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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과 백성, 꿈의 섬 이어도로 떠나라!'

탄신, 미지의 남쪽 바다로 떠나지 않은 충무공이 야속하기만 하다.

공희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0/04/28 [14:53]

'이순신과 백성, 꿈의 섬 이어도로 떠나라!'

탄신, 미지의 남쪽 바다로 떠나지 않은 충무공이 야속하기만 하다.

공희준 칼럼니스트 | 입력 : 2010/04/28 [14:53]

▲ 충무공 이순신 나의 죽음을 알리지말라! 노무현대통령 -삶과 죽음은 자연속에서 하나다.  이 두분들은 성인이다   © 대.자.보 편집부
역사에서 가정법은 부질없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따금씩 ‘만약에’를 이야기하게 된다. 

 이를테면 대통령 윤보선이 5ㆍ16 군사쿠데타를 진압하라는 주변의 조언(진압군 출동명령을 종용한 사람들 중에는 주한미군 사령관 매그루더와 한국군의 가장 중요하고 커다란 전투 병력을 지휘하던 1군 사령관 이한림도 포함되어 있었다.)에 굴복했다면 이후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식으로.전 지구 차원으로 시야를 넓히면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세 치만 낮았어도 하는 역사적 가정도 존재한다.

  역사에서의 가정법을 아예 본격적으로 취급한 서적도 있다. 책제목이 정말로 ‘만약에(What If?)’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청년 시절 아테네의 중장보병으로 참전한 소크라테스가 후퇴하던 중에 적의 기병대에게 붙잡혀 목숨을 읽었다면 서양의 철학사는 어떻게 발전했을까 하는 것과 같은 흥미진진한 예화가 실려 있다. 

 읽어본 지가 하도 오래 된 책이라 더 구체적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생각해보니 소녀시대 태연 양이 부른 ‘만약에’란 노래도 있었구나.

 역사적 가정법의 압권은 이른바 대체역사(Alternative History) 소설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ㆍ이탈리아ㆍ일본 등으로 구성된 추축국이 이겼다면 국제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를 다룬 소설들이 특히 흥미를 끈다.

  미국이 로키산맥을 경계로 동쪽은 독일에게, 서쪽은 일본에게 분할 점령된 상황을 가정한 ‘높은 성의 사나이’나, 소련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세계가 미국과 독일의 두 초강대국에의해 지배되는 세상으로 변한 경우를 상정한 ‘당신들의 조국’이 읽을 만하다. 

 난 후자가 더 재미있었다. 내가 미국보다는 유럽을 선호하는 까닭인 탓이리라. 독일군이 도버 해협을 건너와 영국 침공에 성공한 사태의 후일담을 묘사한 책도 봤는데 제목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며칠 전부터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란 소설책을 틈틈이 읽고 있다. 복거일이라면 영어 공용화로 악명을 떨친 인물이지만 젊었을 때는 정신이 온전했나 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4년 동안 백수로 지내면서 이 책을 썼다는 점이다. 

 누구나 4년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서 괜찮은 소설책을 써내는 건 아니다. 허나 4년 동안 소설책만 쓰도록 가족들이 놔두는 사례도 흔하다고는 볼 수 없다. 뭔가 의미 있는 지적 성과물을 생산해내려면 재능과 환경이 골고루 뒷받침되어야 하는 모양이다.

 ‘경성, 쇼우와(昭和) 62년’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소설은 한국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의 원전이 되기도 하였다. 昭和는 일왕 히로히토의 연호다. 쇼우와 62년은 서기로는 1987년이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제거에 실패하고 일본이 살아남은 이토의 노련한 외교술에 힘입어 2차 대전서 연합군 편에 선 상황을 소설은 가정하고 있다. 

 2010년 올해는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0주년 되는 해다.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소설이나 모국어를 부인하는 작가의 작품을 제값 내고 산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이라 꾹 참고 지냈다. 

 요행으로 헌책방에서 단돈 1,000원에 구매할 기회가 생겨서 겨우 읽게 되었다.소설이 그리는 1987년의 한국은 남북 분단만 되지 않았을 뿐, 대단히 암울하다. 굳이 분단이 될 필요조차 없었다. 

 한반도는 만주와 함께 대일본제국의 판도 안에 완벽하게 편입되었으므로. 괴뢰국가가 세워져 명목상의 주권이나마 유지한 만주족과 달리 한민족은 내지(일본본토)에 철두철미 동화되어, 즉 내선일체가 진행되어 고유의 언어와 역사는 물론이고 창씨개명으로 제 이름마저 상실한 거대한 빈민굴로 전락했다.

  새벽녘에 글을 쓰면 이래서 나쁘다. 본론에서 빗나가기 십상이다. 원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얘기를 할 셈이었는데….‘총, 균, 쇠’라는 책이 있다.

  환경과 문명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대체역사 따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솟구치는 창작의 욕구를 억누를 수 없었다. 그 창작의 욕구는 결코 충족되지 않을 것이다. 욕구를 현실화할 문재가 내게는 없기 때문이다. 

 설령 그러한 문학적 재능이 있더라도 한국문단의 최고 권력자를 능멸했다는 괘씸죄에 걸려 박제가 된 천재의 불우한 신세를 절대 벗어나지 못할 게다.그런 대체역사를 서술하고 싶었다.

▲ 충무공 이순신이 미지의 세계를 만들러 떠난다. 배달겨레의 이상 홍익, 이화하는 민주주의를 뛰어넘는 이상세계! 단군조선의 나라를 지구촌에 이루고자하는 인류의 꿈!  ©대.자.보 편집부
 충무공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사실상의 자살을 택하지 않는다고. 대신에 그는 삼도수군통제사 휘하의 군사들과 그를 존경하는 백성들을 데리고 대규모 선단을 조직해 머나먼 남해바다 한가운데 있다는 이어도를 향해 모험을 떠난다고. 

 반상의 적서의 구별이 없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는 꿈의 섬 이어도는 현재 오스트레일리아로 불리는 지역이 뱃사람들의 입을 통해 와전된 것이었다고.선단은 항해 도중에 숱한 시련을 겪는다. 거센 폭풍우에 시달리기도 하고, 필리핀 근해에서는 해적들과 충돌하기도 한다. 

 싱가포르쯤에 이르러서는 식민지 개척에 열중하던 스페인 제국과 포르투갈 왕국의 연합함대와 치열한 해전을 치른다. 그리고 마침내 호주대륙 북단에 도착해 그곳에다가 백성들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조선을 건설한다. 국왕으로 추대된 이순신은 앞으로 나라를 다스릴 모든 왕들은 혈통이 아닌 능력에 기초해 정해질 것이며, 그 능력의 유무는 백성들 스스로가 판단할 것임을 선포한다.

 미국보다도 200년 먼저 근대적 민주공화국이 지구상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순신은 호주대륙에 조선의 백성들과 더불어 총(Guns)과 쇠(Steel)와 유라시아 대륙에만 있던 세균(Germ)들을 가져온다. 

 이순신 선단이 호주로 가져간 총과 균과 쇠는 충무공의 통합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토착 원주민들과 이주한 조선백성들과의 완전한 공존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이순신에게 발견된 호주(와 뉴질랜드)는 제임스 쿡 선장의 상륙을 계기로 대영제국 죄수들의 유형지로 이용되었을 또 다른 운명과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평화롭고 평등한 땅으로 가꾸어진다. 

 그 덕분에 배달겨레는 아시아 대륙과 대양주에 걸쳐서 여러 개의 독립되고 번영된 국가들을 가지게 된다는, 영화감독 장진이나 짜낼 법한 터무니없는 상상이었다.

나라에 좋지 않은 일들이 연거푸 터지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국민들의 체념과 절망감만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양력으로 매년 4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이다. 이 날의 주인공이라 할 해군은 천안함 침몰로 어느 때보다 우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46명의 해군 병사들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오거나 영원히 바다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설상가상 격으로 천암한 사건을 둘러싸고 국론 또한 두 동강이 나버린 상태다.

 하수상한 시국에 황당무계한 대체역사 소설이나 공상하고 있자니 서글픔과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수병들의 명복을 빈다. 

 그를 따르는 백성들을 이끌고 미지의 남쪽 바다로 떠나지 않은 충무공이 야속하기만 하다. 

 출처:http://kookminnews.com/news/service/article/mess_03.asp?P_Index=717&flag=
원본 기사 보기:dj.hinews.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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