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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소통하는 70대 청년 이외수
 
백승렬

 

 

[한국인권신문=백승렬] 이외수. 세상은 그를 ‘기인’이라 부른다. 혹자는 ‘반골’이라고도 부른다. 일부에서는 입에 담기 험한 말로 그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문인’이다.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감성마을에서 만난 이외수 작가는 특유의 밝고 유쾌함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보통 사람들은 견디기도 힘들었을 병에도 오히려 더 건강해지고 젊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새로운 작품 구상에 매진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세대와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모습은 이외수 작가를 설명해주는 모습이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그를 만나러 오는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외부세계와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다른 문인들과는 달리 이외수 작가는 세상과 소통하는데 적극적이다. 그의 SNS는 24시간 가동된다고 느껴질 정도로 분주하다.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만큼 충돌도 잦다. 권력자들과 기득권을 향한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에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물론 반대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오히려 그를 거세게 비난하기도 한다. 강한 비난에는 다소 주춤할 것도 하지만 오히려 이외수는 더욱 거세게 자신의 생각을 쏟아낸다.

 

워낙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다 보니 연예계에도 인맥이 상당하다. 가수 김장훈은 종종 이외수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감성마을에서 공연을 펼친다. 가수 윤도현 역시 이외수 작가와 남다른 친분을 갖고 있으며, 방송인 김제동, 배우 구혜선까지 분야, 세대, 성별을 초월한 소통과 교류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100권 이상의 작품을 발표한 작가이면서 다양한 방송, 영화에 출연한 엔터테이너이기도 한 이외수. 하지만 그에게는 소통가라는 이름이 오히려 더 잘 어울릴 정도로 소통에 적극적이다. 비록 그 소통이 마찰의 이유가 된다 하더라도 이외수는 소통을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좋은 글은 교감에서 나온다"라는 것이 그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감성마을이 위치한 강원도 화천은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였으며 3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는 군사지역이기도 하다. 이외수 작가는 왜 화천에 자리를 잡은 것일까?

 

이외수 작가는 "감성마을은 지자체가 생존작가에게 제공한 대한민국 최초의 문학체험공간이다. 감성마을이라는 명칭은 내가 화천에 들어오면서 붙였다. 인간이 마을이 형성하기 이전에 동식물들이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 나는 인간에게 자연을 전하고, 자연에게 인간을 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감성마을을 소개했다.

 

이어 "사실 내 본적은 경남이다. 내가 처음으로 강원도에 발을 디딘 곳이 화천이다. 춘천에서 문학 연수를 하게 될 때 연수생들에게 내가 숙식을 제공했다. 수시로 쌀이 떨어졌는데 당시 화천에서 생산된 쌀을 정갑철 화천군수가 보내줬다. 정갑철 군수가 자주 연수생들을 격려했다. 어느 날 화천군에서 들어오라고 권유를 해서 화천에 터를 잡게 됐다. 화천은 군사 지역이자 접경지역이다. 3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사실 문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화천은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적지 않았다. 내가 관심사병 교육을 담당하면서 사건이 현저하게 줄었다. 군인들에게도 삶 전반에 걸친 감성과 예술적 갈증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 군인들이 예술적 감성과 거리가 멀었는데 내가 들어오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고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수는 집필 활동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작가로 알려진 만큼 호불호도 확실하게 갈린다. 팬과 안티가 극명하다. 이에 대해 이외수의 생각은 확고했다.

 

이외수는 "소설가인 만큼 소설 공부가 가장 중요한 명제다. 사회적으로는 기여도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에 SNS로 소통을 하고 있다. 젊었을 적에는 비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옛날에는 정치는 정치인들의 몫이라 생각하고 외면해왔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참여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정부패에 날 선 목소리를 내다보니 종북좌빨이라는 누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알다시피 내 아버지는 무공훈장을 받은 군인이고, 나와 내 아들들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나를 종북좌빨이라 비난하는 이들 중에서 자신 있게 병역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를 하는 만큼 갈등은 필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외수 작가의 생각은 확고했다. "부정과 부패는 여야를 막론하고 안 되는 것이다. 특히 방산비리는 나라를 망치는 행동이다. 정치적 성향으로 좌우로 나뉘어 해석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본다. 경험이 반드시 지혜가 되지 않는다. 과거의 교육은 하향식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젊은이들에게 배워야 한다. 시대적 흐름을 간파해야 한다. 서로가 자신을 우월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진정한 소통은 쌍방이어야 한다. 마음이 열려있어야 한다. 나이 든 세대가 좀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야 한다. 젊은 세대는 나이 든 세대의 경험과 가치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최근에는 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부 문인 및 예술계 종사자들의 불미스러운 일과 성문제에 관련된 추문들이 안 그래도 어려운 문단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이 가치관을 수정해야 한다.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는데 무엇이 행복인가. 물질의 풍요만이 우리들의 행복을 보장해주는가.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경제력은 10위지만 행복지수는 한참을 미치지 못한다. 물질의 풍요보다 더한 행복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그중 하나가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문학을 기피한다. 이참에 예술 작품을 시험에 내는 걸 그만둬야 한다. 예술을 즐거움의 대상이 아닌 고민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잘못이다. 건국 이념과 교육 이념은 같이 가야 한다. 생존경쟁, 약육강식, 적자생존은 동물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것이다. 교육이 인간을 동물처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반드시 고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에는 암수 구별이 없다. 예술은 성적인 갈등을 초월한다고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은 아름답지 않은 것을 사랑할 수 없다. 절대적 아름다움은 조화에서 나온다. 남자든 여자든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등은 아직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조화는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고 아름답지 못한 것은 인간이 사랑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외수 작가의 말대로 강원도 화천군은 3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는 군사지역이자 북한과 대치를 벌이고 있는 접경지역이다. 남북관계의 상황에 따라 지역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일부 정치세력으로부터 종북좌빨로 모함을 받았던 것이 무색하게 이외수 작가는 북한정권 특히 김씨 일족에 대한 비난을 강하게 쏟아냈다.

 

이외수 작가는 "김정은은 툭하면 미사일을 쏘는데 그러면 동네 경제 상황이 달라진다. 남북관계에 따라 화천의 경제가 불투명해진다. 적어도 북한이라는 나라는 나 같은 예술지상주의자들에겐 지옥이다. 북한의 예술은 정권유지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은 인간의 도덕성, 예술의 거룩함을 기대할 수 없다. 북한 예술인들의 놀라운 연주능력이나 퍼포먼스를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데 그건 예술의 감동이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감탄이다. 기술은 가슴을 울리지 못한다. 북한은 예술의 가치를 그렇게 폄하시키는 것이다. 누가 봐도 북한은 불량스러운 집단인데 올바른 말을 한다고 종북좌파로 몰아세우는 건 그 사람들의 정신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외수 작가의 본업은 소설가다. 즉 문인이다. 문인은 글로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 이외수 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무엇일까?

 

이외수 작가는 "오래 기억되는 글 머리에 남는 글보다는 가슴에 남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머리는 감동을 받지 못한다. 머리는 기억될 뿐이다. 견해의 일치라는 기쁨이 있을 뿐이다. 독자들에게 가슴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나는 주로 만물과의 소통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예를 들어 방에서 벽을 보고 이야기를 한다. 자문자답 식으로 접근한다. 바위에게 입을 달아주면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생각을 해본다. 사물과 많은 대화를 하고 사물의 겉만을 보지 않고 속까지 들여다보려고 하는 것이 좋은 글쓰기에 접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좋은 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어 "기술과 예술의 기준은 모호하다. 내가 생각하는 기술과 예술의 차이는 정신적 영적 에너지의 차이다. 사실 굉장히 어렵다. 생각이 끊어진 곳에 도가 있다는 말이 있다. 흥부와 놀부의 예를 들면 다리 부러진 제비를 보고 아픔에 공감하는 것은 마음이다. 대상과 내가 합일 됐을 때 사랑이 생기고 정신적 영적 에너지가 상승한다고 생각한다. 대상과 내가 이분화 돼 있을 때는 정신적 영적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다. 정식적 영적 에너지에는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이 없는 예술은 그저 기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선중기의 문인이자 정치가인 교산 허균은 당시 기득권에 있던 성리학자들을 비난하고 다양한 학문을 접했다. 또한, 서얼, 천민들과 소통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당연히 기득권에 있던 양반 계층은 허균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허균의 이름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홍길동전이라는 소설의 작가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당시로써는 혁명적인 사고를 가졌던 선각자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외수 역시 열린 마음의 소유자다. 소설가라는 틀에 갇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벽을 허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70이 넘은 나이 치유되기 어려운 병을 몸에 안고도 오히려 더욱더 열정적으로 세상을 만나고 있다. 이외수 작가는 진정한 청년정신의 화신이라고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원본 기사 보기: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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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08 [22:55]  최종편집: ⓒ plu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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