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안문길의 단편소설] 아파트 공화국의 몰락

안문길 | 기사입력 2020/02/25 [09:49]

[안문길의 단편소설] 아파트 공화국의 몰락

안문길 | 입력 : 2020/02/25 [09:49]

 

[안문길의 단편소설] 아파트 공화국의 몰락

 

 이미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공화국의 사직은 백년을 넘지 못했다.

 

천제는 왕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백성을 다스리는 근본은 잘 먹이고 따뜻이 입히고 편안히 안식을 취하도록 하는데 있다. 이를 이루지 못 하는 자는 왕이 될 자격이 없다. 백성이 행복하지 못한데 왕은 무엇이며 정치는 무엇에 쓸 것인가. 만약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요령을 피우려 하는 자는 천벌을 받을 것이다. 또한 하늘에 오르려는 생각을 버리고 땅에 발을 붙이고 살도록 하여라. 땅은 하늘이 내린 것이니 골고루 나누어 갖도록 하여라. 그러면 내가 너희에게 복을 내릴 것이다."

 

왕들은 천제의 말을 잘 따라 백성을 다스렸으므로 누천년 세상은 평온 하였고, 백성들은 행복하였다그런데 세상을 뒤집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동방의 한 작은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이들 백성들은 선하고. 부지런하여 어느 민족 부럽지 않은 만족한 생활을 누리고 살았다. 그런데 문제는 멍텅영들에게 있었다. 이 멍텅구리 영감쟁이들은 나라를 이웃 쪽발이에게 팔아넘겨 백성들을 식민지 천민들로 전락 시켜 고생시키더니 백성들이 피 흘려 나라를 되찾자 생전 보도 듣도 못한 이념이라는 걸 내세워 곧바로 전쟁을 일으켜 백성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급기야 나라를 위쪽 아래쪽으로 갈라놓고 왕의 이름을 대통령이니 위원장이니 바꿔 가며 거들먹거렸다. 이 멍텅영들은 반대편 이념을 헐뜯으며 그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략, 술수, 기만을 일삼으며 백성들을 도탄으로 몰았는데 아래쪽이 심했다.

 

아래쪽 백성들은 머리가 좋아 천제의 명을 숙지하고 있었으므로 밝고 옳은 것을 정신에 담고 살았다. 그래서 그들은 삶의 질이 보다 나아지기를 원했고 스스로의 선택을 머리에 담고 있었으므로 자유로운 삶을 원했다. 그러나 백성들의 자유로운 삶은 멍텅영들의 정권 유지에 걸림돌이 되었다.

 

그래서 독재자들은 군화와 총칼로 백성들 목줄을 죄며 탄압하였는데 나라를 되찾은 이후 그칠 날이 없었고, 언제 까지 맥을 이어 갈는지 지금도 숙제로 남아있다. 또 그들은 백성들이 땀으로 일군 경제까지 망가트려 순적 백성을 자살, 정신이상, 가정파탄 유사 이래 없던 빚쟁이로 내 몰았다.

 

잠깐, 멍텅영들의 가증스런 정권 유지 작전은 군화와 총칼, 경제 파탄만으로 일관된 것만은 아니다. 그들이 백성을 기만한 것 중 하나는 눈 가리고 아웅식 편법을 썼는데 마치 스페인인들이 페루인들에게 무임금 노동에 불평하는 자는 천주교를 믿지 못하게 하겠다는 신까지도 우롱한 기본권 착취 작전이었다.

 

예전에 왕들이 자식에게 왕권을 물려 줄 때 세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백성을 다스리려면 갖춰야할 근본 덕목이 무엇인고?”

 

, 배불리 먹이고, 따뜻이 입히고, 편안히 잠 잘 수 있도록 돕는 것이옵니다."

 

옳거니, 이는 천제께서 내리신 명이니 백성을 다스리는 자로서 마땅히 갖추어야할 덕목이다. 그러니 마음에 깊이 심어 실천 하도록 하여라.“

 

여기 생각이 좀 모자란 청년이 하나가 있다. 모 대학 건축가를 나온 청년으로 대학을 나오자 원종열 건축사 설계 사무소를 차렸다. 원종열은 커다란 희망과 의욕을 가지고 설계사소장의 임무를 다하려 다짐하였다. 그는 건축 공부를 위해 서구나 북유럽을 여행한 경험이 있으므로 그 사람들의 주거환경을 머리에 담고 있었다. 회사가 문을 열자 그가 기대한 대로 여러 군데에서 주문이 들어와 그는 설계 일에 매달렸다. 그런데 건축 설계를 하는 동안 여러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초가를 벗기고 양철지붕을 올렸을 때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 형태로 바뀐 주거 환경에 만족해하였다. 그럴 즈음 인구가 도시로 몰리자 주택난이 심각하게 되었다,

 

멍텅영, “, 주택난 어쩌구 저쩌구 애들이 떠들어 싸던데 우리 몇 번 더 해 먹어야 되잖아

             뭐 방법 없냐?”

멍청또, “없긴요. 우선 급한 불끄기 위해선 애들을 한 방에 왕창 몰아넣는 겁니다. 다 세대를

            만드는 거지요.”

멍텅영, "그렇지, 감옥도 여러 명이 수감되지. 멍청한 또라인 줄 알았더니 생각이 있 구먼.

           그담엔?"

멍청또, "닭장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닭장처럼 고만고만한 집에 포개 들어가 살게

            하면 집을 많이 짓지 않아도 될 겁니다. 소위 외국에서 말하는 아파트란 거지요?

멍텅영, “그래? 외국 애들은 닭장을 아파트라 부르는가? 어떻게 만드는데?

멍청또, “어렵지 않습니다. 연탄 찍어내듯 찍어내면 되니까요.”

멍텅영, “그렇군. 그런데 우리 힘만으로 애들 마음을 우리 쪽으로 돌릴 수 있을까?”

멍청또, “염려 묶어 두십시오. 행세께나 하는 고리대금업자, 악덕 건축업자들을 몽땅

            손아귀에 잡아놓았으니까요."

멍텅영, “역시, 모사꾼으로 자넬 선택한 내가 자랑스럽군. 이번 일은 멍청또 자네가 알아서

          잘 처리하게.”

 

주택정책을 해결했다고 생각한 위대하신 멍텅영은 권력 연장을 위한 다른 방법은 없나 궁리하다가 눈이 감겨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종열, “이게 아닌데?”

오대담, “ , 뭘 그렇게 고민 하냐?”

종열, “ 지금 대단지 아파트 설계 요청이 들어왔거든. 그것도 삼 사십층 짜리.”

오대담, “ , 한탕 했네.” 몇 년은 먹고 살겠군.“

종열, “ 그게 아니래두. 내가 아는 바는 외국을 돌아봐도 오층 이상의 아파트 단지는

          보질 못했어. 국가에서도 고층은 통제하구.”

오대담, “우리가 외국과 같냐. 인구는 많고, 토지는 적은데."

종열,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가  한국 사람에게 던진 질문의 답과 똑같네.

         그녀는 우리나라에 와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우후죽순처럼 솟아있는걸 보고

         놀랐지. 처음엔 군대 병영인줄 알았는데 민간인이 사는 대단지 아파트 란걸 알고

         질문을 던졌거든. 프랑스에서는 도시 빈민층의 주거를  마련해 주 기 위해 정부에서

         아파트를 지었는데 지금은 슬럼화 되고 퇴락하여 가서 살려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범죄의 소굴이 되어 경찰이 관여하지 않고는 치안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더군. 더구나 

          그곳에 사는 주민과 경찰이 충 돌 해서 국가  존폐에 이르는 데모 사태가 끊이질

          않았는데 2005가을에 는 차량 5천여 대가  불타고, 천명 이상이 체포 구금되는

          소요 사태가 대단 위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어났다는 거야. 그 원인이야 구조적

         결함이나 의식 의 차이에서 일어났을 테지만  아파트가 지어지고 시간이 흐르자

         건물은 낡 아지는 데 국가에서는 예산 부족을 핑계로 나 몰라라  하다 보니 퇴락한

         환경에 사는 사람들의 불만이 밖으로 터졌던거지 사람들을 결집시키기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만큼 쉬울 수는 없는 것 아냐. 그런데 한국에는 왜 이렇 게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많은가? 의구심이 생겼던 거야. 그래서 까닭을 물 었더니 정치, 사회, 교육,

         종교, 군사, 등등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가 한결같 이 인구는 많고, 토지는 적으니까.’

         라고 대답 하더라는군.“

오대담, "우리나라의 정치 풍토, 경제성장, 국민의 의식 구조를 잘 알지 못하고 ,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던진 질문일 테지. "

종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인구 밀도가 우리보다 높고, 국토도 작은 네덜란드나

         벨기에 같은 나라에서 이런 거대한 아파트 단지는 찾아 볼 수 없다는 거야. 그녀는

         그녀가 쓴 아파트 공화국이란 글에서 이런 대답은 요소들의 상 관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가장 명확한 요소만을 강조하여 필연적 원인인 것처럼 간주하는 결정론적인

          해석이라고 지적했지.“

오대담, “그런데 자네가 고민하는 이유가 뭐야?”종열, “같은 대학, 같은 학과, 같은 설계사를

            하면서 내 고민이 뭔지 모르겠나?” 오대담, “글쎄, 고층 아파트 설계를 땄으면 입이

            째져도 모자랄 판에 고민이라니?”

종일, “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려하지 말고, 미래를 바라봐. 정부의 주택 정책이 올바른 것인지."

오대담, “잘나가고 있잖아. 하루하루 치솟고 있는 대단지 고층 아파트. 보기만 해도 마음이

           후련해. 우리 문화와 경제도 서구를 따라가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 마저 느껴져. 집을

           많이 지으면 우리  국민 모두가 고루고루 안식처를 갖게 될거구. 집 걱정하는 사람도

           없어져 행복한 나라가 될거야.”

종일, “ 너도 멍텅영을 닮아가는구나. 아파트가 높아지고 넓어지는 만큼 배불려 치 솟는

         집값. 그걸 서민이 어떻게 감당해. 집을 많이 지으면 서민에게 골고루 돌아간다구?

         짓기 전부터 투기꾼들이 집값 올리기 위해 달려가 독차지하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 아무리 많은 집을 지으면 뭘 해. 가진 자들 의 배만 불려주지.”

 

종열과 오대담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파란 기와집 안에서도 비슷한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멍텅영,“ 집장사. 아니, 닭장은 잘 지어지고 있냐?”

멍청또, “여부가 있겠습니까? 눈 깜짝 할 새에 수백만 채를 지어 놨지요.지금 사람들이

          분양받으려고 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멍텅영,“ 분양이라?” 뭔 말인고?“

멍청또, ” , 그게 집장사들이 만들어낸 말인데, 쉽게 말하면 집을 팔아먹는단 말이 지요.“

멍텅영,“ , 그런데 집 팔아먹는 정부라고 애들이 눈 돌리지 않을까? 집값이 비싸면 원망의

           눈을 이쪽으로 돌릴 텐데....멍청또,” 우리 정부가 언제 집 팔아먹었나요. 수수방관

           부추기기만 했지.지들끼리 지 지고, 복고 하는 것이니까 염려 덮어두시지요. 머리를

            짜내고 짜내 대책을 마련해 놓았으니까요. 몇 가지만 말씀드리지요. 은행이라는

            고리대금업자를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닭장을 사려는 사람에게 그걸 담보로 쉽게

            융자를 받게 하는 겁니다. 집을 지으려면 땅이 필요한데 닭장을 짓는다고 소문내

            땅값을 대폭 올리는 겁니 다. 그래야 아파트 값도 덩달아 오르니까요. 아파트 값이

             오르면 융자금도 오르게 되니 고리대금업자들은 눈감고 떼돈을 벌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 대 기업의   몫을 빼 놓을 수는 없지요. 그들에게 건설 회사를 설립하게

             해서 집을 짓도록 하는 겁니다. 금고에 깊숙이 넣어둔 돈을 건설 회사에 투입시켜

            돈을 벌게 하는 겁니다. 자금이 풀리면 경제 파탄으로  인한 국민 의 원망도 어느

            정도 회복 시킬 수 있고, 정치자금도 빼내기 쉽지요. 장 려, 통제, 억압의 원칙을

            써서 대기업을 손아귀에 넣고 흔드는 작전이지 요.“ ”약간 골치 아픈 데가 있기는

            했었는데 그들의 입도 틀어 막았습니 다.“

멍텅영, “뭐하는 자들이 우리 앞길을 막느냐?”

멍청또,“ 잘 아시면서. 노여움을 멈추시고 잠시 귀를......

멍텅영. “ 몽둥이, 사과탄, 물대포, 뭐하면 탱크, 헬리콥터, 미사일,......겁날게 뭐냐?”

멍청또, “ 흥분하시면 일찍 저승사자가 잡아갑니다.

멍청영, “그래 그 자들이 누구지?”

멍청또, “언론사들이지요. 우리가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짜 놓았다 하더라도 걔들이 씨부렁

            거리면 우리 계획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멍청영 , 그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어뗳게 우리에 가뒀지.

멍청또, “제가 누굽니까. 방법은 간단하지요. 그들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회사도

            운영해야  되구요. 광고를 때리게 부추기는 겁니다. '아파트는 혁신이다.

            아파트는  재산이다. 아파트는  끝없이 오른다. 아파트는 자유보다 앞선다.'

            이런 등등의 기사를 싣게 하고 정부에서 광고료로 그에 걸맞는 고료를 지불 하는

            겁니다. 십억이 되던 백억이 되던. 광고료는 이미 아파트 사업에 뛰어 든 재벌기업

            들에게 맡겨버리면 되니까요. 재벌들에겐 이십층 이상 아파트 를 지으면 공로패를

            증정하고 보다 많은 혜택을 보장한다고 뻥을 넣으십시 오, 이미 그들은 그들이 지은

           아파트에 그들 회사의 이름을 붙이고, 시멘트 를 비롯해서 건축자재, 비디오, Tv,

           냉장고,첨단감지장치 등 그들이 생산한 상품으로 도배를 해서 엄청난 장사와 함께

           공짜 광고로 한 몫을 챙기고 있습 니다. , 언론사에 몇 푼 집어 주는 게 대수겠

           습니까? 이제껏 국민들은 무엇보다도  언론사만큼은 국민들 편에 서있다고 굳게

           믿고 있거든요. 이걸 교묘히 이용하는 거지요."

멍텅영 국민을 우롱하는 작전이군.”

멍청또. “원래 머리 굴리는 자에게서 간신배가 나오게 마련입니다. 저 역시 그에 속 하지만요. ”

멍텅영, “ 계획대로 잘 될까?” 멍청또, “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기는 합니다만.”

멍텅영, “ 그건 또 뭔가?”

멍청또, “ 융자도 받을 수 없는 빈민층에 대한 주택 문제......"

멍텅영, ” 그거 골치 아픈 얘기지. 걔들이 집 없다고 떠들어 대면 표심이 돌아갈 텐 데.

            방법이 없는가?

멍청또,“ 서양에서는 분양이 아니라. 임대로 주택을 공급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멍텅영,“ 임대? 그건 또 어떤 방법인고?”멍청또, “나라에서 집을 지어 빌려 주는 방법이지요.”

멍텅영, “ 그것도 나쁜 방법은 아닌 것 같은데, 그 방법을 쓰지 그랬나? .

멍청또, ”미쳤어요. 그 방법을 쓰게.“

멍텅영, ”무엄하다. 말을 함부로 하다니.“

멍청또, ”죄송합니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지나 건물이 낡게 되면 정부가 나서서 고쳐 줘야

           하고, 무너지면 다시 지어 주어야 합니다. 모든 책임을 정부가 떠맡아야 된다는

           말이지요. 땅값, 집값도 정부 마음대로 올릴 수도 없습니다. 분양은 집이 낡던,

           무너지던 개인 부담이니 정부가 개입할 근거도 이유도 없습니다. 지들이 알아서

           챙기면 되는 거니까요.“

멍텅영,“ 그렇겠군. 우리가 언제 걔들 일에 책임 진적이 있었나.”

멍청또. ” 그래서 생각한 건데 빈민층 애들 입 틀어막기 위해 아주 쬐끔 임대 주택을 짓자는

            겁니다. 그리고 임대기간도 짧게 해서 줬다 뺏는 식으로 뱅뱅 돌리면 정신이 없어질

            테니 군소리할 시간도 여유도 없을 겁니다. "

멍텅영, “ 옳거니. 난세에 다시없는 모사꾼이로다. 내 멍청또에게 상금을 내리겠노라.

             닭장 열동과 천지개벽부장관을 하사하겠노라.  그리고 이 나라를 리퍼블 릭

            오브 아파트라 이름 하겠다. ”

멍청또, ” 은혜가 하해 같사옵니다. 명군의 명을 받들어 이 목숨 다할 때까지 아랫 것들

           속 뒤집는 일에 온 몸을 받치겠나이다. “

 

시간이 흐르자 멍청또의 계획대로 나라 곳곳은 콩크리트 더미로 뒤덮였다. 낡은 초가나 흙담집에 살던 사람들은 치솟는 아파트에 환호하고 손뼉을 치며 아파트로 몰려 들었다.

 

멍청또는 판매 전략까지 짜 놓았는데 노른자위에 지은 아파트에 유명 연예인, 대학교수, 회사 사장이나, 고위공직자들을 쉽게 입주하도록 머리를 굴렸다. 이것은 같은 단지나 동에 사는 사람들이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신분이 상승 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기만전술이었다. 그리고 몇몇 명문 학교들을 단지 근처로 옮겨 오게 해서 좋은 학군이라는 인식을 심어 놓으니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그리고 온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아파트를 가지면 중산층이 되거나 재산이 크게 증식된다는 인식에 빠지도록 유도하여 아파트 중독에 빠진 국민이 아파트에 정신이 쏠려있는 사이 그들만의 정치, 정권을 유지하는 데 한 몫을 하게하였다.

 

그러나 유독 설계사 종열만은 이런 모습에 한숨을 토해내었다.

 

, 멍텅구리 청년아. 우리가 집을 짓겠다고 건축과를 택한 것 아니겠어. 지금 유사 이래 건축 붐이 일고 있어 우리 세상이 되 가고 있는데 한숨이라니.”

 

오대담은 한심하다는 듯 종열을 비웃었다.

 

뱁새가 봉황의 뜻을 어이 알리. 너 학교에서 배울 때 뭘 배웠니. 집을 지으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지?”

 

그야 기초를 다지는 일이지.”

 

알긴 아는 구먼. 지금 우리 주택정책은 기초부터가 엉망이야.”

 

뭐가 문젠데?”

 

멀리를 바라봐.”

아파트공화국의 시작은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있지만 곧 나락으 로 떨어져 몰락되어 버릴 것이라는 건 불 보듯 훤하잖아.”

 

같은 업잔데 격려는 못할망정 비아냥이라니. ”

 

지금 모두가 아파트란 독주에 취해서 광폭 열차가 낭떠러지로 폭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어.”

 

모르고 있습니까?”

입 다물고,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거지요

 

옆에서 설계 일을 거들던 후배 흥민이 불쑥 두 사람 대화에 끼어들었다.

 

, 뭘 안다고 선배들 말에 장구치고 나와.”

 

오대담이 볼멘소리로 흥민을 꾸짖었다.

종열 형 말이 맞잖아요. 뻔히 눈앞에서 벌어지는 아수라장을 보고도 눈 꾹 감고 있는 선배님은 건축과를 나오신 분이예요? 사기꾼집단이 배출하신 분이예요.“

 

" , 후배! 너 막말해도 되는거냐?"

 

 "죄송합니다. 하도 답답하니까 막말이 나왔네요. 저는 젊습니다. 썩지 않았어요.”

 

저도 몇 마디 해야겠습니다. 흥분하지 마시고 들어보세요. 국민을 위한 주거정책이라면 애초에 분양이란 방법을 써서는 안 됩니다. 임대로 해서 공평하게 골고루 집을 갖도록 하는 게 올바른 국가 정책이지요. 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명목으로 땅장사 집장사를 해서 안식처를 강탈하는 건 국민을 군화로 짓밟는 것보다 더한 또 하나의 폭거입니다. 보세요. 성탑을 올리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을 쌓아서 조망권을 빼앗아 이제 우리에 갇힌 사람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뻥 뚫린 하늘만 쳐다보고 살게 되었습니다.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생명체의 삶입니다. 그런데 자연을 빼앗는 공공재에 대한 사적 침탈을 당연한 것처럼 자행하고 있잖습니까. 사방을 시멘트로 막아 놓으니 공기가 통하지 않아 숨쉬기도 어렵습니다.

아파트 공사로 얼마나 많은 먼지가 발생합니까? 당연히 미세 먼지가 온 나라를 덮을 수밖에요. 이걸 남의 나라 탓으로 돌리는 건 소가 웃을 일입니다. “

 

흥민은 그동안 마음에 품었던 불만을 한꺼번에 토해 내었다.

 

그런데 아까 흥민 선배가 말했지만 왜 이런 난리를 치는 데도 누구 하나 나서서 잘못 가고 있는 정책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이 없나요? 건축에 대한 전문가도 경제학자들도 많을 텐데.... ”

 

사무 일을 보던 선화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문가나 학자라는 자들도 독주에 취해서 오히려 이런 상황을 호도하고 있는 마당에 그들에게서 뭘 바라. 지난 오년 사이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울을 떠난 인구가 오십육만 칠천 명이야. 일년에 십만 명 이상이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나돌지. 서울의 모 아파트는 일 순위 청약에서 육십삼 대 일의 최고 경쟁률의 나타냈지만 십일 퍼센트 이상이 미계약 되는 기현상이 빚어졌지. 지방 쪽에서도 큰 손으로 꼽히던 임대사업자가 파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잖아 이를 입대업의 줄 도산을 예고한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어. 이미 아파트 정책의 한 군데가 구멍이 나가는 데도 그들은 입을 함봉하고 오히려 부추기고 있지. 그리고 오늘날 경제성장이 어느 멍텅영의 의지에 의해 이룩된 것이라고 떠들어 대지만 전혀 아니지,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동일에 뛰어든 우리 국민, 우리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명확한 사실을 숨기고 있어. 그 사이로 야바위꾼들이 끼어들어 아파트란 괴물을 지어놓고, 한 층 더 떠서 재개발 재건축이란 허울 좋은 명목을 내세워 집값 땅값을 천정부지로 올려 서민들을 삶의 터에서 내쫓고, 젊은이들은 살 곳을 마련하지 못해 결혼도 포기하게 만들고, 한숨 소리가 나라 안에 가득한데 오히려 투기 용광로 부채질을 하다니.... 발레리 줄레조는 이렇게 지적했지.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새롭게 등장하는 한국의 아파트는 한결같이 고층화와 고급화 그리고 첨단 감시 장치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아파트단지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끊임없이 질주하고 있다.> 외국인이 보는 눈은 이러한데 우리는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잊은 채 앞으로만 달려가고 있으니 그 결과가 어떠하겠어. 뜻 있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민주화를 이루어 냈듯이 그릇된 주택정책도 젊은이들 쪽에서 들고 나와 고장 난 브레이크를 고치도록 해야 돼.” 종열은 정부에 속지 않는 국민만이 정부를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제가 부흥하고, 사람들의 생활이 윤택해져서 좋은 주거환경에 문화적 삶을 누리며 살고자하는 사람들의 기본적 욕망을 문제 삼으려는 건 아닙니다. 사회는 하위계층 중산층 상위계층의 사람들이 서로 어깨를 맞대며 공존하는 것이 사회입니다. 어느 계층만 유리하도록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주택 정책을 펴고, 어느 계층은 거주할 곳도 없이 도시 밖으로 내몰아 더욱 궁핍한 생활을 하도록 만드는 이런 문제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겁니다. 이건 정치가 아닙니다. 정치가 없는데 정부는 왜 필요합니까?

실상 이 계층이란 말부터가 평등 사회에서 써서는 안 되는 말이지요. 중세에 등장한 부르주아의 해석을 그럴 듯하게 비화 시킨 말이지요. 이 대명천지 밝은 날에 가진 것 안 가진 것 가지고 사람을 평가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요. 그런 사람들에게 잣대를 대어 사람을 평가해야 되는 게 아닐까요? 재산이란 무엇입니까얼마 있으면 먼지가 돼서 공기 속으로 흩뿌려질 목숨. 가지고 가지도 못할 것. 불행하게도 우리는 계층을 입증할 수단이 높고 넓은 아파트 소유로 치부되고 있지요. 하늘 꼭대기 꼭대기로 층을 올리고, 백 평 이백 평 넓은 평에 사는 것이 상위 계층이라 착각하고 살게 만드는 정책. 바벨탑을 쌓으려다 멸망한 인간들처럼 성경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건 아파트공화국 몰락의 시작입니다. 유럽의 잘 사는 나라 사람 대부분은 비록 작고, 호사스럽지 않더라도 잔디밭이 있고, 꽃도 가꾸고,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산 위로 해가 떠오르고, 달이 지는 것이 보이는 단독 주택을 우선으로 하며 살고 있습니다. ” 그런 쪽으로 국민 정서를 유도하는 시책을 써야합니다."

 

흥민이 또 한 번 사자후를 터뜨렸다.

 

우린 불행하게도 국부를 만나지 못해서 그래, 국민을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맑고, 고결한 정신을 가진 대통령이 나왔더라면 지금 같은 고난은 받지 않고 살았을 텐데......”

 

정권을 잡기만하면 눈치코치도 없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재산 증식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이 나라가 이 꼴이지.”

 

종열이 푹하고 한숨을 쉬었다.

 

하긴 그래, 그동안 고난의 세월 살았던 한이 한꺼번에 분출된 이유도 있겠지만 너무 물질에 억매여 산다는 건 그만큼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할 수 있겠지.”

 

묵묵히 대화만 듣고 있던 오대담이 입을 열었다.

 

의식의 전환이 필요해. 난 재개발 사업으로 벌어진 용산 참사를 보면서 내면의 바탕에 이런 외침 떠올랐어. /생성의 그 순간부터 낡아지고야 마는 모든 것들은/ 그 낡음에 순종하며 자족하는 법인데 또한 늙지 못한다면 존재할 수가 없어/ 젊음도 늙음과  동거해야 하는 법인데 /그런 법에 기대어 근근이 살아가는 동족에게 서둘러 낡아 곧 소멸되라 한다./ 서둘러 늙어 곧 멸망하라 한다./모름지기 재개발의 원뜻이란/ 어제와 오늘이 포옹하여 공존의 내일을 피워낼 / 훈훈한 난로는 못 될지언정 멀쩡한 난로를 깨빡치다 못해 / 폐허된 가난에  모닥불 생명에 /차디찬 물세례를 퍼붓는 잔혹의 무례이어선 안 된다/ 그대 재물 주의여/

 

!종열은 그의 잠재의식을 시로 조응하였다.

 

시 얘기가 나왔으니 저도 한마디 하지요.”

 

선화가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며칠 전 조카애가 학원 갔다 왔는데 표정이 시무룩해요. 국어 시험을 잘못 봤다나요. 무슨 시험이냐고 물었더니 낱말 알아 맞추기 시험이라면서 나보고도 풀어보래요.”

 

무슨 문젠데?”

 

흥민이 흥미롭다는 듯 다구쳐 물었다.

 

지문은 우리가 다 아는 동요 나의 살던 고향은이예요.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곳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선화가 가만히 음을 돋구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멘트 아파트>와 바꾸어 쓸 수 있는 말은? 이었대요. 난 얼른 알아차리고 <꽃 대궐>이라고 조카에게 말했지요. 그런데 조카도 그렇게 말했는데 선생님이 틀렸다고 했대요. 다른 애들은 고향, 산골, 동네 등이라고 대답 했지만 선생님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답니다. 그리고는 말없이 앉아있는 성적이 좀 떨어지는 아이에게 너는 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하고 물었다나요. 그 학생은 한동안 머뭇거리더니 <울긋불긋>같아요, 라고 답했데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손뼉을 딱 치시면서 우리 반에 천재 났구나. 정답은 <울긋불긋>이란다.’ 라고 하셨대요.”

 

아파트와 울긋불긋. 연관성이 없는 것 같은데.....?"

 

오대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선생님 해석이 재미있어요. 울긋불긋을 같은 뜻으로 바꾸면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대책 없이, 되는대로, 막무가내 등등이라고 하셨대요.”

 

멋진 선생님이시네. 우리나라 아파트 정책을 상징적으로 학생들에게 일깨워 주시려 하셨군. ”

 

흥민이 감탄사를 쏟아 내었다.

 

문제는 한 둘이 아니야. 오늘 신문들 보았겠지. 우리나라 가계 빚이 세계 일위라는...... 전 세계적으로 가계 빚이 감소하거나 제 자리 걸음 하고 있는 추세인데 우리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국 총생산에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은 백 퍼센트에 근접해서 분석 대상 삼십여 개국 중 첫 번째로 높다라고 평가 했지.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대책위원회를 만들었지만 별 대안 없이 임시방편적으로 만든 위원회가 무슨 기능을 하겠어. 이런 상태라면 부채 비율이 가파르게 올라 앞을 가늠하지 못할 상태에 이른다는 거야. 지금 가계 빚은 천오백조 원으로 오천만 인구수로 나누면 국민 한 사람당 삼천여 만원의 빚더미에서 사는 셈인데 날이 갈수록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 곧 일억 이억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는 거야. 얼마 후에 태어날 우리 애들이 태어나자마자 평생 벌어도 갚지 못할 빚을 등에 지고 태어나는 셈이지. 기업 부채도 이미 백 퍼센트를 초과해서 이런 식이라면 곧 제 이의 경제 파탄이 들어 닥 칠 것이라고 뜻 있는 사람들은 긴장하고 있는 게 현실이야. "

 

종열은 애가 타는 지 종이봉지의 물을 한꺼번에 털어 넣었다.

 

이상하잖아요. 그래도 정부 신용등급은 역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던데,,,,,,”

 

선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국가 신용등급의 역설이란 말이 실감나는군. 그건 정부가 갚아야할 외채를 몽땅 가계와 기업에 전가한 결과라고. 속은 썩어 들어가고 있는데 겉차림으로 앞가림하는 것이지. 그걸 국민이 모를까? ”

 

흥민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짚고넘어가야할 것은 소득보다 빨리 증가하는 부채로 개인이 파산하고 집을 날리고, 거리로 나앉게 될 때, 과연 이 문제를 개인에게만 돌릴 것인가 하는 문제야. 분양이라는 주택 정책이 아파트가 헐든 무너지든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처럼 경기부양책이라는 졸속 정책으로 파산한 국민에게 대출이란 미끼로 배를 불린 금융기관이나 정부는 개인에게 모든 책임으로 떠맡길 뿐 팔짱 끼고 바라볼 것이 불 보듯 환한데 이 무책임을 어디에다 호소할 것인가? 진정 한숨이 앞설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심정이야. 그런데도 정부는 가계부채는 정부 관리 가능 수준이라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편법을 쓰고 있다고 피디 수첩은 꼬집고 있어.

또다시 내면의 울림이 솟아오르는군.”

 

한 학자가 이 현상으로 인해

횡재하듯 박사가 된 사태를

저 먼 프랑스에서 자축하며

그 싸구려 숙소가 이 땅에서

고급주거용 맨션으로 둔갑한 사연을 밝힌다.,

 

시한폭탄 아파트 공화국에서

셋방의 눈물과 은행 돈줄과

통치고물을 시멘트와 섞으면

투기열기로 화학반응이 되어

그 공화국이 무한 팽창되는 이론을 설한다.

팽창되는 주공과 토개공 역시도

무한팽창 위해 서로 다투는데

화학반응 법칙에 책임은 없다.

단지 그 폭발 반응 끝에 오면

그 파편의 상흔 누가 안고 살지 애달플 뿐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 차츰 독주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다시 의식을 되 찼고, 하늘 꼭대기에서 매달려 살던 삶을 청산하고, 흙냄새를 맡기 위해 땅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 했지. 넓은 평수를 선호하던 사람들도 방안 저 편 어둠 속에서 귀신이라도 나올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가족의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안온한 평수를 선호하기 시작했어. 우리 국민은 현명하기 때문에 옭고 그름을 단시일 내 파악했던 거지,“

 

종열은 그가 그동안 마음에 단고 있던 생각을 조용히 털어놓았다.

 

드디어....... 하지만 국민 의식이 아무리 올바른 방향으로 가려고 하더라도 그걸 방해하는 자들을 피해 갈 수 있을까요?

흥민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것이 염려되는 부분의 하나야.” 인터넷을 열어보면 경제는 걱정할 것이 못된다. 절대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이 투자 적기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계속 국채를 발행하고, 돈을 찍어 내면 되니까. 라는 말도 안 되는 이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어. 아파트 공급은 통화량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늘어난 통화량만큼 아파트 가격은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다는 거야. “

 

종열이 한심하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통화량이 증가 하면 인프레가 돼서 실제 값은 바닥을 칠 텐데.......“

 

선화가 또 고개를 갸웃둥 거렸다.

 

삼척동자도 알만한 사실을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이런 식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지.“

 

흥민도 고개를 흔들었다.

 

미래가 무섭고 두려워요. 난 여건이 안 돼서 시집도 못 갔는데 뭐, 희망적인 얘기는 없나요.“

 

선화가 얼굴을 감싸 쥐었다.

 

너무 걱정스러운 얘기만 해서 분위기가 어둡군. 어려운 역경를 모두 이겨내고 지금에 이른 우리 국민인데 이런 난국을 그대로만 지켜보고 있겠어?“

 

종열이 선화를 안심 시켰다.

 

선배님은 뭐 뾰족한 대안이라도 가지고 계신가요?“

 

민이 얼굴을 들어 종열을 치켜 보았다.

 

글쎄, 뾰족하다기보다 나름대로의 생각을 늘 마음에 품고 있었지. 만들 때부터 이미 고장 나 있는 브레이크를 고치려면 차를 세워야하고, 고쳐야 하는데 그러려면 차를 세우는 방법, 고치는 시간과 기술 등이 필요해. 세우는 방법은 더 이상 아파트를 투기의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과 정부의 정책, 이것은 단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이므로 시간을 가지고 서서히, 추진력과 명석함을 겸비한 지도자와 그에 따른 정책 입안자의 출현.“

 

어려운 얘기네요.“

 

흥민이 고개를 저었다.

 

여반장이란 말 들었나? 손바닥만 뒤집으면 돼. 쉽게 말하면 생각만 바꾸면 된다는 말이지. 지금이 바로 적기야. 앞서 얘기 했듯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 했어. 높은 층에서 낮은 층으로 넓은 평수에서 알맞은 평수로 엑소더스가 시작된 거지. 정부가 이때를 잘 이용해서 백만 채가 넘는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 임대로 돌려서 저렴한 가격에 서민들에게 공급하고, 지금에 짓고 있는 아파트들도 차츰차츰 분양에서 임대로 전환 시켜서 집이 재산 증식 수단으로 되어 온 관념을 불식 시켜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는 거야.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는 곧바로 바위에 부딪히거나 낭떠러지로 떨어질 텐데 그 때는 국민 모두가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어. 우리가 이제껏 열을 올리며 대화를 나눈 것도 이런 불행과 아픔을 사전에 막아보자는 마음에서이지. <>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북 '오늘도 쉬임없이 걷고있는 북성종합진료소의 호담당의사들'
1/10
광고
안문길 소설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