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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아이들이 생일선물로 마약을 준다는데, 정말일까?

김혜민 기자 | 기사입력 2015/06/03 [22:01]

북한 아이들이 생일선물로 마약을 준다는데, 정말일까?

김혜민 기자 | 입력 : 2015/06/03 [22:01]
[ [상식선을 지켜라!] 코너 방송 청취 : http://www.podbbang.com/ch/9129?e=21717879 ]
 
 

김혜민 : 안녕하세요. <NK투데이> 새롭게 시작하는 코너 <상식선을 지켜라!>시간입니다.

이 코너는 한국, 해외에서 보도되는 북한소식들이 과연 ‘상식선’을 지키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물론 북한에 대해 우리가 직접 가서 확인해볼 순 없지만요, 무분별하게 ‘소식통’이란 이름으로 북한에 대한 소식을 보도하는데 상식을 뛰어넘는 것들이 많이 있어서요.

그것들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상식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을 맡은 김혜민입니다. 오늘 문경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번에 다룰 주제는 무엇입니까? 

문경환 : 오늘은 북한의 마약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최근 5월 29일 연합뉴스에서는 <북한사회 마약문제 ‘심각’... 중학생까지 마약>이란 기사를 통해 마약이 북한 사회 각계각층에 광범위하게 퍼진 것이 명백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4일 뉴시스에서도 북한에서 고등중학교 친구들이 선물로 마약을 준다는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특히 함흥지역 학생은 고등중학교 졸업반이 되면 많은 학생이 마약을 경험한다고 한 탈북자가 증언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북한 뉴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뉴포커스라는 매체에서도 북한 정권이 북한 내 마약을 뿌리 뽑기 위한 대대적인 검거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내면서 2014년에 탈북한 김재식씨와의 인터뷰내용을 실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 북한에서 마약 밀매 및 흡입 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에는 일부 상류층과 장사꾼만 마약을 했지만, 지금은 일반 주민을 비롯한 군인, 노인 심지어 아이들까지 마약을 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혜민 : 네 그렇다면 아주 어린아이까지 마약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보통 언론매체들은 북한이 가난하다거나 굶어죽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많이 하는데, 마약을 한다는 게 가능한 일까요? 

문경환 : 그래서 탈북자 김재식씨는 북한 식량 사정이 열악한데 주민들이 마약에 광분하는 이유는 마약의 특징이 일단 신체에 투입되면 3일이든 4일이든 배고프다는 느낌을 잊게 만들며 그리고 모든 통증을 억제해 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며 마약 0.1g이 식량 3kg 가격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혜민 : 얼핏 들으면 배고픈 북한 주민들이 마약을 해서 통증을 잊는다는 게 납득될만한 것 같기도 한데요,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문경환 : 우선 북한 마약에 대한 보도를 보면 주목할만한 것이 바로 북한 주민의 40%가 마약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2013년 8월 22일자 채널A에서 보도된 내용이었습니다. 

김혜민 : 그렇다면 아까 뉴포커스 보도에서 마약을 접하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 그때 이후 2여년이 지났으니 더욱더 마약이 활성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문경환 : 그런데 2011년 통일부에서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북한에서 거래되는 마약, 즉 필로폰의 가격이 2009년 기준으로 1g당 중국돈으로 130원(한화로는 약 20,000원. 북한 돈으로는 약 5만원)정도이며 그것도 품질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쌀 1kg에 북한돈으로 1800원 정도 한다는 보도에 근거한다면 4만에서 5만원 대에 마약을 구입한다는 것은 우리가 볼 때에는 믿기가 어려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북한에서 노동자들이 월급을 3000~6000원정도 받기 때문에 1kg에 1800원에 달하는 쌀을 먹기가 힘들다는 식으로 보도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따졌을 때 과연 노동자 월급의 10배에 달하는 마약을 고작 1g 구매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김혜민 : 그런데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이 3000여원 정도가 아니지 않나요? 한국언론들이 너무나 터무니없이 보도하고 있다라고 들은바 있어서요. 제가 알기로는 40만~60만 원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문경환 : 네 맞습니다. 

정창현 교수가 2013년 6월 17일 통일뉴스에 기고한 글 <수익에 따라 노동자 임금 자율 결정>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대략 북한돈 40만~60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화폐개혁 이후이구요. 아까 필로폰 가격이 5만원이라고 나온 2009년 당시만 해도 북한 근로자 임금은 1/100정도인 북한돈 3000원, 4000원, 5000원정도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김혜민 : 네, 그렇군요. 결국 1년간의 연봉을 필로폰 마약 1g 사는데 쓴다라고 볼 수 있겠군요. 제가 알기론 필로폰 1g이 30회 사용가능한 마약이라고 들었는데요, 30회를 위해 1년 연봉을 쓴다는 것도 사실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그것도 어린이들의 생일선물로까지...

마치 한국의 물가로 생각한다면 어린이 생일선물이 노동자 평균연봉인 3000천만원에 달한다는 것 아닙니까. 1회 이용할 마약이라고 하더라도 100만원... 

북한에 대한 보도를 하는 언론기관이 무분별하게 앞뒤 맞지 않게 보도하는 것 같은데 그들도 말도 안되는 논리로 보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않을까요? 

문경환 : 뉴포커스 보도에서는 그런 의혹에 있을까봐 기사에서 다음의 내용도 덧붙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국가의 경제 사정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빈부의 격차가 심해 못 사는 사람들은 쌀 1kg사기도 힘들지만, 일부의 경우는 마약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력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주민의 40%가 우리로 쳤을 때 1년 연봉으로 마약 1g 살수 있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북한에서 주민 40%가 사용한다는 그 마약의 가격이 세계적으로 비싸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경찰이 발표한 고시가격에 따르면 필로폰 마약은 0.03그램에 10만원 상당, 즉 1g에는 300만원 정도 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필로폰 마약은 비싼 게 마찬가지죠. 이렇게 비싼 마약을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납득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김혜민 :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북한에 마약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공장이 있어 외화벌이로 쓴다고 했던 기사를 본 것 같네요. 그렇게 된다면 마약을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문경환 : 네. 우리나라의 주요 통신사 중 하나인 연합뉴스도 북한은 세계의 마약공장이라고까지 지칭을 했는데요, 북한이 마약을 자체 생산하는 공장이 있어 주민들에게 싸게 공급한다는 기사와 외화벌이를 마약을 통해서 한다는 보도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있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2013년, 그러니깐 2년 전에 보도된 소식이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북한대사들에게 1인당 20kg씩의 마약을 주고 30만 달러 씩 충성자금으로 상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도는 한 안보부서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마약이 세계최고품질이라고 덧붙이고 있었습니다. 

김혜민 : 북한에서 마약을 전문적으로 제조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겠는데요? 

문경환 : 그런데 이 기사를 그대로 해석하면 북한은 ‘바보’임에 틀림 없습니다. 아까 말씀드린바에 의하면 마약 20kg은 한국 고시가격에 따지면 600억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팔고 고작 3억어원을 상납하라고 지시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한국에서 300만원인 1g을 고작 15달러, 즉 15000원 정도에 팔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세계 최고 품질의 마약을 말이죠. 

김혜민 : 그건 참 이상한 일이네요. 다른 보도들에 따르면 마약으로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하는 북한이 아닙니까? 그런데 고작 300만원짜리를 만오천원에 판다? 고작 0.5%에 불과한 가격으로 판다? 너무 심한 것 아닐까요? 

문경환 : 네 그렇습니다. 이런 기사들이 한국에서 보도되는 북한 마약 소식을 쉽게 믿기 힘들게 하죠. 

김혜민 : 그런데 북한에 마약공장이 있고 마약을 대규모로 제조하고 하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요?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40%가 마약을, 40%가 아니더라도 10%만 마약을 해도 사실 나라가 유지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북한 마약에 대한 뉴스는 거의 매일 쏟아지잖아요.  

문경환 : 언론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마약공장은 청진의 라남제약공장과 함흥의 흥남제약공장입니다. 그러나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확인할 순 없습니다. 

다만 저희가 다룬 마약은 필로폰인데요, 한국 언론들은 북한에서 아편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대규모로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북한이 양귀비를 재배하는 모습에 대한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김혜민 : 네 영상이 있다면 진짜가 아닐까요?

문경환 : 그런데 그 영상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영상에서 유일하게 북한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다는 증거는 처음 화면에 나오는 “대흥”이라는 표지판밖에 없습니다. 표지판이 나오는 화면 이후 새롭게 양귀비밭 영상이 등장하는데요, 앞의 영상과 뒤의 영상이 같은 곳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하긴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북한 내 영상을 찍고, 다른데 양귀비 밭을 합성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는 대규모라고는 하는데 영상을 보면 실제 그렇게 넓지 않아요. 보통 대규모 농업이라고 하면 한 만평이상을 상상하지 않습니까? 들판에 양귀비꽃처럼 생긴 꽃이 피어있긴 한데 그게 몇백평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김혜민 : 그렇군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양귀비밭이 있다고 무조건 마약은 아니지 않나요? 양귀비를 약품으로 재배한다고도 들었거든요.  

문경환 : 바로 그렇습니다. 불가리아·그리스·인도·일본·파키스탄·터키·러시아·유고 등 이런 나라들에서 양귀비 재배는 합법입니다. 양귀비의 씨는 빵, 베이글 등에 쓰이고, 씨를 기름으로 짜내서 쓰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농작물로 재배하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러시아, 일본 등이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다고 무조건 마약을 ‘대규모’로 생산한다, 이렇게 생각하기에는 어렵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김혜민 : 그렇군요.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상식선을 지켜라> 첫 번째 이야기. 한국언론들이 보도한 북한 마약 뉴스들의 문제점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원본기사:nk투데이 김혜민기자(http://nktoday.tistory.com/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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