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와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정성태 칼럼 | 기사입력 2017/12/04 [11:37]

안철수 대표와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정성태 칼럼 | 입력 : 2017/12/04 [11:37]

[플러스코리아타임즈=정성태]중국 고서에 보면 3황 5제에 관한 전설이 나온다.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 깊게 뿌리 내리고 있는 3황 5제의 역사적 실존에 대한 진위여부를 떠나 그들이 갖고 있는 세계관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3황 5제와 관련된 내용이 기록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그러나 일반적으로 3황은 주역을 만들었다는 복희, 인류를 낳았다는 여와, 농경과 의학을 개척했다는 신농을 지칭하고 있다. 이들 3황 가운데 복희와 관련된 흥미로운 얘기가 있다.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라는 말의 유래에 관한 것으로, 그 시기는 복희가 중국을 통치하던 때다.

어느 날 태백산 주변의 시발현(始發縣)이라는 부락에 돌림병이 창궐해서 그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속출하게 된다. 흉흉한 전갈을 받게 된 복희는 서둘러 그곳으로 향한다. 황하의 물이 시작된다는 뜻의 시발현에 도착한 복희는 그곳에 돌고 있는 전염병을 퇴치시키기 위해 지성으로 기도를 드리게 된다. 그러던 3일째 되는 밤에 홀연히 거센 바람이 일면서 웬 성난 노인이 나타나 크게 꾸짖었다.

“나는 태백산의 자연신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곡식을 거두고도 여러 해 동안 자연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또한 제사도 지내지 않고 있다. 이를 괘씸히 여겨 벌을 주는 것이다. 나는 집집마다 피를 보지 않고서는 결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복희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르기를 “집집마다 동물의 피로 붉게 물들인 깃발을 걸어 두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시발현의 관노 가운데 어떤 한 사람이 “귀신은 본디 깨끗함을 싫어하니 나는 피를 묻히지 않은 깃발을 걸어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자기 집에는 무색기(無色旗)를 걸어 놓았다.

그날 밤 복희가 다시 지성으로 기도를 하는데 같은 자연신이 또 나타나 노여워하기를 “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정성을 보여 물러가려 했으나 한 놈이 나를 놀리려 하니 몹시 불경스럽다. 내 전염병을 거두지 않으리라”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마을의 전염병이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려 많은 사람이 극심한 피해를 당했다. 이에 복희가 이르기를 “시발현(始發縣)의 한 노비가 색깔 없는 깃발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탄식하였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바로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인 것이다.

결국 노비 한 사람의 돌출적인 행동으로 인해 마을 전체가 더 큰 화를 당하게 된 것이다. 즉 자신의 경거망동으로 인해 타인이나 집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또는 어떤 사안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잡이로 덤비는 사람을 가리켜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도 나 혼자 잘났다고 하는 사람을 통칭해 ‘씨팔놈의새끼’라는 욕으로 일컫고 있다. 고사 본래의 의미가 오늘날에는 육두문자로 탈바꿈된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뭇 사람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 내리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우리도 세상을 살면서 간혹 종잡기 어려운 부류의 사람을 경험하게 된다. 개인간에는 피하면 되는 일이지만 그게 조직과 연계될 경우에는 참으로 심각한 마음 고생을 하게 된다. 자칫 조직 전체를 와해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물론 어떤 사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 또는 입장을 확고히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언행이 그 시기와 장소에 따라 적절한 것인가를 살필 줄 아는 지혜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도 깊이 새겨야 한다. 우리 가운에 혹여 씨팔놈의새끼와 같은 경우가 없잖아 있는지 스스로를 살피고 검증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 1963년 전남 무안 출생. 1991년 시 '상실과 반전' 등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시집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외. 정치칼럼집 "창녀정치 봇짐정치"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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