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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 詩] 내 물의 나라

백학 시인 | 기사입력 2017/10/08 [20:10]

[백학 詩] 내 물의 나라

백학 시인 | 입력 : 2017/10/08 [20:10]

 

               내 물의 나라

 

                                            백 학

 

젖어 가면서부터 어느새

후회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물 없던 나날과 물을 거부했던 나날과

물을 몰랐던 모든 나날을 자책한다.

 

젖어 갈수록 나는

괴로움에 몸부림쳐야 했다.

물에 대한 갈증과 물에 대한 슬픔과

물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스라친다.

 

한 방울의 물은

모든 물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니까 나의 견고함은

진흙의 성으로 구축한 착각이었다.

가늘게 떨어지는 물방울에도

되돌릴 수 없이 허물어지는 가식.

 

후회는, 물과 함께

온몸으로 들어온다.

기쁨이 기쁨인 것만 아니듯

괴로움이 괴로움인 것만 아니듯

물과 함께 바람이

허허로운 추억으로 쳐들어 온다.

 

나의 괴로움은 그 것이다.

내가 뚫어 놓았던 틈새들 처럼

내 몸에 뚫린 틈새로 관통하는

밤의 습한 기후들,

기후를 타고 넘나 드는

거부 할 수 없는 영혼의 갈망.

 

어리석게도 나는

내가 모르는 사이 온통 젖어 버린 것이다.

삶의 이유가 후회가 되어 버린 것이다.

환희에 찬 두려움이 내면의 틈새들로

속속들이 맺혀지는 것이다.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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