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리] 暻井 강욱규. 소년의 피리 소리 들린다. 소 등 타고 노을의 등도 타고 또랑의 잠궈진 소리도 풀어내고 망울 잠금쇠의 열쇠도 되어 빗장 풀린 꽃들도 아름다워진다. 소년 내렸다. 소는 등에 한 가득 했던 오늘 일감 겨우 풀어헤치고 멍에에다 침 쏟으며 땅의 노을 그림자만 볼 뿐이다. 그에게 꽃은 무엇일까? 피리 소리는 개천 흐르는 물 소리와 화음 되고 꽃 내음과 아우러져 언덕길에 펄럭이고 나뿌낀다. 노을은 소년을 아름다움으로 납치하고 소년은 노을을 좋아해버렸다. 소는 피리 소리로 고단함 씻으려 하나 사차방정식처럼 어려운 문제가 되어 발걸음만 답처럼 앞에 놓을 뿐이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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