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 詩] 밤에 내리는 비

백학 시인 | 기사입력 2017/12/25 [10:52]

[백학 詩] 밤에 내리는 비

백학 시인 | 입력 : 2017/12/25 [10:52]

          밤에 내리는 비

                                         백 학

우우 
공중을 부유하던 물방울들이
가로등 불빛을 관통하여
콘테이너 차량의 앞 유리창으로

물류센타 뒷담 듬성듬성
풀잎의 맨바닥으로 꽃힌다

밤에 내리는 비는 제 몸이
수직으로 하강하고 있음에 
아우성 치는 것이다

비보다 먼저 바람이 불어 왔으나
바람보다 빠르게 비가 들이친다

비는 추락이 
삶인 동시에
온몸으로 죽음인 것이다
하여 비는 
스스로가 눈물이다

그러기에 나는 
몇번의 망설임 끝에
겨우
우중 작업을 나왔던 것이고 
사람들은 그리 결근의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았나보다

밤새워 젖어드는
그 처연함을 누군들 달가워 하랴
비갠 뒤의 아침, 카타르시스라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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