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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고위 외교관의 탈북과 의사출신 탈북자 청소부의 죽음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6/08/19 [14:15]

북 고위 외교관의 탈북과 의사출신 탈북자 청소부의 죽음

중국시민 | 입력 : 2016/08/19 [14:15]

  

▲ 영국주재 북 고위 외교관 태영호 공사의 탈북 보도

 

타이밍이 참으로 기막히다. 이른바 “집단탈북사건”에서 남성 지배인을 제외한 12명 여성들이 하나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사회로 나갔는데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흘러나와 잠깐 파문을 일으킨 뒤에 이어, 조선(북한) 주영대사관의 공사가 가족들을 데리고 탈북했다는 기사와 추측, 분석들이 언론을 도배하는 18일에 북에서 의사였던 40대 탈북자가 인천에서 청소부로 되어 안전모도 없이 빌딩 청소를 하다가 추락해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 그래도 북에서는 의사였는데... 의사출신 탈북자 청소부가 유리창을 닦다 추락사한 사건을 여러 언론에서  다루었다. 특히 아내의 간질환 치료를 위해 탈북했다는 사실과 고향의 부모에 대한 그리움, 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담은 일기장을 남겨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 저리게 했다. 고용한 미화원 업체 측에서는 도의적 책임만 있다며 오히려 유족들에게 화를 내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남녘의 실상이다.  © 사진설명 이창기 기자

 

의사가 북에서 뭇사람의 존경을 받는 직업이기는 해도 남보다 특별히 잘 살지 않으므로 의사로부터 청소부로의 변신 자체는 특기할 점이 없다.

 

단 한국식 개념으로는 그런 대조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딱이다. 의과대를 졸업하고 청진에서 의사로 일하던 그 사람은 아내의 병을 치료하겠다며 2006년에 탈북했는데 남에 가서 본업에 종사하리라고 예상했는지는 기사에 나오지 않았다.

 

적잖은 “탈북자”들이 남에 가서 원래 직업에 종사하리라고 믿었다는 자료들이 있는데, 너무 순진한지 아니면 탈북브로커들이 속였는지 알 수 없다만, 북에서 1%만 다닌다는 유명대학을 졸업하고 선생님으로 오래 일했다는 여자가 남에 가서 시시껄렁한 일만 하게 되어 충격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분단국이라 남과 북이 서로 학력을 인정해주느냐는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고 한국의 국산고학력무직자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대학교수였다 해서 의사였다 해서 어느 대학이나 어느 병원이 어서 오십쇼 하고 모셔갈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남의 대학에서 무슨 교수로 일하는 “탈북자”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개의 사위라는 신분 덕 따위 그럴 만한 사연이 있어서이다. 나쁘게 말하면 교학이야 잘 하던 못하던 신분 때문에 이용가치가 충분하지 않느냐 말이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물론 중국에서 일하는 조선사람들(정식취업이던지 불법취업이던지)에 대해서도 사회주의사회에서 나서 자라 게으르다는 평이 늘 붙곤 한다. 그런데 전직 의사는 남에 적응하기 위해 지게차 자격증을 비롯해 자격증들을 따는 등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니까 게으르다고 할 수는 없겠다. 어쩌다가 어렵사리 딴 자격증들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단순한 체력노동인 청소를 하다가 추락사했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10여 년 전에 어느 조선족 문필가가 쓴 한국체험기를 본 적 있다. 그 문필가의 친구로서 역시 조선족 문인인 사람이(글에 이름을 밝히지 않았음) 한국에 가서 일거리를 찾아 하다나니 개똥을 치게 되어 스스로 무척 한심했다 한다. 나도 조선족문학계에서는 꽤나 명성을 날리는 사람인데 이런 짓을 하게 되다니?

 

그러나 곧 생활체험 하는 셈 치자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렸단다. 그 문인의 심리에 여겨볼 점이 있다. “체험”으로 간주하는 것. 한국에 간 조선족들 가운데 워낙 배운 기술 예컨대 용접 따위를 갖고 꽤나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만, 한국인들이 꺼리는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3D업종에 일하면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 허나 한동안 고생해서 돈을 좀 모으면 중국에 돌아와 상대적으로 편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 덕에 버텨나간다.

 

조선족들과 달리 “탈북자”들은 돌아갈 데가 없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극단적인가? 돌아갈 데가 마땅치 않다고 말해보자. 물러날 길이 없으면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한국 대통령은 한국을 비하하는 신조어들을 비난하면서 “할 수 있다”는 정신을 발휘하기를 주문했다. 의사로부터 청소부로 된 사람은 그 경축사를 듣기 전에 이미 한국에서 10년 가량 “할 수 있다”는 정신을 발휘한 모양인데 결국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중국에서 멀리 바라보노라면 지금처럼 “헬조선”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때도 드물다.

 

갑자기 궁금해난다. 탈북단체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모아놓고 한국 입국을 기다리게 하는 “탈북자”들에게는 추락사 소식이 전해질까? 한국입국 후보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기사일 텐데...


원본 기사 보기: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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