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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경호원 국회의원 폭행, 유신정권 경호 연상돼

“가해자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라 우기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오주르디 정치칼럼 | 기사입력 2013/11/21 [07:38]

대통령경호원 국회의원 폭행, 유신정권 경호 연상돼

“가해자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라 우기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오주르디 정치칼럼 | 입력 : 2013/11/21 [07:38]

[민족/통일/역사=플러스코리아 오주르디] 대통령 시정연설이 있었던 18일 국회 본청 앞 돌계단 위. 청와대 경호실은 대형버스 세 대로 ‘차벽’을 세우고 본청 앞을 막았다. 경찰도 국회경비대도 아닌 청와대 경호실이 버스를 동원해 본청 앞을 가로막은 것은 민주화 이후 초유의 일일 것이다. 
▲ 강기정 의원이 청와대 경호실 직원에 의해 목 뒷덜미를 잡히고 있다.     © 오주르디

본청 앞 대형버스로 막은 것 다분히 의도적

연설을 마친 박 대통령이 국회를 떠난 뒤에도 경호실이 본청 앞에 ‘근혜산성’을 세운 것은 시정연설 직후 예고돼 있던 야당의 규탄집회와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항의하는 통합진보당의 농성을 방해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충돌이 발생했다. 청와대 경호실 파견근무를 하던 22경찰경호대 소속 순경과 민주당 강기정 의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강 의원은 뒷덜미를 잡히고 팔이 뒤로 비틀린 채 몇 분간 끌려 다녔고, 경호대 소속 순경은 강 의원의 뒷머리에 받혀 입술이 터졌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강 의원이 가해자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과 강 의원은 가해자는 경호실 직원이고 폭행을 당한 쪽은 강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가해자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라 우기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청와대 경호실은 강 의원이 먼저 버스를 빼라며 폭언을 퍼부었으며 상대가 국회의원 신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경호실 직원이 강 의원의 뒷덜미를 잡자 강 의원이 자신의 뒤통수로 경호실 직원을 가격해 입술이 터지는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주장은 다르다. 대통령이 국회를 빠져 나간 뒤에도 여전히 ‘차벽’이 치워지지 않자 규탄대회를 준비하던 강 의원이 차를 빼라고 버스에 발길질한 것뿐인데 경호실 직원이 뛰어나와 강 의원의 뒷덜미와 허리춤을 잡았으며, 노영민 의원 등 주변 의원들과 민주당 당직자들이 강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임을 수차례 밝히며 제지하고자 했지만 계속 뒷덜미를 놓지 않으려고 강 의원의 목을 더 세게 흔들던 와중에 강 의원 뒤통수가 자기 입술에 부딪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차벽’을 치우라고 요구하다가 경호실 직원들로부터 심각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이다. 

“(경호실 직원이) 버스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먼저 앞 목을 잡더니 바로 뒷덜미를 움켜쥐었다. 또 다른 손으로는 내 허리춤을 움켜쥐었다. 동료 경호원까지 나오자 양팔을 뒤로 꺾었다. 그렇게 3~4분 가량 뒷덜미를 잡혀 젖혀진 상황이 이어졌다...양팔을 뒤로 꺾은 채 ‘의원이면 다냐’고 했다. 말리는 노영민 의원을 밀치기도 했다.”

강기정 “폭력을 휘두른 건 경호실 직원들”

강 의원은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청와대 측의 해명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몰라도 정무수석을 불러 이런 상황을 어필하겠다”는 국회의장의 대답을 받아 놓았다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 미지수다. 강 국회의장은 ‘박근혜 7인회’ 멤버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하지 않던가. 



<육사 출신을 청와대에 대거 포진시킨 박근혜 정부 패러디물>

이번 사건의 발단은 청와대 경호실이 국회 본청 앞에 차벽을 설치한 데에 있다. 본청 앞 돌계단 위에 버스 세 대를 나란히 주차시킬 경우 본청과 의원 주차장이 격리될 수밖에 없다. 본청 앞 공간과 돌계단을 이용한 집회는 개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본청 앞에서 이뤄질 민주당의 규탄대회와 통합진보당의 농성을 방해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차벽’이라면 청와대 경호실이 민감한 정치적 상황에 개입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차벽’과 경호실 직원 폭력, 유신정권 연상돼

경호실이 국회 본청 앞에 차벽을 세우는 등 과감한 행동을 보인 것은 최고 권력자가 청와대 경호실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거 유신 때처럼 말이다.



<막강한 권력 유신정권 경호실. 앞줄 좌로부터 노태우, 전두환 경호차장보, 차지철 경호실장>

박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차관급이었던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키고 육군참모총장 출신을 그 자리에 앉혔다. 1974년 문세광의 저격으로 육영수가 사망하자 박종규 대신 경호실장이 됐던 육군 중령 출신 차지철도 그랬다. 

차지철은 약관의 나이에 박정희의 총애로 경호실장에 오른다. 청와대에 입성하자마자 차관급이었던 경호실장 직급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키고 경호실을 군 출신으로 채웠다. 경호차장에는 현역 중장 또는 소장을, 차장보에는 현역 준장을 임명했다. 군 장성들에게 청와대 경호실은 출세의 관문이었다. 전두환·노태우 역시 경호실 차장보 출신이다. 



<복장까지 히틀러 SS 흉내냈던 '차지철 경호실'>

히틀러 SS 배끼려 했던 ‘유신정권 경호실’

권력자를 호위한다는 명분으로 경호실이 정치에 개입해 막강한 힘을 과시했던 사례가 있다. 바로 박 대통령의 아버지가 만든 유신정권 경호실이 그랬다.

차지철은 히틀러의 SS를 흉내낸 제복을 경호실 요원들에게 입히고 완벽하게 ‘박정희 친위대’로 만들려 했다. 당시 경호실 권력은 대단했다. 심지어 경호실이 주최하는 국기하강식에 장차관과 군 고위장성들이 빠짐없이 참석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국무총리와 중앙정보부장까지 차지철의 눈치를 봐야 했다. 박정희는 장차관과 정치인들을 제 입맛에 맞게 길들이는데 이런 차지철을 이용했다.

가슴에 총 맞고 무너진 ‘경호실 권력’

유신정권 당시 경호실의 오만은 극에 달했다.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이 발발하자 차지철이 박정희에게 “야당이든 학생이든 탱크로 밀어서 캄보디아처럼 2~3백만 죽이면 조용해집니다”라고 간언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박정희의 총애로 만들어진 ‘경호실 권력’은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에서 막을 내린다. 박정희와 육사 동기인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를 제거하면서 군 대선배인 자신을 아랫사람 취급해온 차지철의 가슴에 총알을 박은 것이다. 김재규가 거사를 감행하기로 작심한 데에는 차지철의 오만이 크게 작용했다.

박 대통령도 ‘경호실 권력’의 폐단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버지 박정희의 신변을 지켜야할 경호실이 아버지에게 총부리 겨누도록 김재규를 부추긴 결과가 됐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이제 경호실까지 유신 복기하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박정희와 유신 시대’가 부활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 본청 앞 사건을 보면서 심지어 경호실까지 유신 시대를 복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하기 어렵다.

청와대 경호실은 대통령의 신변을 보호하는 게 제 역할이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 본청까지 나와 차벽을 세우고 야당 의원의 뒷덜미를 잡는 짓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야당 의원을 항거불능한 상태로 제압하고 이리저리 끌고 다닌 건 명백한 폭력이다. 차벽을 세우도록 허락한 국회사무처에게도 책임이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회의장이 국민과 야당에게 사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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