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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길이 아니다

부산지방병무청장 임 재 하

윤진성 기자 | 기사입력 2017/01/16 [17:12]

꽃길만 길이 아니다

부산지방병무청장 임 재 하

윤진성 기자 | 입력 : 2017/01/16 [17:12]
▲     © 부산지방병무청장 임 재 하

외국에서 생활하는 아들의 병역사항에 대해 부모들이 가장 많이 상담했던 내용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건강보험 혜택 등을 받기 위해 우리나라 국적은 유지하면서 군대에는 안 갈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달라는 문의이다. 당신의 자녀가 소위 말하는 꽃길만 걷길 바라는 마음에 절실함을 담은 목소리로 병무청에 수차례 전화하여 묻고 또 묻는 것을 보며 안타깝고 씁쓸한 마음이 들곤 한다. 
현재 병역법상 영주권자, 복수국적자, 24세 이전 해외이주자 등의 경우 조건이 맞으면 37세까지 병역의무를 연기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연기를 받은 사람은 38세가 되는 해에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군대를 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수많은 부모님들이 아들을 꽃길로 안내하고 싶어 한다. 물론 오랜 외국생활로 인하여 모국의 문화와 언어에 적응이 어려워 군복무가 힘든 사람이나 실질적인 생활의 터전이 외국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 제도는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법이 제정된 순수한 목적을 벗어나 병역면제를 위한 하나의 합법적인 도구로 악용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것이다. 
국방의 의무는 나라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무이다. 그리고 우리의 자유와 권리는 나라가 온전히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나라를 지키고 그 나라가 나를 지켜주는 것이며, 그 누구도 이 중요한 전제에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너무 당연해서 식상한 이 전제를 우린 자꾸 꽃냄새에 취해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꽃밭에만 사는 사람은 꽃의 그윽한 향기를 맡기 힘들다. “엄마, 우리 이제 꽃길만 걷자” 한 케이블 방송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말한 소녀의 한마디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 것은 그 소녀가 지금까지 아름다운 꽃밭에서만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거친 자갈길, 험한 흙투성이의 길을 극복한 사람만이 꽃의 아름다움을 알 것이며, 꽃길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방의 의무가 지금 당장은 험한 길이라도 이 길을 다녀온 뒤 얻어올 인생의 성숙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야할 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답이 나올 것이다. 
병무청은 꽃길을 걷기보다 스스로 꽃이 되고자 하는 청춘들을 위해 2004년도부터 영주권자 등 입영희망제도를 운영하여 영주권 등을 유지하면서 병역의무 이행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영주권 유지를 위해 정기휴가를 이용, 출신국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이때 소요되는 왕복 항공료 지원 뿐 아니라 전역 시 돌아가는 항공료도 지원한다.
최초 시행 시 38명 뿐이었던 입영자는 2015년 579명으로 급증했고, 영주권 병사들은 인생의 디딤돌이 된 소중한 시간이라 여기며 병역이행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청춘들의 용기있는 선택에 대해 아낌없는 응원과 찬사를 보내며, 이들을 지원해주기 위한 병무청의 노력 역시 계속 될 것이다.

이메일:tkpress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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