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고진감래(苦盡甘來)
강욱규 시인 | 입력 : 2013/08/23 [17:27]
[옥상의 고진감래(苦盡甘來)]
옥상 화단에 있는 것들이 메말라 간다. 넓은 흙무더기도 아닌 좁은 땅에 내리지 않는 비 원망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 비 내렸다. 그치만 그들 순간적으로 반색하며 금새 푸르러지지 않는다.
그렇데도 그들은 비 싫지 않겠지 아마.
뿌리에 빗물 모으겠지 그리고 서서히 삼투압시켜 줄기로 잎으로 펌프질 하겠지.
그리고 토란닢같은 이파리 밝게 웃고 산 숲같이 줄기들도 싱싱해지겠지.
그들이 시(詩)를 쓴다. 잎으로 줄기로 그리고 독자인 나의 마음에게 뉘 그 뭐라더라 고진감래(苦盡甘來)라던가 하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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