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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선거’의 숨겨진 매력…전혀 의외 결과 나올 수도

윤진성 기자 | 기사입력 2017/05/08 [08:38]

깜깜이 선거’의 숨겨진 매력…전혀 의외 결과 나올 수도

윤진성 기자 | 입력 : 2017/05/08 [08:38]

[플러스코리아타임즈= 윤 기자]4~5일 이틀 동안 전국 3507곳에서 사전투표가 있었다. 이번 사전투표 열기는 당초의 상상을 초월했다. 전체 유권자의 26.06%인 1,107만 명이 사전투표를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심지어 투표용지 회송용 봉투가 부족해 관외투표자들이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작년 4․13총선 당시 12.2%였던 사전투표율이 두 배 넘게 늘어났다.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오후 서울 홍익대학교 앞 걷고싶은거리에서 열린 '투표참여 릴레이 버스킹 VOTE0509'에 참석해 시민들과 사전투표율 25% 이상 달성시 공약한 프리허그를 하고 있다.


전체 유권자의 1/4이 참여한 이번 사전투표는 몇 가지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 첫째, 소신투표가 늘었다는 점이다. 어차피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면 굳이 9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지역적으로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어 있는 호남지역에서 열기가 뜨거웠던 반면 전략적 선택으로 고민하는 영남지역은 소극적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전체 유권자의 1/4이 투표를 했고, 최종 투표율을 75~80% 정도로 봤을 때(2012년 대선 당시 75.8%) 투표할 국민들의 1/3이 이미 투표를 마쳤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그동안의 ‘비문(非文)연대-후보단일화’ 논의는 높은 사전투표율로 이젠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후보단일화가 된다 해도 너무나 많은 사표(死票)가 생기기 때문이다. 

▲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인천 월미도 문화의 거리 갈메기홀에서 열린 '인천 거점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후보단일화는 이젠 옛 이야기 

이번 사전투표에서 드러난 대구․경북(TK)의 저조한 투표율은 중보․보수층의 고민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 유권자들은 지난 몇 달 간 자신이 무슨 죄라도 지은 듯한 그런 분위기 속에서 우왕좌왕했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반기문 사무총장을, 그 다음에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이도저도 다 무산되고는 심지어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에게까지 일부 기대를 걸었던 것도 사실이다. 

왜일까? 문재인 후보와 친문세력에 대한 두려움이다. 문 후보에 대한 미덥지 못한 마음이 이른바 최악(最惡)을 피하기 위해서는 차악(次惡)이라도 선택해야 되는 것 아닌가는 흐름을 만들었던 것이다. 문재인 후보 측의 대선공약 1호가 ‘적폐청산’과 그를 위한 ‘적폐청산특별위원회’ 구성이고 이해찬 전 총리의 ‘극우보수를 궤멸’ 발언은 선거막판까지 계속되고 있다. 

사전투표까지 끝났고 선거막판에 이른 지금, 중보․보수층의 선택이 달라지고 있다. 깜깜이 선거가 시작된 3일 직전의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앞지른 결과(조선일보-칸타퍼블릭 홍준표 16.8%-안철수 15.7%, YTN․서울신문-앰브레인 홍준표 19.6%-안철수 17.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이제는 3주전에 했던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가진 유세에서 광주시민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깜깜이 선거의 역설 - 자기 소신대로 투표할 수 있어 

유권자들이 갈팡질팡하는 데는 남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전체적인 여론의 흐름은 어떤지를 생각하는 ‘눈치싸움’ 이른바 ‘밴드왜건 효과’가 작동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과 같이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어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 보수 유권자들은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여론조사에도 잘 응하지 않거나, 해도 대충 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3일부터 새로운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으니(2일까지의 최종조사결과를 대개 4일에 발표)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한 측면이 있다. 이제는 남의 눈치를 안 봐도 된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마음 가는대로 투표를 하면 그만이다. 무슨 경마중계방송 하듯 몰아치던 숫자놀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깜깜이 선거의 역설(逆說)이다. 

▲     ©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깜깜이 선거 기간 동안 엄청난 표의 결집 발생 

42.195 킬로미터를 달리는 마라톤에서 마지막 40킬로미터 지점은 마(魔)의 순간이다. 결승선은 겨우 2킬로미터 남짓 남았지만 다리는 움직이지 않고 숨은 곧 넘어갈 듯하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선거막판에 이르면 후보자들 입장에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거의 에너지 소진 상태다. 그냥 관성에 의해 무작정 앞으로 달릴 뿐이다. 이따금 상대방을 꼬꾸라트릴 궁리(심지어 마타도어를 써서라도)만 할 뿐이다.

하지만 유권자의 입장은 다르다. 이제는 자신의 지지하는 후보자와 정당을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명분을 찾는다. 1992년 12월의 대선 당시가 그랬다. 대선 투표를 3일 앞둔 12월15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물론 당시 공표는 되지 않았다) 김영삼(YS) 24.6%-김대중(DJ) 24.1%였다. 하지만 사흘 후 득표율은 YS 42%-DJ 33.8%로 YS는 단 3일 동안 17%p나 급상승했다. 바로 12월15일 통일국민당이 ‘초원복국집 도청사건’을 발표함으로써 보수층의 경계 심리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비록 대통령선거는 아니지만 비슷한 사례가 또 하나 있다. 바로 2010년 지방선거다. 당시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선일보와 YTN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16개 광역단체장선거에 대한 여론조사(각 지역별로 500샘플, 오차범위는 95%±4.4%p)를 했다. 그리고 깜깜이 선거 개시 당일인 5월27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서울(오세훈 48.9%-한명숙 31.2%), 경기(김문수 49.4%-유시민 29.7%), 충북(정우택 43.5%-이시종 34.2%), 강원(이계진 48.2%-이광재 27.7%)을 비롯해 16곳 중 10곳에서의 승리를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6곳 승리에 그쳤고, 특히 서울(0.6%p차)과 경기(4.4%p차)에서는 한나라당이 아슬아슬하게 신승하는 데 그쳤다.

 

2009년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의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던 지방선거에서 깜깜이 선거 6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바로 남북 간 교류협력 중지를 골자로 한 이명박 대통령의 5․24 대북제재조치 발표다. 당시 야권에서는 ‘전쟁이냐? 평화냐?’를 들고 나왔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진보진영이 결집했던 것이다. 

▲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합장하고 있다.

 

마지막 응집력이 승리의 관건 

선거를 치르다보면 정말 가슴에 팍 와 닿는 속담이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선거 막판에 이르면 후보자를 비롯해 선거관계자 모두가 자칫 집중력을 잃기 쉽다. 유권자들은 마지막으로 마음을 움직일 어떤 명분을 바라고 있는데, 그냥 지나치기가 일쑤다.

 

후보자들은 마지막 48시간(투표 당일까지 68시간)을 정말 목숨 같이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지지 유권자들을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투표장에 나와서 자신을 찍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자면 유권자들이 사명감에 불탈 수 있도록 짧지만 강력한 명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것만이 마지막 응집을 이끌어 내어 승리를 견인해 낼 수 있는 비결이다. 

이메일:tkpress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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