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을 버려내며
강욱규 시인 | 입력 : 2013/05/25 [13:12]
미움을 버려내며 경정 강욱규 미움을 산 풍경 흩트리는 구름처럼 갈기 갈기 아름답게 뿌려 놓고 싶다. 미움이 앞을 흐리게 가로 막으면 한 번 생각에 반 쪼개고 또 생각들로 나누고 나누어 악한 마음이 눈에 안 보이도록 하리라. 그래도 보이면 밝은 마음 살찌워 그 마음 덮어놓고 먹어 치우게 하리라. 마음은 미워함이 없어 분노가 없고 목도리도마뱀처럼 평정된 강물 위를 건너지 않고 가벼워져서 있는 듯 없는 듯 인생의 강 건너리라 뉘가 앞에서 창칼 들고 서 있어도 바르고 어리석지 않은 그의 본성을 깨워 나도 살고 그도 살게 하리라. 미움 없이 내려 놓고 가고자 함이니 빗방울이 옷에 스치면 그도 벗이요 째려 본 뒤 가는 들고양이도 잘 살아라 하는 친구이니 외로움은 세세처처에 온 데 간 데 없구나.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나그네는 미움 버리면서 산처럼 물처럼 살다 갈 지니 하루 해 뜨면 반가이 다시 태어난 듯이 여기면서 그렇게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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