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친미와 반미사이, LA폭동과 '韓黑'갈등

'한인과 흑인 간의 화목과 유대 보다는 무장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은 위험해'

이재봉 칼럼 | 기사입력 2010/10/26 [14:19]

친미와 반미사이, LA폭동과 '韓黑'갈등

'한인과 흑인 간의 화목과 유대 보다는 무장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은 위험해'

이재봉 칼럼 | 입력 : 2010/10/26 [14:19]
▲ 이재봉 교수     © 플러스코리아
1992년 5월 LA 폭동에 관한 소식을 접하면서 폭동의 원인과 백인 대신 한인들이 공격 대상이 된 원인을 생각해보고 한 주간지에 대강 대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폭동이 일어난 근본 원인은 미국의 폭력적 사회구조에 있다. 정치적으로 인권을 강조하는데도 진정 보호되어야 할 힘없는 사람의 인권은 유린당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균등한 기회보장을 중시하는데도 피부색깔에 따라 고용의 기회가 박탈당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복지사회 실현을 외치는데도 빈부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집 없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다. 노예제도는 약 130년 전에 폐지되었지만 흑인들의 노예 같은 상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위로부터의 폭력’이 ‘아래로부터의 폭력’을 초래한 것이다.

그리고 LA에서 백인 대신 한인들이 공격을 당하고 피해를 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 ‘동대문에서 뺨맞고 서대문에서 분풀이한’ 것일 수 있다. 자신에게 좌절이나 분노를 안겨준 사람이 자신보다 지위가 높거나 힘이 센 경우에는 지위가 낮거나 힘이 약한 제 3자를 무고하게 공격하기 쉽다는 논리다. 백인들에게 차별과 냉대를 받은 흑인들이, 다수요 강자인 백인들에게는 직접 대항하지 못하고 소수요 약자인 한인들에게 분노와 울분을 폭발시킴으로써, 한인들이 흑백갈등의 무고한 희생자가 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다수의 한인 상인들이 “우리는 죄 없다”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시가를 행진했듯이.

둘째,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가 더 미운’ 경우일 수 있다. 나이 먹은 시어머니가 구박하는 것은 정도가 심해도 시집살이가 그러려니 하고 참겠는데, 나이 차이도 없는 시누이가 은근히 구박하는 것은 참기 어렵다. 더구나 시어머니가 때릴 때 속으로는 고소해하면서도 겉으로는 말리는 체하는 시누이가 더 가증스럽게 여겨진다는 논리다. 백인들이 차별하고 냉대하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는데 한인들마저 멸시하고 조롱하는 것에 흑인들의 분통이 터진 것이다. LA 흑인사회의 한 교회 지도자가 “한인들은 우리가 가장 증오하는 집단”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듯이.

▲LA폭동때 편집사진들    



셋째, 한인들이 중간자 또는 대리인으로 보였기 때문일 수 있다. 사회의 계층구조에 있어서 기층민중은 상층부에 있는 위정자나 자본가 계급의 구조적 횡포를 중간층에 위치한 정책 수행자나 중소상인들의 탓으로 돌리기 쉽다. 소비자/노동자 계급의 흑인들은 그들과 멀리 떨어진 백인 자본가 계급의 구조적 횡포와 착취는 파악하지 못하고, 그들과 가까이 접하는 유통자 역할의 한인들이 부당 이득을 취하며 자신들을 착취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한 정치학자가 “흑인들은 한인들을 가장 최근의 착취 계급으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듯이.

그런데 LA 폭동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공관 직원들과 동포단체 지도자들의 대처 방안엔 부족한 점이 있는 듯하다. 특히 한인과 흑인 간의 화목과 유대 강화보다는 자체방어를 위한 무장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참고로 폭동이 진행될 때 가게를 지키기 위해 공포를 쏘는 한인 상인들의 모습이 용감하기보다는 위험스럽게 보였다. 재산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용이든 방어용이든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초래하기 마련인데, 이번에 혹시 한인들의 소총이 흑인들의 권총을 물리쳤다면, 다음엔 흑인들이 기관총을 가지고 공격할 수 있지 않을까.
 



 

 

LA에서 인종차별 받던 흑인들이 들고일어선 대규모 폭동.
그 화살이 한인에게로 돌려져 한인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 사건으로 LA 코리아타운 90%가 파괴되고 3억 5천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가게를 지키려는 한인교포들이 직접 총을들고 흑인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동영상.

* 이 글은 [이재봉의 평화세상] (blog.daum.net/pbpm21)에도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재봉 원광대 정치학/평화학 교수, 평화운동가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완도 약산 해안 치유의 숲, 지난해 대비 방문객 3배 늘어
1/23
연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