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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합진보당에 제언한다-1

통합진보당이 안고 있는 가장 어려운 숙제는?

김갑수 정치칼럼 | 기사입력 2013/11/11 [14:58]

위기의 통합진보당에 제언한다-1

통합진보당이 안고 있는 가장 어려운 숙제는?

김갑수 정치칼럼 | 입력 : 2013/11/11 [14:58]

[민족/통일/역사=플러스코리아-진실의길 김갑수] 11월 9일 4시 서울역 공안탄압대책위 규탄대회에 이어, 5시 20분부터 시청광장까지의 거리행진이 있었다. 저녁 7시에 시작한 시국회의 주최의 촛불집회가 끝나자, 통합진보당은 밤 9시부터 현장에서 당원결의대회를 열어 11시 경에 마쳤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지역별로 나누어 5일째 노숙의 밤을 지냈다.
독재회귀 박근혜 정부 규탄 구호 외치는 이정희 대표와 당원들 9일 오후 서울 서울역광장에서 민주파괴 박근혜 OUT 민주찾기 토요행진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진보당 해산 시도하는 박근혜 정부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민중의소리

이 모든 행사가 쌀쌀한 날씨, 찬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내가 보기에 거리행진에는 대략 500여 명, 시국회의 촛불집회에는 5,000여 명, 통합진보당 당원결의대회에는 1,500여 명 정도가 참가한 것 같았다. 전과 달리 거리행진에서 교차로를 건널 때 대기 차량들이 일제히 요란하게 경적을 울렸는데 그것이 지지의 표시인지 아니면 반감의 표시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시국회의 촛불집회에서 대선부정 외에 ‘이석기 내란음모조작사건’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온 점, 그리고 모든 행사에서 하나같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조치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은 통합진보당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 들었다.

나는 통합진보당 행사를 참관할 때마다 당원들의 선량하고 온유한 겸손과 성품 그리고 뜨거운 열정과 굳건한 결속력을 느낀다. 하지만 어젯밤에는 조금 다른 것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해서 ‘모두가 지나치게 고생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단식하는 몸을 이끌고 광장까지 나온 국회의원들, 와병에서 쾌유되지 않은 몸으로 서울역과 시청광장 두 행사에 모두 참석하여 연설하고 자리를 지킨 당 대표, 여기저기 삭발한 분들의 비에 젖은 모자들, 젖은 우의를 두른 채 노숙 장소를 찾아 흩어지는 당원들…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여지없이 찬비 내리는 가을밤처럼 어둡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당원들을 만났다. 강원도의 유만영, 전라도의 구정철 당원 등과도 반가운 악수를 나눴다. 이 외에도 수많은 당원들을 더 만났다. 그들의 표정은 나와는 다르게 전혀 어둡지 않았다. 광장에서 오병윤 의원과 안동섭 총장, 김승교 최고위원, 오은미 의원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피로하고 까칠한 표정에서 나오는 미소는 오히려 더 아름답다. 특히 오은미 의원은 언제나 당당해 보인다.

주권방송 부스에 앉아 있는데 웬 제복을 입은 사람이 찾아왔다. 광장 앞 플라자호텔 직원이라고 했다.

“이 행사 끝나면 또 통합진보당 행사가 있습니까?”

조금 볼멘 어조로 보아 무언가를 항의하려고 온 표정이었다. 그는 주권방송 부스를 통합진보당 지도부로 알고 있었다. 다소 속된 끼가 있는 나는 그의 직급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은 점이 개운치 않았다. 이 사람들이 새누리당에 항의하러 갈 때에도 이런 방식일 리는 없을 거 아닌가? 나는 아직 행사 지도부가 오지 않았다고 냉담하게 답해 주었다.

당원결의대회가 시작되었다. 나는 구속자 가족들 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민주당 측의 거절로 시국회의 무대를 쓸 수 없게 된 탓에 급히 조달한 무대차량이 오기를 기다리며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행사는 이정희 대표의 연설로 시작되었다. 이 대표는 서두에서 당 해산청구가 있고 나서 스스로 ‘내가 왜 통합진보당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고 말했다.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졌다. 그러고 보니 나만 우의를 입지 않고 있었다. 나는 이 대표 연설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열외로 나가 우산을 받쳐 들었다. 행사가 끝나자 나는 일부러 이정희 대표를 찾아가 인사했다. 당 대표가 행사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도 ‘하나의 일’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어젯밤만은 대면하여 짧게 안부라도 묻고 싶었다.

집에 오는 전철 안에서 나는 조금 심각한 상념에 젖어 들었다. ‘거리행진 때 유달리 요란했던 차량 경적은 지지의 표시였을까 반감의 표시였을까?’ 통합진보당은 너무나 고생이 심하다. 하지만 세상이 저 사람들의 진실을 알아주지 않는다. 알아주기는커녕 곡해하고 외면하고 심지어 증오까지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전철을 갈아타고 또 택시 한 번을 더 타고 집에 돌아오니 1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이 시간에 전화벨이 울리다니? 화면에 '국제전화'라는 글자가 떠 있었다. 미국에 있는 주간지 <시카고 타임스>의 편집장이었다. 내 소설 『압록강을 넘어서』를 연재한다기에 원고 파일을 보내 놓은 상태였다. 왠지 모르게 편집장은 말을 조금 더듬었다.

“저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선생님이 통합진보당과 가깝다는데 그리고 이정희 대표와 친하다는데 사실입니까?”

“?......친한 것은 아니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입니다.”

“요즘 하도 종북, 종북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서요. 아무튼 선생님 원고 문제는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상한 일이었다. 아침만 해도 원고 달라고 사정하고, 원고 주니까 감사하다는 말까지 여러 번 하더니? 나는 1분쯤 후에 시카고로 전화를 걸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편집장은 여전히 말을 더듬었다.

“아, 우리 고문님에게 소설 연재를 말씀 드렸더니, 선생님이 통합진보당과 가깝다고 하면서… 그런 작가의 것을 연재하면… 영사관과의 문제도 생기고...”

나는 이런 일을 당할 때 유달리 대처가 빠른 편이다.

“내가 보낸 원고 파일 당장 파기하세요. 고런 씨발놈이 고문으로 있는 신문에 내 소설 싣고 싶지가 않아요.”

베란다에 나가 담배 한 대를 피워 물었다. 통합진보당을 세상에 제대로 알릴 방안이 무엇일까? 이것이야말로 통합진보당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숙제가 아닐까?



원문기사: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4&table=c_booking&u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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