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暻井의 시] 슬픔도 아픔도.
시간 지나 불편 되고, 더 시간 지나 찬란해지더라.
暻井 시인. | 입력 : 2015/11/03 [12:41]
[슬픔도 아픔도]
暻井.
슬픔과 아픔은 시간 지나기 전까지 결코 수월할 수 없는 커다란 무게일 수 있다가 곧 불편이 되고 곧 발효되어 미래의 현재에 천연 비료 된다.
세상의 어떤 슬픔도 아픔도 시간 앞에 녹슬지 않는 건 없더라 미쳐버릴 것 같아 돌아버릴 것 같아 주체할 수 없다가도 다 제정신 되고 저 멀리 먼 여행 떠난 것처럼 갔다가 결국 다시 여기에 돌아와 있더라.
그때쯤이면 그것들은 썩을만큼 썩어버리고 저절로 나아 새살 돋고 더 단단해지더라. 시간이 더 흐르며 햇살처럼 비춰 꽃처럼 별빛처럼 빛나더라.
어긋나지 않고 빗나가지 않은 곳에서 그 꽃과 그 별빛 마주대하면 그야말로 찬란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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