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 부부 /김기수 내 사는 원곡동 아파트 위층에는 묘한 부부가 둥지를 틀었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에 –자주 있는 일이다- 우장창창, 아~악, 죽여라 이 x새끼야, x팔놈아~~ 아낙의 목청이 아파트 창을 뚫고 벽을 때린다 술 처먹은 남편 놈이랑 또 붙은 것이다 이 x팔년 이리 안 와~~ 욕이 된 밤공기는 복도에서 확성되어 더 크게 들려 온다 잠자던 비둘기도 놀라 퍼덕인다 해 뜰 때까지 아낙은 죽었다 살았다 몇 번을 했나 보다 욕도 지치고 내 귀도 치쳤다 (저들은 왜 저럴까, 묘한 집구석이다) 오늘 새벽은 침대가 쿵쿵거린다 박자가 잘 맞는 떡방아 찢는 소리가 분명하다 -이 또한 자주 있는 일이다- 차라리 싸우는 게 낮지 저 균형 있는 박자에 홀애비의 신경은 아주 곤두선다 이것들은 그렇게 싸우고도 저 지랄이 될까 싶다 홀수 날은 욕지거리 짝수 날은 방아소리다 비둘기도 사람도 110동 xx호 때문에 잠을 설친다 (저들은 정말 좋아서 저럴까, 참 묘한 집구석이다) 낯 모르는 이들이 주는 밤의 냉탕 온탕이다 참으로 기특하다(?) 나는 늘 동 틀 쯤에서 졸음이 온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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