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친朴'…공천속내는 '제각각'
정치부 | 입력 : 2008/02/01 [12:56]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이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바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다. 강 대표가 1일 새벽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총대를 메고 나선 게 계기가 됐다.
이 총장은 그간 친박 의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사퇴를 촉구해온 대상. 친박 의원들 입장에선 자신들의 요구를 강 대표가 정면으로 대변해 준 셈이 됐다. 다만 이들이 한 목소리만 내는 것은 아니다.
'친박'으로 묶이며 단체 행동을 하고 있지만 속내는 제각각이다. 공천이라는 정치 이슈에는 의원 개개인의 정치 생명이 달려있기 때문.
아무래도 가장 고민이 깊은 건 '조타수'인 박 전 대표. 그는 지난달 31일 열린 친박 의원들의 대규모 대책회의에서 의원들에게 구체적인 액션을 지시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관측과 달리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보고 필요하면 다시 의논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공심위에서 "별도 심사"라는 애매모호한 결정을 했을 때도 "2월 9일 심사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시간은 벌었으니 숨을 좀 돌리자는 의미인데, 엄연히 정해져있는 당규를 놓고 자파 의원을 위한 주장만 펼친다면 '원칙'이 생명인 자신의 정치 이미지를 자칫 실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평이 나온다.
또 '벌금형이냐 금고형이냐' '선거법 위반도 넣어라' 등 총선을 앞두고 국민과 당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는 논쟁을 주도했다가 자칫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는 점에서 위험 부담도 크다.
친 박 의원들의 속사정도 마찬가지. 공천 여부의 확실성에 따라 의원들의 대응 강도부터 차이가 난다. 강경파에 속하는 한 의원은 내친김에 탈당 및 창당을 불사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강 대표의 '지지선언'에 한껏 힘을 받은 것.
그러나 이를 "시기상조"라고 보는 자파 의원도 있다. 한 의원은 "창당은 쉽지만 성공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강 대표와 이 사무총장의 대결양상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어차피 대표가 그런 말을 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당이라면 어떻게 사무총장이 대표를 이길 수 있으냐"는 것. 현재 상황에선 굳이 나서서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으미로 들린다.
이런 가운데 일부 친박 의원들은 1일 오후 2시 여의도 모처에서 모임을 가지고 이 총장의 사퇴 촉구 및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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