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 詩]찬란한 괴로움
백학 시인 | 입력 : 2017/07/27 [08:44]
찬란한 괴로움
백 학
신기하기도 하지 넋놓아 붉은 신호를 받을라 치면 나도 모르게 자꾸 고개를 쳐박고 끝도 없는 상념속으로 빠져가거든; 경적 소리에 놀라 핸들을 틀면 바퀴는 스르르 구름속 떠가고 있는 것이야
웃기기도하지 지루한 정체의 꼬리를 따라붙어도 햇살이 간지러울줄은 미쳐몰랐었거든; 음악에 빠지다가도 문득, 손전화에 귀를 모으고 풋- 혼자, 헛웃음 흘리는 것이야
아-이상하기도하지 내 생에 이렇게 찬란한 괴로움이 준비되어 있을 줄은, 악착같이 굴리던 시대의 불구덩이 속, 온통 돌덩이로 굳은 맘 송두리째 앗겨 버렸거든; 그대 스치는 입김에 어쩔줄몰라 바닷가의 어린애가 숨어 있었던 것이야 한번의 눈길에조차 부끄러운 살갗이 있었던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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