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화엄사, 차일혁 경무관 첫 추모 다례재..천년 고찰 불더미 막아"절 태우는 데 한나절, 세우는 데 천 년" 명언 남겨 8월10일 화엄사 각황전서…덕문스님 "문화유산 가치 이해한 선각자였다"
대한불교조계종 19교구 본사 지리산 대화엄사(주지 덕문스님)는 화엄사 각황전에서 다음 달 10일 오전 10시에 다례재를 봉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차일혁 경무관은 1920년 음력 7월 7일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17살의 나이로 중국 상해로 건너가 독립투사의 길을 걸었고, 6.25전쟁이 일어나자 7사단 직속 구국유격대장으로 전장에 나섰다.
1953년 총경으로 승진해 서남지구전투경찰대 제2연대장으로서 14연대 빨치산 남부군 사령관이던 중요인물인 이현상을 사살했다.
차 경무관은 사망한 이현상에 예를 갖춰 장례를 치러주었으며, 전쟁 중에서도 포로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고 난민구호에도 힘쓰는 인본주의를 실천했다.
이때 차 경무관은 상부로부터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에 강하게 반대했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민 끝에 화엄사의 문짝들만 떼어내어 불태웠다. 명령을 어기지 않고 문화재를 지키는 놀라운 지혜를 발휘했다.
당시 차 경무관이 남긴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충분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천 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는 명언을 남겼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고인의 공덕을 기리고 민족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화엄사에 차 경무관의 공덕비(1998년 송월주 총무원장의 발원으로 세움)를 조성했다.
화엄사 측은 지난해 10월 2일 제64주기에 화엄사 경내 차일혁 경무관 공덕비 앞에서 첫 추모행사를 가졌고 올해 첫 다례재를 연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故 차일혁 경무관과 같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한 선각자가 있어 더 많은 문화재의 소실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불교계의 마음을 모은 이 공덕은 화엄사의 천년역사와 더불어 민족문화유산보존에 대한 후손들의 존경과 감사의 징표로서 만대에 걸쳐 선양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본 기사 보기:시대일보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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