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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카고에 펼쳐진 노란 우산

세월호를 잊지않는 시카고 사람들 | 기사입력 2016/09/27 [19:08]

[기고] 시카고에 펼쳐진 노란 우산

세월호를 잊지않는 시카고 사람들 | 입력 : 2016/09/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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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잊지않는 시카고 사람들의 모임

 

시카고 9월 24일의 하늘은 티 한 점 없었고 바람은 시원했다. 오후 3시, 시카고를 상징하는 다운타운 밀레니엄 공원(Millennium Park, The Big Bean) 앞에서 진행될 ‘시카고세사모 노란우산 행동 II‘를 위해 우리 회원들은 중간지점에 모여 시카고 구세군교회에서 기꺼이 내어준 밴으로 갈아타고 고속도로에 올랐다. 시카고세사모 주최의 다운타운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왠지 긴장도 되고 마음은 비장했다.

 

오늘 시카고 시내는 차량도 사람도 무척 붐볐다. 밀리는 차량에 불평이 나오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다운타운에 밀집해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뻤다. 한 사람에게라도 더 ‘세월호참사의 지금’을 알릴 수 있으니까.

 

행동을 개시할 장소에 도착해 그곳에서 주말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의 동선에 방해되지 않는 지점을 정하자마자 회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자신이 준비한 대로 세팅을 했다. 노란 우산을 펴고 함께 피켓을 드는 사람, 지난 인형탈만들기 행사에서 완성했던 ‘세월호’ 모형배와 그 주변을 세팅하는 사람, 김 SY회원이 밤을 지새우며 준비한 200장의 작은 지퍼락에 넣은 세월호 스티커와 배지 그리고 노란리본 고리와 세트로 만든 세월호 알리기 플라이어를 들고 사람들에게 다가가 세월호를 설명할 준비를 하는 사람 등 누가 무엇을 하라고 시키지 않아도 퍼포먼스는 그냥 되었다.

 

침묵행동을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이 다가왔다.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주변엔 결혼사진 촬영을 위해 그곳에 온 신랑, 신부와 그 친구들이 있었다. 사진을 찍다가 다가와 우리들의 피켓 사인과 사진들을 유심히 보기도 했다. 우리는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다가가 상세히 설명을 했고 마지막엔 플라이어와 세월호 용품을 드렸다. 그들은 뿌리치지 않았다. 집중해서 들어주었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질문을 해주었고, 함께 눈물로 공감해 주었고, 주먹 불끈 쥔 손을 들어 보이며 진상규명과 남은 희생자 가족들을 ‘파이팅’으로 응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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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고, 자신들의 SNS에 올려도 되냐고 묻기도 했다. 부디 ‘Sewol Ferry’를 많이 언급하며 세계 곳곳에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가족들의 피나는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얻은 에너지와 새로운 용기를 한국에 계신 세월호 가족분들뿐만 아니라 연대하는 모든 분과 나누고 싶다.

 

언젠가 한국의 ‘치유공간 이웃’의 대표 이명수 님의 글에서 활동가의 활동에 대해 1진, 2진이란 표현을 썼던 것이 기억난다. 참사 희생자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에서 함께 하시는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 에너지가 고갈되기도 하니 휴식이 필요하고, 잠시 휴식 뒤엔 다시 합류해서 긴 싸움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지혜로운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시카고세사모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 900일을 앞둔 지금까지 1진의 회원들이 주로 활동해 왔다. 이제 잠시 1진은 안식년으로 들어가고 보다 젊고 현실적 균형 감각을 갖춘 2진이 운영위원을 맡았다. 이번 밀레니엄파크 ‘노란우산행동 II‘는 그 2진의 첫 행동이었다.

 

보다 많은 평범한 일반 시민들 그러나 다양한 사람들이 세월호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고 그것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시카고세사모 2진의 활동을 기대하며 1진은 그것이 무엇이든 열심히 심부름으로 지지하고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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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오늘 새롭게 참여해서 부지런히 세월호를 설명하느라 애써준 김YH 학생, 사진과 피켓 인쇄물을 직접 인쇄해 오셔서 열심으로 도와주신 노JY 목사님, 그리고 성심수녀회에서 오신 아름다운 백발의 수녀님들과 노틀담수녀회에서 오신 한 수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히 성심수녀회 수녀님 한분은 구순의 노구를 이끌고 오셔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셨다.

 

2015년 2월, 시카고에서 열렸던 세월호 유가족간담회에 오셨던 윤민 어머니 박혜영 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갔는데 주변에 아무도 없고 혼자 남아있으면 어떻게 하지요? 그것이 가장 두렵습니다.”라고. 세계 모든 연대하시는 분들과 함께 시카고세사모는 힘 조절하며 가장 마지막 순간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옆에 있을 것이다. 오늘의 우리 행동이 희생자 가족분들께 힘이 되시길 바란다.

 

2016년 9월 24일 세월호를 잊지않는 시카고 사람들의 모임 (약칭 시카고세사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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