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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산 수필] 정 하나 준 것은 인간만사 새옹지마(5)

평도의 갈대와 사연, 저버릴 수 없는 사랑을·····

리복재 시인 | 기사입력 2012/11/28 [21:54]

[소산 수필] 정 하나 준 것은 인간만사 새옹지마(5)

평도의 갈대와 사연, 저버릴 수 없는 사랑을·····

리복재 시인 | 입력 : 2012/11/28 [21:54]
 
▲ 평도 섬으로 들어가는 입구     © 소산

 


[문학=플러스코리아]= 인간의 기본적 본성을 드러내는 게 바로 정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내가 남에게 먼저 정을 주면 참 편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바로 정 하나에 화가 복으로 바뀌는 인간만사 새옹지마가 아닐까요? 이 정이 메마르면 으르렁거리고 싸우고 헐뜯고 그러겠요.

오늘은 남쪽 끝이라 할 수 있는 거문도 옆 평도에서 겪은 사연을 소개해 드리면서 시작합니다. 평도 섬은 전남 여수에서 쾌속선을 타고 고흥 나로도를 거쳐 삼산면 손죽도에서 하선하여 평도로 가는 통통배를 타고 50분 정도 더 들어 갑니다. 현재 7가구가 사는데, 섬에서의 운반수단은 리어카와 오토바이뿐입니다.

평도는 섬이 대체적으로 평평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주민들은 섬이 평평해서 평도(平島)라고만 알고 계셨지요. 그러나 평도의 또 다른 이름은 사통팔달의 '하늘 길 별자리'이기도 합니다. 이 섬은 이전에는 석란이 많아 석란도라고 불렀다지요. 현재는 평도 옆 갈퀴 섬에 석란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천혜의 자원이 풍부해 전복, 담치, 돛돔, 돌돔 등 어패류가 모두 자연산으로 전국 최고지요. 또한 이 지역에서 전사한 이대원 장군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임진왜란에서 크나큰 공을 세운 역사적인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대원 장군이 전사하자 이순신 장군은 큰 인물을 잃었다 해서 이 지역 섬(삼산면 일대)을 '손대도'라고 명명 했다고 전해집니다.
▲ 평도 섬마을 전경     © 소산

근데 참으로 이상했지요. 그동안 억눌려 지냈던지 답답함이 가슴을 짓눌리었는데, 평도 섬에서 8박 9일간 묵으면서 알 수 없는 기운이 가슴 속에 들어오는 느낌과 충만이 가득 찬 찬미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날 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지요.

필자가 눈을 뜬 것은 바로 평도가 ‘하늘 길 별자리‘ 이었던 것입니다. 하늘의 태양은 지구를 중심으로 둥근 「하늘 길」을 매일 동(東)에서 서(西)로 한 바퀴씩 도는데 이 태양이 다니는 길을 ‘황도(黃道)’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황도 주위에는 달(수성(水星), 금성(金星), 화성(火星), 토성(土星)의 다섯별)도 함께 다니는데 ‘백도(白道)’라고 부르지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하늘 길 별자리’를 ‘평도(平道)’라고 하는 것입니다. 좀 더 알아 두시지요.

일(日)요일은 태양, 월(月)요일은 달, 화(火)요일을 화성, 수(水)요일을 수성, 목(木)요일은 목성, 그리고 금(金)요일은 금성, 토(土)요일은 토성을 의미하는데, 이 일곱의 7과 태양과 달을 제외한 5가 동양인의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지게 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일주일(一週日)의 일곱 요일은 이와 같이 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를 연구했던 일곱의 별자리이며, 또 태양과 달을 제외한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다섯은 바로 우주가 변화하는 흐름인 오행(五行)이 된 것이지요.

하늘 길 별자리인 평도성이란, 북두칠성으로 가기 전 임금님의 자리라고 하여 사통팔달, 즉 막힘없는 것을 의미하지요. 우리 민족은 북두칠성에서 온 민족이라 하여 하늘민족(몽고반점, 연지곤지중지), 천손민족, 하늘의 자손이라 불리게 된 것입니다. 하늘은 인간으로서의 본성을 쥐어주는 데, ‘가치·권리·존엄’이라는 세 가지를 생명이 잉태한 순간부터 이 세상 하직할 때까지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후나 사회 여건상 인간의 마음이 사악해져 그 본성을 잃어버리고 중세에서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침략과 전쟁, 질병 등등으로 고통 받았던게 사실입니다. 근·현대는 어떻습니까? 서양 유물론에 의해 종교와 행복 철학이 냉전과 대립 등으로 인간성까지 함몰되어 가자, 그 유물론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인간성 회복을 위해 인문학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지옥과 천당, 천국을 떠나 즉 평도성은 인간의 본성을 지키고 실천하라고 알려주는 별입니다. 하늘을 보면 복잡하게 별들이 얽혀 있지만, 평도 별 주위에는 아무 별도 없으며, 북두칠성에 가기 전에 자리 잡고 있지요. 그래서 태어나 처음으로 카페란 것을 만들었습니다. '하늘길 별자리'.

사진도 마음껏 보시면서 평도 섬의 낭만과 경치를 살펴보시지요. 또한 필자 나름대로 평도 섬을 ‘하늘 길 별자리'로 명명해 두는 바입니다.

▲ 돌담 사이에서 핀 털머위입니다. 후속편에 나오는 '하늘길 별자리'란 시에 털머위 꽃대궁이 등장합니다.     ©소산 칼럼니스트

물 좋고 공기 좋고 별빛이 좋고 땅도 좋은 '하늘길 별자리'인 평도 섬에서 음식을 먹은 지 하루가 지나니 나도 몰래 무언가 그립고 외로움이 욱신욱신 뼛속을 파고들더군요. 그래서 밤에는 추운 줄 모르고 달 빛 따라 갈대숲이나 해안가를 거닐기도 했습니다. 아마 자연산만 먹어서 그런지도 모르지요. 히햐~! 한마디로 잠 못 들게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평도 북산에서 재산으로 이어진 검등여와 갈퀴 섬이 보이는 곳에다가 낭떠러지 바로 위로 별장을 지어 놓았으니 문 열고 나가 하늘을 보면 별이 곧 손에 닿을 듯합니다. 숲과 산림이 우거지고 바다경치도 너무나 좋기만 했습니다. 밤이면 하늘의 별들이 무리지어 제 머리 위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지요. 손을 뻗으면 잡힐 듯이. 그래서 하늘을 보고 말을 했습니다.

-하느님! 저 아시지요? 이 순간도 살게 해 주셔서 고맙구요, 제가 할 일을 일러 주세요·····

어린애가 발원하는 것처럼 하늘의 별을 보며 가슴 속 말을 마구 쏟아 냈더니, 순진무구하고 선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는 것처럼 이상했습니다. 어릴 적의 심성. 그 안태본(安胎本) 처럼 말이지요. 그래서인지 평도의 사연, 평도의 갈대, 하늘길 별자리 등 수십편을 작시하게 되지요. 오늘은 ‘평도의 갈대’와 ‘평도의 사연’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 주민들이 하늘 길 별자리를 향해 돌탑을 쌓아 놓으셨습니다.     © 소산

필자가 묵었던 별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평도 섬의 수 만평에 이르는 갈대숲 사이를 지나야 합니다. 걸음을 떼어 놓을 때마다 묻어 피어오르는 알 수 없는 가벼움과 충만 된 기쁨이 사지로 스며들었지요.
가다가 갈대숲에 누워 있으니 햇살이 왜 그리 따스한지요. 거기에서 하늘을 보니 갈대가 빗자루 되어 오염된 하늘을 쓸어내고 있더군요. 그리고 학처럼 춤을 추며 노래하더이다. "그리움에 파묻혀 가슴아파하며 저버릴 수 없는 사랑을 알기 때문이라고·····"
▲ 필자가 묵었던 별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늘길 별자리 명칭인 평도만의 갈대숲 사이을 지나야 합니다.     © 소산
▲ 걸음을 떼어 놓을때마다 묻어 피어 오르는 알 수 없는 가벼움과 충만된 기쁨이 사지로 스며 들었습니다.     ©소산
▲ 수만평에 이르는 갈대 군락.     ©소산 칼럼니스트

 
▲ 갈대 군락이 끝나는 지점에 아름다운 해변가가 있습니다.     © 소산

평도의 갈대


소산 李複宰



짜디짠 파도가 바람이 되어

쓸쓸한 가슴을 때려도

흔들리는 미학(美鶴)처럼

허연머리로 하늘을 쓸어낸다



아마,

날마다

그리운 외로움에 가슴아파하며

저버릴 수 없는 사랑을

너는 알기 때문이겠지....
마을 어촌계장은 필자를 마을에서 500여미터 떨어진 별장에 기거케 했습니다. 별장 가는 길에는 ‘평도 섬만의 구절초’가 쌀쌀한 날씨에도 아름답게 피어 있었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매번 지나칠 때면 엎드리고 누워서 구절초를 바라 봤지요. 그리고 구절초에게 물었습니다.
▲ 구절초     © 소산
-넌 해바라기니, 코스모스니? 아니면 국화니?



-구절초 넌, 왜 외롭게 한 송이만 피우는 거야?

-다른 꽃들은 여러 줄기에 꽃을 피우고 그러는데?

그러자 신기하게도 구절초가 말합니다. “나는 홀로 피지만, 또 여기저기에 흐드러지게 피지만, 내 생명력은 바위를 뚫고 나온단다. 나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밝고 순수함을 전달해주지···”.

▲ 별장으로 올라가는 입구     © 소산
필자가 머무르는 별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갈대숲을 걷다 해안가 100m쯤 못가서 별장으로 가는 편백나무숲 오솔길을 지나야 합니다. 여기서 소나무와 편백나무로 둘러쳐진 산길을 100m정도 더 가야 별장이 나옵니다. 만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왔다면,  손잡고 걷다 부닥치고 넘어져 초교 때 해본 뽀뽀도 나이 먹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겠지요. 아무튼 혼자서 걸었지만, 세상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원초적인 인간, 기본이 되는 본성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별장이 보이네요. 별장 바로 옆은 벼랑으로 100미터를 훨씬 넘습니다. 여기서 아래를 보면 아찔합니다. 어촌계장께, ‘운반수단도 없는데 그 무거운 재료를 어찌 다 운반했느냐?’고 물으니 빙그레 웃기만 했습니다. 참 신기했지요. 차도 없고 오토바이가 갈대 숲 까지만 오는데, 헬기로 자재를 날라서 지었는지 궁금했습니다.

▲ 별장     © 소산
그 섬에서 만난 수현군은 바다에 잠수하여 각종 어패류를 채취하는 스쿠버다이버인데,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가끔 필자와 이곳 별장까지 와서 군불도 지펴주고 맛난 걸 가져다 주기도 했지요.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성실하게 사는 모습이 배울만 했습니다.

▲ 평도에서 만난 스쿠버다이버인 수현군과 함께. 산중에 흐드러지게 널린 호박 한덩이를 훔치고 박았지요. 사실은 누님으로 맺은 분의 것인데 마음껏 가져가라 하셨습니다.  그 누님에 대한 스토리는 다음에 들려 드리지요.   © 소산
▲ 자연산 해산물. 담치, 전복, 해삼, 돛돔, 문어, 낙지 등은 낚시나 잠수하여 잡습니다.     © 소산
▲ 이렇게 해안가에서 잠수하여 잡습니다. 생선회 등은 2편에 올려 놓았습니다.     © 소산
별장의 방은 두 칸이고 샤워실과 부엌(식당겸용)과 별실을 갖추고 있었는데, 방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땐 외로움이 어디서 스며들었는지 냉갈(연기)로 변해 제 눈을 공격하며 자연스레 눈물범벅이 되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눈물을 삼키고 나서 한 일이 있지요. 장작불 사이에 있는 숯불을 아궁이 밖으로 꺼내 자연산인 반쯤 말린 생선을 구워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니 눈물이 자동으로 멈추더군요. 그 맛은 결코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동네 주민들께서 반쯤 말린 생선도 주시고,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집에 와서 가져가라고 하심에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몰래 훔쳐서 무지하게 먹었지요. 술과 회, 구이, 탕 등 먹어서 그런지 지금도 힘이 펄펄 납니다.

▲ 평도섬만의 해돋이 입니다. 별장에서 박은 것이지요. 가슴이 벅차 오르게 했습니다. 주민들이 왜 저를 뭍으로 못나가게 했는지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 소산
▲ 그런데 바로 앞 검등여를 두고 햇무리가 하나가 되었다가 둘이 되었다가 셋이 되곤 했지요. 주민들이 왜 저를 뭍으로 못나가게 했는지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정신 없이 박아놔서 많은 사진이 있습니다.   © 소산
아침에 일어나면 별장 창문으로 바라본 전경입니다. 금강산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경관이 뛰어 났습니다. 다음 편은 자세히 올려 드리겠습니다. 평평한 바위가 아주 넓은 하늘담도 있지요.
▲ 하늘 담     © 소산
검등여(다른 바위와 다르게 검은색임)는 평도와 구도(일명 갈퀴섬, 새 발톱을 닮았다) 사이에 솟아 오른 바위 섬이지요. 옛날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휘파람 소리에 바다 속 바위가 놀라서 수면 위로 솟아올랐지 않았을까요. 해녀들에게 잠시 쉼터를 제공해주고 그들의 마음을 닮아 바위가 검어졌지 않았을까 해서 검등여 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시 속에 도대불이 나오는데, 잘 모르시더라구요. 옛날에 포구에 들어오고 나가는 배를 위해 불을 밝혔던 등대의 전신을 도대불이라고 합니다.

평도의 사연


笑山


꼬불꼬불 섬 다랑 돌담 길

비석바위에 그대 이름 새기자

불타오른 섬돌은

반지를 끼우느라 용솟음 치더라



석란 동백꽃잎, 해풍으로 다듬어 주고

수평선은 북산 긴 허리 굽이굽이 감고돌아

물질하는 해녀의 휘파람 소리에

솟아오른 검등여



파도가 옆구리를 자꾸 때려친

하늘길 별자리엔

쇠갈매기 바위만 있을까보냐



물보라에 휩싸인 사연,

떠나가는 너를 위해

고운님 마음 올올히 새기며

도대불 하염없이 밝히더라
▲ 해안가. 다음 편에는 섬 곳곳의 정취와 사연이 소개됩니다.    © 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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