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숙
비오는 강에 갔습니다
강물이 가뭄에 줄어든 강폭을 점차 넓히며 허연 전갱이를 드러내놓고 있던 강둑을 향해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쩌 억 쩍 갈라진 강바닥은 이내 피돌기가 돌고 목숨을 부지한 몇몇의 게들이 제 구멍 드나들며 부산을 떱니다
생기가 돈 풀잎들이 바람에 모로 눕다 다시 일어나고 술렁대는 갯벌을 다독이며 모든 것을 품어 안기 시작한 강은 불어난 몸을 몇 번 뒤척이다가 강둑을 향해 나아갑니다
둑도 물이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물이 둑에 닿자 반가운 듯 찰랑찰랑 소리를 내는 물의 긴 허리를 감싸 안습니다
그런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나도 그 사람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김명숙 시인
프로필
*시인, 아동문학가 *시집 <그 여자의 바다> 문학의 전당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 "새싹" 저자 *가곡 33곡/ 동요 65곡 발표 *제54회, 57회 4.19혁명 기념식 행사곡 "그 날" 작시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 "영웅의 노래" 작시 *수상:부천예술상, 한국동요음악대상, 창세평화예술대상, 도전한국인상 외 다수 *이메일:sunha388@hanmail.net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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