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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성혜의 나라>, 비참한 乙 성혜가 선택한 여생은?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18/05/04 [23:13]

영화 <성혜의 나라>, 비참한 乙 성혜가 선택한 여생은?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8/05/04 [23:13]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한국경쟁 부문에 초청돼 4일 관객들과 만난 영화 <성혜의 나라>는 우리시대 을(乙)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학졸업 후 인턴으로 취업한 대기업에서 성희롱을 당하고도 동료들의 외면으로 스스로 박차고 회사를 나온 ‘성혜’는 이후 4년 동안 번번히 지원서를 내는 곳마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신문 배달로 겨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여기에 지방에 사는 부모님은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 성혜에게까지 경제적으로 손을 벌리고, ‘사람만 좋은’ 그녀의 애인은 공무원 시험 준비만 몇 년째이고 비전도 없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고시원에 살던 성혜의 대학 동기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착잡하다,

사실 성혜도 혹시 언제 사용하게 될지도 몰라, ‘가짜 인생사’를 통해 꾸준히 수면제를 처방 받아 모아둔 터였다.

자꾸 결혼을 재촉하던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한 그녀는 머지 않아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취업도, 연애도 게다가 친구와 부모님의 죽음까지 모든 상황이 참 암담하다.

그래서 그런 그녀의 상황을 잘 보여주기 위해 러닝타임 전체를 흑백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정형석 감독의 설명.

부모님을 차로 친 MB그룹 이사라는 사람이 그녀에게 5억원이라는 거액의 합의금을 건네고, 결국 마음을 추스린 그녀는 그동안 돈 없어서 못해 본 것들을 하나씩 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다.

자신이 일하던 편의점 알바를 관둔 후, 그곳에 손님으로 가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도시락을 돈 내고 사 먹는 것이 고작이다.

이 큰 돈으로 뭘할까, 여행을 갈까? 가게를 차릴까? 고민하던 그녀가 내린 결론은 40년간 매월 145만원씩 찾아 쓰는 것.

어찌보면 스물 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돈이 생겼다고 놀고 먹으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극중 대사처럼 그 돈으로는 변변한 아파트 한 채도 사기 힘들다.

그렇다고 여지껏처럼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며 살아 가는 것도 비참하다.

어쩌면,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성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 아니었나 싶다.

영화 <성혜의 나라>는 4일에 이어 6일과 9일 두 차례 더 관객과 만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원본 기사 보기: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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