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셋이다 /白山 김기수 ‘나’는 하나의 ‘나’였다 그런데 이쯤에서 보니 얼굴이 두 개가 되었더라 하나는 ‘나’이고 또 하나는 가면을 쓴 다른 ‘나’더라 하나가 둘이니 진짜와 가짜가 있을 터 누가 누군지 물어볼 일이다 가면은 나에게 가면을 벗으라 하고 나는 가면에게 가면을 벗으라 하고 만약 가면 쓴 내가 가면을 벗으면 ‘나’가 되는지 알 수가 없다 더 따져볼 일이다 ‘나’ 또 가면 ‘나’ 오늘날 ‘나’ 하나가 ‘나’ 둘로 되어 가짜가 진짜에게 실토하라 하고 진짜는 가짜에게 가면을 벗으라 한다 사실 한 꺼풀만 벗겨보면 따져볼 일도 아니다 가면 없는 얼굴이 가면을 벗고 진짜인 양 행세하는 것이고 가면 쓴 얼굴이 진짜를 감추기 위해서 가면을 쓴 것이다 누가 누구인지 물어볼 일이 아니다 둘 다 ‘나’다 나는 진짜의 ‘나’와 가짜의 ‘나’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가끔은, 또는 종종 두 얼굴이 동시에 거울에 있다 결국 ‘나’는 셋이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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