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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봄과 관련된 절기

전준항 전준항 | 기사입력 2018/03/21 [17:47]

[기고] 봄과 관련된 절기

전준항 전준항 | 입력 : 2018/03/21 [17:47]

 

▲     © 윤진성 기자

[플러스코리아타임즈]지나간 겨울은 우리나라 부근에 오랫동안 찬 공기가 머물면서 유난히도 추웠다. 특히, 지난 1월 27일에는 대구 아침기온이 영하 13.9℃, 경북 봉화의 아침 기온이 영하 21.7℃까지 떨어졌으며,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영하에 머무는 날도 11회로 나타났다. 여기에 체감 추위가 더해져 몸과 마음이 움츠려 들고, 야외활동이 쉽지 않았던 지난겨울 이었기에, 새 봄을 맞이한 사람들의 발걸음은 더 가벼운 듯하다. 더구나 3월이 되면, 이제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입학, 새 학기와 같은 기분 좋은 설렘과 기대감으로 더욱더 생기가 가득 차게 되는 시기인 듯하다. 천상병 시인은 ‘봄을 위하여’ 라는 시에서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라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입춘과 같이 봄과 관련된 절기와 풍습을 되돌아보고, 최근의 기후 그리고 현대인의 일상생활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서, 봄이 시작되는 절기로 알려져 있다. 또한 새해의 첫째 절기이기 때문에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이 전해진다. 국가에서는 한 해의 풍작을 기리며 정성스러운 봄맞이 행사를 열고, 국왕은 친히 경작 시범을 하며 농경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주었다고 한다. 또한 농가에서는 한 해의 농사 길흉을 점치기 위해 보리 뿌리를 이용하여 보리수확을 점치는 농사점을 보았으며, 봄이 온 것을 기리어 축하하거나 기원하는 내용을 적은 입춘축을 만들어 대문이나 기둥에 붙였다. 묵은해의 액을 멀리 보내고, 새로 찾아온 봄을 맞이하는 마음을 담아 ‘건양다경’, ‘입춘대길’ 등이 가장 많이 쓰였다고 전해진다.

 

입춘에는 입춘의 특징을 재미있게 표현한 속담도 여러 가지가 있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속담은 시기상 봄의 시작이긴 하지만 입춘에는 아직 날씨가 춥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입춘 무렵의 늦추위는 빠짐없이 꼭 온다는 의미이다. 또한 ‘입춘에 장독 깨진다’는 독이 얼어서 깨질 정도로 입춘의 추위가 매섭다는 의미이다. 속담에서처럼 실제로 봄이 되면 겨울철 내내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시베리아 기단의 세력이 약화되지만, 일시적으로 이 기단이 강화되면서 발생하는 이상 저온현상으로 인해 추위를 느끼거나 감기에 걸리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입춘 다음으로 맞이하는 절기는 ‘우수’이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의미로 얼음이 녹고 싹이 트는 절기를 이른다. 양력 2월 19일 경으로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긴 하지만 “우수 경침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튼다. 옛 농경사회에서는 농사일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기로, 먼저 논과 밭 태우기를 시작하였다. 논밭 태우기는 들판의 해충이나 알을 태워 없애버릴 뿐만 아니라 타다 남은 재는 다음 농사를 위한 거름이 되는 꽤 과학적인 조상들의 지혜였지만, 오늘날에는 화재 위험 때문에 흔하게 보기 어려운 작업이 되었다.

 

‘경칩’은 양력 3월 6일 경으로, 새로운 새싹이 움트고, 땅속에 있던 생물들이 땅 위로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경칩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정도로 날씨가 풀린다는 의미로 우리가 산개구리라고 부르고 있는 ‘북방산개구리’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환경개발에 의한 산란지 감소 등으로 땅 밖으로 개구리가 깨어 나오는 시기를 쉽게 체감할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주말이 되면 야외로 나들이 가고 싶은 마음이 부쩍 커지는 요즈음인걸 보면,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가 맞긴 한 듯하다. 경칩에는 양기 보충을 위해 개구리 알을 주워 먹거나 고로쇠 수액을 마셨다고 한다. 또한 한해의 활동을 개시한다는 의미로 흙담을 쌓고, 무너진 담벼락을 보수하며 한해 무탈을 빌었다.

 

경칩 다음 절기인 ‘춘분’은 양력 3월 21로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를 의미한다. 이 날은 봄의 한 가운데로, 밤낮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의 길이가 같은 날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덥고 추운 것도 춘분과 추분까지다”라는 속담은 춘분이 지나면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의미로 쓰였다. 즉, 춘분 이후로는 낮이 길어지기 때문에 더 따뜻해지는 날씨를 기대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는 추세에 있는 만큼, 대구지역의 춘분일에 대한 평균기온을 살펴보았을 때, 1981~2010년의 30년 평균값에 해당하는 평년기간동안은 9.2℃인 반면, 2000년 이후의 평균값은 10.2℃로 점차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평균 10.2℃는 평년의 경우 3월 말~4월 초 기간 동안의 평균기온에 해당된다.

 

봄의 다섯 번째 절기인 ‘청명’은 식목일이나 한식과 겹치는 날로 양력 4월 5일경에 해당한다. 청명은 하늘이 점점 맑아지는 시기로 날씨가 맑고 좋아서 농사일이나 고기잡이 같은 생업 활동을 하기에 좋은 날로 알려져 있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무엇을 심어도 잘 자라는 바쁜 농사철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이다. 예로부터 청명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점치며, 바닷가에서는 청명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서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따뜻한 봄이 오는 ‘청명’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아마도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이 아닌가 한다. ‘청명’다운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점점 소중해지고 있는 만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되돌아보고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는 양력 4월 20일 경으로 ‘곡식을 깨우는 비’로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옛 선조들은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며 봄비를 기다렸다. 실제 봄철에는 한반도 남쪽을 통과하는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이 후 서쪽에서 이동해 오는 기압골, 또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태양 고도각이 점차 높아지면서 일사로 인한 지면가열이 점차 강해진다. 하지만 대기 중층 이상에서는 아직까지 찬 공기가 빠지지 않은 상태여서 연직 상하 간 온도차가 커지게 되면서 불안정이 쉽게 형성된다. 때문에 봄철에는 기압골 통과에 의한 약한 비 또는 대기불안정에 의한 소나기가 자주 내리게 된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봄 날씨를 여자의 마음에 빗대어 “봄 날씨는 여자의 마음과 같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의 날씨에는 변화가 잦다.

 

달력에서 주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절기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 의미와 시기별 날씨의 변화를 되새겨보는 것만으로도 계절을 음미하고 즐기는데 충분한 준비가 될 듯 하다. 따뜻한 봄은 밝고 희망찬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만큼 우리의 하루하루도 활기차고 의미 있는 날로 채워나가길 바래본다.

이메일:tkpress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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