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우리 집에 오셔서 청국장을 끓여주세요"

<5월 가정의 달에> 어머니! 너무 정겨운 그 이름

정성수 시인 | 기사입력 2009/05/24 [23:09]

"우리 집에 오셔서 청국장을 끓여주세요"

<5월 가정의 달에> 어머니! 너무 정겨운 그 이름

정성수 시인 | 입력 : 2009/05/24 [23:09]
산천에 꽃피고 새 울더니 초봄이 갔습니다. 또 오월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엊그제는 어버이 날이었습니다. 일 년 열두 달 어버이를 잊고 있다가 갑자기 어버이를 생각해 내고 마치 효자효부라도 된양 백화점으로 음식점으로 어버이들을 끌고 다니며 생전 안하던 짓들을 하는 자식들이 많은 날이었습니다.
 
왼종일 넘쳐나던 효자 효부들이 자고 나더니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언제 어버이날이 있었느냐는 듯이 조용합니다. 그토록 요란하던 날이 이제는 조용하다 못해 적마하기 조차합니다. 이런 어버이날을 보면서 세상의 자식들이 어버이들에게 해야 할 일이 고작 그 뿐인가 생각하니 어디에 대고 얼굴 들 곳이 없습니다.

어머니!

요즘은 일 년 내내 어린이 날입니다. 어린이날이 아니라 자식의 날입니다.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뼈를 깎아내고 살이 터지는 고생조차 웃으면서 참아내는 것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부모를 내다 버리고 골방에 쳐 박아 놓는 자식들이 많다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나를 이 세상에 데리고 온 사람은 누구인가?’ 자성의 시간을 갖습니다.
 
치매병원에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저 역시 세상에서 가장 불효하는 자식들 중의 하나입니다. 그것은 바로 현대판 고려장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 살아계셨더라면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효자 열 자식보다 악처가 하나가 났다는 옛말을 곱씹어 봅니다.

어머니!

제가 한 인간으로써 한 사람의 교사로써 사람구실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다 어머니의 은공입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은공을 은공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세상의 자식들은 하늘을 보고 높다고 말들을 하면서 어버이의 은공이 높다는 것을 왜? 모를까요.

퇴근을 하고 저녁밥을 먹을 시간입니다.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식구들의 저녁상을 준비하고 계실 어머니. 이 자식이 좋아하는 청국장을 끓이고 계실 어머니. 내일은 우리 집에 오셔서 청국장을 끓여주세요.
 
늘 우리 아들은 청국장 두 그릇짜리라고 말씀하시며 웃으시던 어머니. 어머니의 손자들에게 왜 애비가 청국장 두 그릇짜리인가, 어머니의 청국장맛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요. 요리사 자격증 한 장 없는 어머니지만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요리사였습니다. 어머니의 손맛은 우리 형제들의 입맛이었습니다.

해질녘 어미 품을 찾아드는 새끼들을 생각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신 분은 어머니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사람은 엄마라는 말을 오래토록 가슴에 담습니다.


 


breaknews(원본 기사 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완도 약산 해안 치유의 숲, 지난해 대비 방문객 3배 늘어
1/23
연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