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외로움을 치료하다 /김기수 겨울바람이 오기 전에 난 외로움이었다 여느 중년들과 다를 바 없이 시계추의 흔들림 대로 아카시아 꽃이 더 많이 핀 쪽을 향하여 벌처럼 이리저리 쫓겨 다녔다 몇 백 리를 벗어나면 외롭지 않을까 해서 바람 부는 방향으로 더 몸을 옮겨 봤지만 알 수 없는 도시의 지도와 그저 조금 친한 척하는 들풀들뿐 중년에 다가온 것은 차가운 바람이었다 전혀 몰랐던, 차디찬 바람 더 차가울수록 매력을 지닌 바람 겨울바람은 그녀의 치마를 들추며 내게로 왔다 내 외로운 쪽을 향하여 온 바람 꽃 진 뒤로 열매 맺듯 차가움 뒤에 숨겨져 있는 희미한 온기가 있음을 알았다 내 외로움이 절정에 이르러서야 알게 된 바람 서서히 그 바람에 휩싸이고 있었다 벌의 체액이 되고 있었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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