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협박녀', 다른 남자들에겐 "임신했다"며 수억 갈취…아이안고 왔지만 결국 구속
장덕중 | 입력 : 2023/12/29 [12:22]
이선균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를 받는 20대 협박녀가
2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던 중 숨진 배우 고(故) 이선균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다른 남성들에게도 "임신했다"며 수억 원을 갈취한 사실이 29일 드러났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20대 여성 A(28)씨는 직장인이 주로 사용하는 동호회 앱을 통해 알게 된 다른 남성들과 만남을 가졌고, 이후 "임신했는데 중절 수술 비용이 필요하다" "아이를 위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등의 핑계를 대며 돈을 받아냈다.
A씨는 실제로 올해 1월쯤 출산했고, A씨한테서 협박을 받은 남성들이 처음 몇 달간 어느 정도 양육비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최소 5명으로 추산되며, A씨는 이들에게서 한 명당 수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천 만원까지 뜯어낸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실제 친자 확인을 해보고 친부가 아니라는 결과를 받았다. 그는 조만간 변호사는 선임해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28일 공갈 등 혐의로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아기를 안은 채 출석했다. A씨는 이씨를 협박해 50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은 패딩 차림에 모자를 쓰고 인천지법에 나타난 A씨는 "이씨 협박한 사실을 인정하느냐. 이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게 맞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왜 도주했나. 이씨에게 할 말 없느냐"는 잇단 물음에도 침묵했다.
숨진 이선균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유흥업소 실장 B(여·29)씨와 B씨의 윗집 지인인 A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에 B씨는 "나와 이씨의 관계를 의심한 인물로부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나도 협박당했다"며 "A씨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인에게 부탁해 급히 현금을 마련한 뒤 B씨에게 3억원을, A씨에게 5000만원을 각각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를 거쳐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는 지난 26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 별다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돌연 불출석했다.
경찰은 A씨가 법원에 나타나지 않자 소재 확인에 나섰고 전날 구인장을 집행해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씨는 B씨 진술을 토대로 진행된 마약 혐의 수사에 억울함을 표현했으며,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시 종로구 한 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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