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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천 작가 "잃어버린 한국인의 얼굴을 찾아서"

"이제 마스크를 벗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이하천 소설가 | 기사입력 2021/09/29 [08:35]

이하천 작가 "잃어버린 한국인의 얼굴을 찾아서"

"이제 마스크를 벗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이하천 소설가 | 입력 : 2021/09/29 [08:35]

▲ 어릴적 단군왐검. 어머니는 배달국 18대 거불단임금의 황비. 그림=김산호화백



 “한국의 부패현상은 매우 흥미롭다.
엘리트 카르텔 유형이다.
많이 배운 놈들이 조직적으로 뭉쳐서 국민을 등쳐먹는다."
- 마이클 존스턴(미국 콜게이트대학 정치학과 교수)

 

▲ 문재인 대통령  © 플러스코리아




문재인 대통령은 윈윈으로 개혁을 해내길 바랐다.
추미애는 맞짱뜨기로 개혁을 해내려 했다.
현시점으로 보아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맞다.
왜 그럴까?
민주화의 겉껍질을 투쟁하던 시기는 맞짱을 뜨는 게 나름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화를 내면화해야 하는 시기이다.
내면화 시기는 너의 잘못 나의 잘못 조상의 잘못이 뒤엉켜 있기 때문에
맞짱뜨기는 엄청난 분란을 야기 시킨다.
자신이 기득권에 속해 있다면 대부분의 한국인이면 기존의 질서 속에서
답을 찾으며 이익을 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 우리 모두의 원죄가 있다.
허용하고 동참하고 부러워했고 자식들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특한 정서적 지형도를 갖고 있다.
그 지형도의 핵심개념은 사적정신이다.
그 지형도 속에서 그 지도를 따라가지 않는다면 엄청난 개인적 손해를 본다.
부모도 사회도 그 지도를 따라가라고 협박한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우리의 비극적인 심리적 측면의 역사가 있다.
그렇게 형성된 조상의 잘못을 딛고 여기 내가, 그리고 우리가 서 있는 것이다.
한국인이면 여기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가부장제란 정신적 틀에서 너무도 오랫동안 갇혀 살았기 때문이다.
가부장제가 한국인에 끼친 폐혜는 무엇일까?
가부장제는 첫째 한국인에게 왜곡된 강자의 논리를 심어주었다.
둘째 가부장제는 한국인에게 한 사람이 두 가지 언어를 쓰면서 살도록 만들었다.
셋째 가부장제는 한국인에게 공적정신 대신 사적정신을 심어주었다.
이런 심리 속에서 한국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가면을 쓸 수밖에 없었다.

가면(페르소나)!

사실 내가 하는 작업은 가면을 벗겨내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공정과 정의라는 시대정신의 깃발을 꽂은 것도 가면을 벗겨내는 작업이라고 본다.
나는 가면현상을 SUPER I 와 REAL I의 분리현상으로 보았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사회에서 성공을 하려면 가면을 써야 가능하다.
그 가면의 최고 정점에 있었던 사람들이 이명박과 박근혜이다.
그들이 가면을 벗자 한국인들은 으아악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 당시 잘나고 성공한 강자들이 가면을 벗자
그들이 마구마구 거짓말을 하는 장면을 우리는 경악에 차서 보았었다.
훌륭한 강자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것은 너무도 비극적인 일이다.
훌륭한 강자들이 도처에 깔려 있을 때
우리는 그런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부른다.

뭔가 거짓말을 하는데...그게 뭔지 분석이 되지 않았던 시절...
30대 중반까지 그래서 몹시 답답했고 불행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괴로웠던 것은 거짓말로, 아, 우리는 슬프다는 패배적 언어로 쓸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었다. 
그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적들에 둘러싸일 수밖에 없는 현실...
나는 가면 속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 그 이유를 찾아 길고 긴 내면으로의 여행을 해야 했었다.
우리사회는 크고 작은 각종 가면을 쓴 사람들이 집어삼켰다.
이제 한국인들은 그 가면을 하나하나 벗기기 시작했다.
가면을 쓴 상태에서는 너도 불행하고 나도 불행하기 때문에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불행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사회는 병적일 정도로 과도하게 돈으로, 정신적 사기로 넘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름 훌륭한 인격으로 나라를 다스리려 했다.
그러나 이런 독특한 사회에서는 부하들에게 맡겨 놓고 기다려주지 말고
즉각 자신이 행동했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금 쯤 아마 놀랬을 것이다.
우리사회가 이렇게 문제가 많은 사회인줄 몰랐을 것이다.
모범생으로 시험만 잘 쳐서 성공한 사람들이 장관자리에 가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서는 파격적인 행동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간과했다.
믿고 기다려주고 하는 사이 개혁은 말만 있고 실제 표면적으로는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은 사회적 문제에 적극개입하면서
즉각즉각 행동하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예비후보  © 플러스코리아




지금 나와 있는 더민주 쪽 대선후보들 중
누가 가장 엷은 가면을 쓰고 있을까.
대통령이 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정책을 쏟아내지만
두터운 가면을 쓰고 있는 후보일수록 실제 행동은 나오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자라면서 적응하기 위해 수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가면을 쓴
공무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면과 가면의 부딪침
그 부딪침 속에서 어디까지 뛸 수 있다고 보는가?
LH사건이 단적인 예다.
토건비리세력과 정치세력이 합세를 해서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성남시 대장동 화천대유 사태도 단적인 예다.
우리사회처럼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곳에서
마스크를 쓴 강자들의 이 처참한 농간...여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한국사회
이것도 제도와 시스템 문제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든다면 수없이 많다.
그러니 큰 거 큰 거만 찾아 움직이고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야 하는 일에서는
가면과 가면이 부딪치기 때문에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말하자면 말만하고 패스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개인은...약자들은 계속 나가떨어진다.
어린이 학대문제, 토건비리문제도 다 이 선상에서 분석해야 실체가 보인다.

추미애가 틀린 것은, 그래서 국민저항을 받은 것은
사람만 바꾸면 된다고 생각한 것에 있다.
현 단계의 개혁은 사람만 바꿔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데 그 어려움이 있다.
추미애의 개혁의지는 높이 평가하나 윈윈구조로 들어갔어야 그나마 길이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승자는 그렇게 행동해야 그나마 출구가 있다.
6 대 4, 5 대 5, 때론 3 대 7 정도로
윤석렬과 상의하며 개혁의 드라이브를 걸었어야 했다는 말이다.
가면이 다른 가면을 쓴 사람으로 바꿔서는 곧 적폐현상이 드러난다.
그래서 계속 가면이 행동할 수 없도록, 강제성에 의해 스스로 가면을 벗겨내도록
시스템과 법체계를 촘촘히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분간은 도륙수준의 법집행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을의 입장에 있는 약자들은 계속 신음할 수밖에 없고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횡포는 음으로 양으로 문어발처럼 뻗어나갈 수 있는 시스템...
이걸 끊어낼 수 있는 사람
대한민국은 지금 그런 대통령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그게 누구일까?
다행스럽게도 숨죽이며 있던 그렇게 잘 속아 넘어가던
한국인의 집단지성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가 되던 그 집단지성이 가리키는 곳에 답이 있을 것 같다.
해서 나는 흥미롭게 바라보며 희망을 가져 본다.
이제 켜켜이 뒤집어쓰고 있던 가면이 생명력을 다 해 가는 것 같아서
더 이상 허용이 안 되는 것 같아서 기대를 가지고 대선열전을 지켜본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더민주의 내로남불, 진영논리로 인해서
국민의 마음에 이성적인 마음을 가로막을 증오심, 미움, 분노의 감정이 심어진 것...
이게 4.7 보선과 같이 정권교체라는 심리로 작동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동안 그런 심리적 짐(내로남불, 진영논리)이 보일 때 마다 그렇게 난리를 했는데
알아듣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럴 때 마다 편들기라는 진영논리가 작동했다.
언뜻 보면 선거패배가 부동산 문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부동산 문제만 가지고는 그런 증오심과 분노의 감정이 국민에게 심어지지 않는다.
더민주가 한 훌륭한 일은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기득권들이 자행해 왔던 거대하고 견고한 유리천장을 금이 가도록 만들었다는 것.
이제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금이 간 이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우리사회에 공정과 정의라는 깃발을 꽂아야 하는 것.
과거로 회귀하는 것 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다.

국민의 힘은 아직 심리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게 핵심이다.
그들에게도 훌륭한 인재가 보이기는 하나
그들은 유리천장을 깨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기득권으로 살아 온 시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의 힘이 정권을 잡으면
금이 간 유리천장을 보수공사하려는 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
이게 현시점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경계를 해야 할 부분이다.
미움, 증오심, 분노의 감정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 것.
미래를 위해 행동해야 하는 것.
그래야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서 우리의 잃어버린 얼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공정과 정의의 깃발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70% 이상 작동될 때
우리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것. 그때가 되어서야 선진국이란 말을 할 수 있다.
그래야 구석에서 구석으로 내몰려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진정성이 되살아나고
강자에게만 맹렬하게 흐르는 피가 약자에게도 원활하게 흐르게 된다.
지금은 피가 흐르다 마스크에 부딪쳐 손끝까지 가지 못하고 도로 역류해서
강자들에게 과도한 피를 공급함으로서 그 피가 부패해서 그만 존재혈맥응고병에 걸려버렸다.
이 병은 부패라는 썩은 피로 등장해서 국민들을 병들게 하고 나아가 등쳐먹는다.
아파트 값이 왜 이렇게 국민들을 괴롭히나 싶더니
바로 이 존재혈맥응고병에 걸린 썩은 피들의 농간임을 이번 화천대유로 확실히 알았다.
토건세력, 정치세력(국민의 힘 당), 언론재벌, 법조인, 금융마피아로 연결되는 카르텔
6년 일하고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을 받은 곽상도의원 아들의 실체는
국민들을 다시 한번 경악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더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 카르텔을 깨부수기 위해 시도했던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우리는 그의 천재적 노력을 어떻게 봐야할까.
그런 게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기득권 유리천장을 깨부수려는 노력으로 봐야 한다고 본다.
왜 좀 더 확실하게 하지 않았느냐고 질타를 하지만 그 당시로서는 그게 최선인 듯 보인다.
그 최선을 이용해 먹은 세력들의 검은 고리도 드러날 것이다.

이제 마스크를 벗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을 아주 중요한 분기점으로 본다.
이런 시기를 만든 것도 진보진영의 노력과 고통의 댓가다.
그들이 고문 받고 피터지게 두들겨 맞고 목숨까지 버려 가면서 저항한 심리적 배경이 작동한 결과라는 것.
그들이 좀 더 훌륭하게 개혁을 못한 것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있지만....그래도 유리천장을 깨서 금이 가도록 만든 것....
이것만 해도 굉장히 많은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하천(작가)
 

소설가이며 문화비평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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