. 그 다음날은 사회주의노동자동맹 명의의 유 인물이 골목에 널려 있었으나 어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바빴다.
술을 마신 추억도 있다. 여자 활동가와 같이 살다 이혼 당한 한 노동자는 술만 마시면 학생 출신은 모두 때려 죽이겠다고 눈을 번득였고 그때, 나는 나도 학생 출신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울산에 같이 내려온 한 동지는 혁명 후 나를 처단 하겠다고 말했으나 그는 다분히 감정적 이었다.
한때, 내가 운영하던 독서실에 대공과 형사들이 들어 닥친 적이 있다. 당 시 겁에 질린 한 노동자가 회원 명부 있는 곳을 순순히 알려 주었고 그들은 삼십분에 걸쳐 그 명부를 복사 했다. 죽고 싶었다.
울산에서 올라오는 날은 날씨가 흐렸다.
취업을 하기 위해 잘 아는 사람의 소개로 노동자 신문사를 찾아 갔으나 그들중 한명이 내가 양아치처럼 생겼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한 친구에게 밤길 칼침 안 맞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소개로 민주당에 들어 갔으나 울산에서 같이 일했던 동지가 혐오의 눈길을 보냈다. 그래서 였는지 대선때 백기완후보에게 표를 던졌고 그 사실을 당직자 술자리에서 말했다. 그 다음날 쫓겨났다.
막일은 당분간만 할 생각으로 시작했으나 한 없이 늘어졌다. 아니, 문득 어느날 잠에서 깨어난 나의 누추한 육체는 부황뜬 중년의 여인과 아귀같은 두 아이
전향하지 못한 뿌연 영혼을 등짐처럼 지고 있었다. 문득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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