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의 시] 꼬리
백학 시인 | 입력 : 2017/07/16 [14:20]
꼬 리
백 학
길들여 지기전 나는 어둠을 틈타 산맥을 내달리거나
거칠 것 없이 긴 울음으로 어린 짐승들의 가슴을 조이던 자유였어라
하여
정처 없이 어슬렁 거리는 처량한 달빛은 나의 것
이빨 들어낸 새벽의 공복 사생결단의 독기가 내 삶이 였어라
그러나 홀로 사랑하는 몸 가끔 쓰다듬어주는 너의 손길에 무슨 할말이 있으랴
그저 개처럼 나에게도 꼬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스치는 냄새만으로도 살랑살랑 조건반사의 움직임
침묵으로 스치는 너의 관심에 언제든 흔들어 보일 수 있는 내 사랑 퇴화되어 잊혀진 그런 표현 방법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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